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만공사 김춘선 사장 |
개항 130주년을 맞이한 인천항이 올해 사상 최대인 컨테이너 물동량 200만TEU를 달성했다. 인천항만공사 김춘선 사장은 연초 인천항 처리실적 3위 선사인 STX팬오션의 법정관리 신청과 부산항과 인천항을 오가는 부인선 서비스 완전중단 등은 목표 달성에 가장 큰 악재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사장은 “200만TEU 달성에 직을 걸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며 목표달성에 경주했다. 김 사장은 열악한 환경의 인프라 시설과 타항만에 비해 재정투자가 미흡했음에도 목표를 이룬 것은 인천항 관계자 모두가 노력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2014년에는 230만TEU를 달성해 세계 50위권 항만으로, 2020년에는 430만TEU를 달성해 30위권 항만으로 도약하겠다고 다짐했다. 다음은 김 사장과의 일문일답.
Q. 200만TEU 돌파 소감은?
이번 인천항의 컨테이너 물동량 200만TEU돌파는 인천항이 환황해권의 주요 항만이자 중심 거점항만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가능성의 방증이다. 아울러 오는 2015년 개장하는 인천 신항의 운영에 대한 전망을 밝게 해주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으로 판단한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해운경기 하락세 지속 등 대외환경의 불황 속에서도 인천항의 모든 이해주체가 합심한 끝에 해운물류시장의 선택을 받아 이뤄낸 쾌거로 더욱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 되돌아보면 지난해에 단 2만TEU차이로 200만TEU를 달성하지 못했던 점이 목표달성의 의지를 더욱 강하게 불태우고 단련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Q. 기록 달성까지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나?
사실 올해 초는 물동량 창출에 적신호가 켜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심각한 상황이 전개됐다. 우선 가장 어려웠던 점은 2009년부터 지속된 글로벌 경기침체와 10년 넘게 지속된 해운경기 불황 등 어려운 대외여건을 꼽을 수 있다.
특히 연초 인천항 처리실적 3위 선사인 STX팬오션(지난해 인천항 처리설적 15만6천TEU)의 법정관리 신청과 부산항과 인천항을 오가는 부인선 서비스 완전중단(지난해 인천항 처리실적 3만TEU) 등의 악재가 올해 목표달성에 가장 큰 위기였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하늘이 돕고 여러 주체가 합심한 결과, 모든 난관을 극복하며 200만TEU를 돌파했다. 앞으로 여러 주체가 합심한다면 못할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항만관련주체와 긴밀한 협력을 통해 연 300만TEU 더 나아가 500만TEU 달성에 노력하겠다.
난관 극복을 위해 우리 공사는 ▲전사 역량 결집 ▲전략 재정비 ▲고객이탈 최소화 ▲중국시장 우위 활용 등의 전략을 펼쳐나갔다. 전사 역량 결집의 핵심은 “세번의 200만TEU 달성 실패는 더 이상 없다”는 전 임직원의 강력한 목표의식이 지난 1월 워크숍을 통해 표출되면서 전사적인 역량이 하나로 결집됐다.
또한 기존 중소 화주에서 대형 화주·포워더로 화물유치 타깃 변경 후 마케팅 인원 보강, 외부전문가 자문, 물류파트너그룹 운영 등 실효성 있는 화물유치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전략 재정비를 꾀했다. 우리 공사는 중국시장에 대응하고자 중국과 최인접 항만이자 국내 최대규모인 10개 카페리노선 서비스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해 홈쇼핑 화물 등 신규 수출물량 유치와 전세계적 환경규제에 따른 물류패턴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했다.
Q. 내년 인천항의 물동량 전망은?
내년에는 전년 대비 8% 증가한 230만TEU를 달성해 세계 50위권 항만으로, 2020년에는 430만TEU를 달성해 30위권 항만으로 도약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위해 내년에는 우선적으로 포워더와 선사간 매칭을 통해 부산항 및 광양항 이용 수도권 화물을 적극 유치하고 유럽, 미주 등 원양항로 신규개설도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2014년은 LNG가스 수입물량의 지속증가와 발전용 유연탄화물의 증가세에 힘입어 전년 대비 3~4% 정도의 물동량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천 신항은 세계 항만 도약의 필수조건이다. 인천 신항 증심준설과 조기개장은 컨테이너 물동량 창출의 핵심이다. 현재 인천 신항 진입항로는 16m 증심을 위해 기획재정부의 타당성 재조사 용역을 진행 중이다.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경우, 2014년 상반기에 실시설계를 완료하고 하반기에는 증심준설 공사에 착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인천 신항 개장과 관련해 터미널운영사인 한진, 선광과 협의해야겠지만, 공정 진행상 B터미널(선광)은 상부시설을 2014년 말까지 준공하고 통합 테스트과정을 거친 후 빠르면 2015년 개장될 예정이다.
Q. 물동량 유치 확대를 위한 과제는?
크게 제도, 시설, 마케팅 측면 세 가지로 나눠 얘기할 수 있다. 제도적인 측면으로는 인천과 북중국간 컨테이너 항로 개방(한중 해운규제 완화)과 주변항과 동일한 항만시설사용료 적용을 통한 항만간 차별해소를 통한 인천항 경쟁력 제고, 서해안 항만의 특화개발 및 운영정착을 들 수 있다.
시설적인 면은 인천 신항 조기개장 및 적정수심 확보, 배후단지 조기개발 및 제조기업 유치를 통한 신규화물 자체 창출, 인천 신항 및 배후단지 교통인프라 구축이 현안과제라고 할 수 있다.
마케팅 측면은 유럽 및 미주지역과 중국간 교역시, 인천항을 경유하는 환적화물 노선유치와 남동공단, 시화공단 등 수도권의 많은 중소기업의 소량 컨테이너화물(LCL)을 인천항에서 흔재 및 분배처리 할 수 있는 시장 조성이 중요 과제라 할 수 있겠다. 뿐만 아니라 인천 신항 조기개장을 통한 유럽 및 미주지역을 직접 연결하는 원항항로 개설도 필요하다고 본다.
Q. 크루즈 관광객 유치 전략은?
올해 크루즈를 통해 95척의 선박과 14만명의 관광객이 인천항을 찾았다. 내년에는 크루즈선이 130여척이 들어올 것으로 예상, 중국 경제성장과 더불어 크루즈 이용객이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발 맞춰 우리는 내년 인천 아시안게임이 시작되기 전까지 국제여객터미널을 리모델링해 8만t급 2선석을 크루즈선이 입항할 수 있도록 운영할 예정이다. 크루즈이 이용객은 전반적으로 늘고 있는 추세라 시장을 긍정적으로 본다. 또한 정부가 강조하는 일자리 창출 등 노동집약적인 분야이기 때문에 많은 이익을 가져다주는 경제적인 산업이라고 생각한다.
오는 2015년에 개장하는 인천 신항 조감도 |
Q. 인천항이 역점을 두고 있는 것은?
부산항이나 광양항이 국제적인 컨테이너 항만으로 발전해나가고 있는 것은 맞다. 이에 이의를 둘 순 없다. 하지만 광양항의 경우엔 투포트정책에 의해 정책적으로 물동량을 창출했다.
이와 달리 인천항은 정책적이 아닌 자발적으로 수도권의 물동량을 창출해낸 게 200만TEU다. 정책적인 지원이 없이 이뤄냈다는 것은 굉장한 의미다. 또한 인천항은 열악한 인프라에도 불구하고 200만TEU를 달성했다.
인천항과 중국 항만의 관계는 경쟁관계다. 하지만 경쟁도 중요하지만 협력도 같이 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인천항은 중국 칭다오항, 다롄항과 경쟁을 하며 협력관계를 유지해 나갈 것이다. 그 곳에서 나오는 선박이 인천항에 들어오고 나가면서 협력관계를 하며 경쟁을 이뤄나갈 것이다.
그 외 역점을 두고 있는 것은 인천항을 친환경 고효율 항만으로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거점항만으로 미래에 대비해 친환경 고효율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 그런쪽으로 중국과의 경쟁에서 이기고자 한다.
Q. 인천항의 올 한 해를 평가한다면?
인천항의 계사년 한해는 ‘인프라 건설’과 ‘서비스 기반구축’이라는 인천항의 양대 사업측면에서 더 멀리 뛰기 위한 준비로 바빴던 한 해로 평가된다. 특히, 신년사를 통해 올해는 ‘새로운 성장의 사이클에 접어드는 전환기’의 초입이 될 것으로 전망했는데 대형사업들이 순조롭게 추진되고, 일상업무가 안정적으로 수행된 가운데 물동량 창출과 크루즈 관광객 유치 등 가시적인 성과들을 거둘 수 있었다는 점에서 짧은 준비 기간치고는 매우 내실이 있었던 해였다.
또한 인천항 3대 현안(인천 신항, 국제여객부두, 배후물류단지)의 해결 기반을 마련했다. 인천 신항 건설은 새 부두운영사가 선정되고, 적정수심 확보문제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궤도를 잡는 등 건설사업이 착착 진행됐다.
신 국제여객부두 건설은 2단계 공사 착공이 올해 11월에 완료됐다. 또한 항만배후지역을 1, 2종 지역으로 구분지정할 수 있도록 한 항만법 개정과 국제여객부두 배후지역의 토지이용계획 확정 등 관광문화서비스 사업의 길을 트는 법제정비와 행정적 절차를 완료한 것은 큰 진전으로 평가할 수 있다.
전년(연간 8회) 대비 10배 이상의 크루즈 기항(95회)도 주요 성과라고 할 수 있다. 동북아 최대 규모 크루즈선 유치로 크루즈 거점항 면모를 과시하며, 국제여객부두 사업의 당위성을 입증했다. 연안여객 이용객도 100만명을 돌파했다.
연안여객선 이용객이 100만명을 돌파하면서 인천 앞 바다 섬지역 여행과 관광이 수도권 시민들의 휴식·레저문화로 확고히 자리 잡았음을 확인했다. 유인도서와 노선서비스가 집중돼 있는 남도지역만이 아닌, 수도권 연안항의 100만명 여객달성은 국내에도 본격적인 해양관광시대가 개막했음을 알리는 상징적 변곡점으로 생각한다.
Q. 인천항의 내년 전망과 비전은?
2014년은 제2의 개항 준비의 해다. 인천항은 항만 인프라 시설물 건설과 배후의 부지조성 및 개발사업을 통해 제2의 개항을 준비 중이다.
인천항만공사가 그리고 있는 ‘제2개항’ 비전은 인천항을 환황해권의 물류허브항, 동북아시아를 대표하는 해양관광문화의 메카로 만드는 것이다. 인천항은 화물과 사람, 물류와 관광 비즈니스의 정보와 기회가 열려있는 항만으로 세계의 관광객과 비즈니스맨들이 와보고 싶어하는 항으로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제 2의 개항을 통해 인천항은 대한민국의 인적교류, 물적교역의 중심항이 될 것이다. 현재 진행 중인 설립목적 및 미션달성을 위한 사업부터 철저히 관리하고, 사업시기 및 방식 조정을 통해 재정부담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인천 신항, 새 국제여객부두와 터미널의 건설, 항만배후의 물류단지 조성 및 개발 등은 현재 공사가 추진 중인 대형 사업들이며 바로 인천항의 미래다. 해당 사업들의 성공적인 수행만이 인천항이 살고 IPA도 계속 기업으로 존속할 수 있는 길이라 생각한다.
건설 중인 인천 신항을 통해 대중국 물동량은 물론 전 세계 어디로든 직접 화물을 보낼 수 있는 원양항로를 개설하는 것이다. 인천항을 통해 수출이 가능한 지역이 중국과 동남아를 넘어 유럽과 미주대륙으로 확장될 것이다. 수도권 기업들은 가까운 인천항을 이용함으로써 물류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되며,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의 가격경쟁력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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