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전남 여수에서 발생한 싱가포르 국적 원유운반선 우이산호 충돌로 인한 기름 유출량이 당초 발표치보다 5배 가까이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여수해양경찰서는 28일 오전 경찰서 강당에서 언론을 대상으로 우이산호 충돌 기름 유출 사고 관련 수사 사항 발표에서 이 같이 밝혔다.
여수해경은 이번 사고를 원유 27만8584t을 적재하고 영국에서 출항한 싱가포르 국적 원유운반선 <우이산>호(16만4169t급)가 지난 1월31일 전남 여수시 낙포동 GS칼텍스 원유2부두에 접안을 위해 진입하던 중 오전 9시35분께 부두 시설물과 송유관 잔교 등을 충돌해 송유관 3개를 파손한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유출량
해경은 이날 기름 유출량은 원유 약 339㎘, 납사 약 284㎘, 유성 혼합물 약 32∼131㎘ 등 최소 655㎘에서 최대 754㎘가 해상에 유출됐다고 파악했다. 당초 추정치보다 4.6배 늘어난 양이다.
지난 2월3일 중간수사 발표에선 GS칼텍스 현장 관계자와 파공 시설에 대한 자체조사를 토대로 약 164㎘가 해상에 유출됐을 것이라고 추정한 바 있다.
해경은 중간 수사발표보다 유출량이 많아진 이유는 송유관 밸브 차단 시간에 대한 GS칼텍스 관계자들의 허위 진술과 서류 조작 등으로 유출량 산출에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해경측은 정확한 유출량 산출을 위해 GS칼텍스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증거 자료를 확보하는 한편 공인된 국가기관인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합동으로 CCTV 동영상, 도면 및 현장 확인 등 과학적 방법을 동원해 유출량을 산출했다고 설명했다.
도선사 실수가 사고원인
해경은 도선사 2명이 도선해 원유부두에 진입하는 과정에서 평상시와 달리 약 7노트의 다소 빠른 속력으로 진입했고, 통상적인 감속 시점을 약 2마일 지나쳐 감속을 시도한 것이 사고의 원인이 됐다고 말했다.
감속 시도 중 좌 선회한 <우이산>호가 강한 전진 타력으로 도선사의 제어를 벗어나 송유관을 들이받았다는 판단이다.
사고 당시 선박이 안전하게 접안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관리감독의 임무를 부여받은 GS칼텍스 해무사가 현장에 없었던 것과 부두 관계자들의 초동조치 미흡 등 적절하지 못한 대처로 인해 유출량이 많아진 사실이 이번 수사에서 밝혀졌다.
오션탱커 GS칼텍스 처벌 대상
해경은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 사고 직후 수사본부를 설치해 선박 관계자와 도선사 및 GS칼텍스 관계자 등 60여명을 대상으로 수사를 진행했다.
광범위한 자료수집과 압수수색, 디지털포렌식 및 현장검증, 국과수 정밀 감정 등 적법하고 과학적인 방법을 총동원해 사고원인과 유출량 산출 및 관련자들의 책임소재 규명에 수사력을 집중했다.
해경은 관련자 8명을 해양환경관리법위반과 업무상과실선박파괴, 업무상과실치상, 증거인멸 등 혐의로 형사입건했으며, 과실 정도에 따라 검찰과 협의해 신병을 처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선사인 오션탱커와 GS칼텍스 법인에 대해서도 관계법령에 따라 처벌하겠다고 덧붙였다.
해경은 이번 사고수사를 통해 도출된 문제인 원유하역 시설의 안전관리 시스템 부재를 해결할 수 있도록 관계기관에 정책 제언을 해 유사사고 재발을 방지토록 할 계획이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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