2014-03-27 09:33

여울목/ 물류철도 경영개선 운임인상보다 자구노력이 우선이다

●●●철도 민영화 논란과 파업 등으로 어수선한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컨테이너철도 운영 시스템을 대폭 손질한다. 돈 안 되는 구간의 사업을 중단해 비용을 줄이고 물동량 유치를 활성화해 만성적자에 시달리는 화물철도의 수익성을 끌어올리겠다는 의도가 깔려있다.

코레일은 4월부터 수도권-부산과 수도권-광양 노선에서 컨테이너화물 전용열차 상품을 도입한다. 컨테이너 화물 전용열차는 코레일이 2006년 도입한 블록트레인과 같은 개념이다. 운송사가 화차 한 량이 아닌 열차를 통째로 빌려 6개월 또는 1년간 이용하는 방식이다. 블록트레인 도입 8년 만에 상품의 명칭을 바꾸는 한편 적용 노선을 확대하는 사업구상을 들고 나온 것이다. 코레일은 물류철도 개편에 맞춰 과거 적용해왔던 각종 인센티브제를 대폭 없애기로 결정했다. 녹색철도 마일리지와 원거리할인제가 폐지 목록에 올랐다. 블록트레인 할인은 컨테이너 전용열차 할인으로 이름이 바뀌면서 계산법이 세분화됐다.

코레일은 이 같은 시도를 통해 매년 막대한 폭의 적자를 기록 중인 물류부문의 수익성을 끌어올리겠다는 심산이다. 코레일 물류부문은 매년 3000억~400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고 있다.  지난 2012년에도 4305억원의 적자를 냈다. 같은 해 고속철도(KTX) 부문은 5136억원의 흑자를 낸 것과 대조적이다. 물류부문은 코레일 경영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이다.

코레일은 수익 개선을 위해 화물철도 중 그나마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되는 컨테이너 부문에 주목했다. 철도의 화물 부문 성적표는 초라하기 그지없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2년 기준 철도의 화물 수송분담률은 4.5%에 불과했다. 82%의 화물을 공로가 수송했다.

컨테이너 수송 분담률도 상황이 안 좋긴 마찬가지다. 다만 일반화물과 비교해 긍정적인 편이다. 철도는 우리나라 1위 항만인 부산항을 오가는 수출입 컨테이너 화물의 9%를 담당하고 있다. 부산항만공사에 따르면 부산항 컨테이너 화물의 철도 수송분담률은 2012년 9.1%를 차지했다. 2008년 11.2%에서 2%포인트 떨어지며 두 자릿수대 점유율이 무너지긴 했지만 비교적 선전하는 셈이다. 부산역과 부산진역 부산신항 등 부산항의 철도 인프라가 다른 지방항만들에 비해 잘 닦여져 있기에 가능한 성적이다.

운송사들은 코레일의 이번 정책에 불만이 많다. 할인율 축소로 철도물류비용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전용열차 할인율이 있다지만 이 또한 운임 계산이 복잡해지면서 결과적으로 인상효과로 이어졌다는 판단이다. 코레일이 경부구간과 수도권-광양 구간을 제외한 비수익 노선에선 컨테이너철도 서비스를 철수키로 한 것도 논란거리다.

코레일의 화물철도 운임 현실화 노력은 경영수지 개선을 위한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적자 원인을 낮은 운임에서만 찾는 게 맞는 지 되돌아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만만찮다. 코레일 물류부문의 영업계수(영업수익 대비 영업비용)는 200을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00을 벌어들이기 위해 200을 써야 하는 영업환경인 셈이다. 코레일이 경영개선의 해법을 밖에서만 찾아선 안 된다는 점을 방증한다.

일각에선 코레일 적자의 원인으로 막대한 인건비를 지적한다.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일반철도의 인건비 비중은 48%에 이른다. KTX의 21%보다 크게 높다. 물류부문도 일반철도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코레일이 운임 현실화 뿐 아니라 자구 노력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 물류업계 안팎에서 제기되는 이유다. 코레일의 화물철도 개편이 어떤 결과를 낳을 지는 예단하기 어렵다. 운송사들의 반발이 크다는 점에 미뤄 철도 물류 퇴보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시선도 포착된다. 코레일이 경영적자 개선에 골몰해 철도물류 활성화에 역행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기를 기대한다. < 코리아쉬핑가제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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