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시추선인 드릴선의 모습 |
한국무역보험공사(사장 김영학)는 삼성중공업이 영국 시드릴(Seadrill)社에게 드릴선(원유 시추선) 3척을 수출하는데 필요한 4억달러 규모의 선박금융을 제공한다고 4일 밝혔다.
드릴선은 고정 구조물 설치가 불가능한 깊은 수심의 해역이나 파도가 심한 해상에서 석유·천연가스 등을 시추할 수 있는 선박형태의 시추설비로, 선박 기동성과 심해 시추능력을 동시에 갖추는 것이 기술력의 핵심이다.
또한 최근 국내 조선소가 전세계 드릴선 발주 물량의 약 80% 가량을 수주할 만큼 국내 기업의 전략적 수주 선종으로도 부각되고 있으며 대부분 한 척당 5억달러를 상회하는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선박이다.
이번 수출거래는 삼성중공업이 최신형 고사양 드릴선 3척을 건조해 시드릴社에게 올해 2~3분기에 순차적으로 인도하는 건으로 계약 금액만 19억달러에 달하는 초대형 선박수출건이다. 본건을 발주한 시드릴社는 뉴욕·오슬로 증시에 상장된 시가총액 기준 세계 최대 해양 시추선사로서, 1972년에 설립돼 현재 총 48척의 선박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 세계 경기침제 지속 및 금융시장 불안 등으로 민간신용이 경색되어 신용도가 우량한 글로벌 기업이라 할지라도 대규모 프로젝트에 필요한 거액의 장기 금융조달이 쉽지 않은 상황으로 주요 글로벌 선사들이 발주단계에서부터 수주참여 기업들을 대상으로 선박금융 조달방안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추세이며 이번 선박수출건 역시 금융조달 능력이 수주의 관건이었다.
무역보험공사는 우리 기업의 금융경쟁력 강화를 통한 수주 성공을 지원하기 위해, 본건 선박수출에 자금을 공급하는 금융기관의 대출 원리금 미상환 위험을 제거하는 중장기수출보험(구매자신용)을 제공키로 했다.
이를 바탕으로 시드릴社는 국제금융시장에서 상환기간 12년의 4억달러에 달하는 장기 선박구매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고, 이는 우리 기업의 대규모 선박수주 경쟁력을 높였다. 최근 대규모 선박발주 프로젝트의 경우 정책금융기관간 협력이 금융조달 성공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데, 본건 역시 무역보험공사가 국내외 수출신용기관인 한국수출입은행 및 노르웨이 수출보증공사와 함께 총 12억불 규모의 선박금융을 협력해 지원한다.
이번 무역보험공사의 선박금융 지원은 최근 중국 등 조선후발 주자의 추격이 점점 거세지는 상황에서 ▲우리 조선업체의 금융경쟁력을 제고해 ▲고부가가치 해양플랜트 분야에서 우리나라의 경쟁력 우위 확보에 기여했으며 ▲향후 추가적인 고부가가치 선박의 수주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김영학 사장은 “국내 조선업체들이 조선 불경기 속에서 높은 기술경쟁력을 바탕으로 해양플랜트 등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에 주력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공적 수출신용기관인 무역보험공사를 활용한 선박금융 조달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무역보험공사는 금년 한해에도 우리 조선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돕기 위해 고부가가치 선종 집중지원, 신흥시장 진출 확대,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등 다각적인 측면에서 우리 조선산업의 수출확대를 위해 향후 선박금융지원을 더욱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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