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2-18 10:56

국제물류協 투자 광양국제물류센터 부당 지원금 논란

여수광양항만공사, LCL화물 실적 없어도 6억 지원


한국국제물류협회(KIFFA)와 국제물류주선업체(포워더) 4곳이 투자해 설립한 ‘(주)한국국제물류센터’가 광양항 LCL 화물유치라는 당초 목적과 달리 FCL 화물 처리만으로 지원금을 받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감사원은 ‘항만시설 확충사업 및 운영관리 실태’ 보고를 통해 광양항의 소량 컨테이너화물(LCL화물) 지원 사업이 본래 목적에서 벗어나 만재컨테이너화물(FCL화물) 지원에 쓰였다고 지적했다. 여수광양항만공사(YGPA)가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지원금을 허투루 써버린 셈이다.  

YGPA는 지난 2010년 12월 광양항 동측배후물류단지에 108억원을 투자해 대지면적 3만8000㎡, 창고 1만1100㎡로 연간 약 5만TEU(20피트 컨테이너)의 화물량을 처리할 수 있는 규모의 국제물류센터를 건립했다. 국제물류센터는 외부 화물장치장 1만4800㎡, 옥내하치장 2200㎡, 사무실 및 편의시설 1100㎡ 등 최적의 환경을 구비하고 있다.

YGPA는 국제물류센터를 통해 터미널 셔틀운송, 보관, 적출입 서비스 등 다양한 물류활동으로 부가가치가 높은 소량 컨테이너화물을 광양항으로 끌어오기 위해 ‘광양항 LCL화물 유치를 위한 국제물류포워더 육성사업’을 추진했다. 2011년 12월엔 국제물류센터 LCL화물 운영법인인 (주)한국국제물류센터와 2011년 12월부터 2014년 11월 말까지 3년간 임대차계약을 체결했다.

한국국제물류센터는 KIFFA가 지난 2011년 8월 협회 회원사 4개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설립한 회사로 KIFFA에서 3억원, 4개 포워더에서 각각 2000만원씩을 출자했다.

한국국제물류센터는 2011년 12월 초 광양항 물류센터의 절반 수준인 토지 1만9000㎡와 건물 5531㎡를 임차해 운영하며 공사로부터 매년 6억8000만원의 지원금을 받기로 계약했다. YGPA가 한국국제물류센터의 ‘LCL화물 처리계획물량’과 실적물량을 평가해 1년마다 지원금을 차등 지급한다는 조건이었다.

지원금은 광양시와 YGPA가 공동 부담하고 있다. YGPA는 LCL화물 처리업체의 적자를 보전하는 명목으로 광양시측에 LCL화물 처리업체에 대한 공동 지원을 요청했으며 양측은 2011년 10월18일 관련 협약을 체결했다. 광양시에서 LCL화물 처리를 위한 운영자금 3억원, YGPA에서 LCL화물 유치 손실 보전금 3억8000만원(면제한 임대료 8000만원 포함)을 부담해 총 6억8000만원을 매년 한국국제물류센터에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YGPA는 LCL 화물 유치 계획을 항만위원회에도 보고해 의결을 받았다.

지난해 LCL화물 ‘0’, FCL만 8천TEU 처리

하지만 감사원 감사 결과 당초 사업 목적과 달리 YGPA와 KIFFA는 LCL과 FCL을 구분하지 않고 지원금을 지급하기로 임대차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드러났다.

계약 체결 전인 2011년 11월 만남을 가진 양측은 LCL화물 계획물량 유치가 어렵기에 물류센터에 반입된 후 재작업한 FCL화물도 LCL화물 처리실적에 포함해 실적 평가를 하기로 구두합의했다. 이 과정에서 YGPA는 항만위원회에 바뀐 내용을 다시 부의해 의결을 받는 절차를 밟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결과적으로 한국국제물류센터는 LCL화물 처리실적에 대한 부담 없이 계약기간 동안 FCL화물 처리만으로도 6억8000만원의 지원금을 고스란히 받을 수 있게 됐다. 실제로 이 업체는 지난해와 올해 지원금으로 총 13억6000만원(광양시 60억원 포함)을 지급 받았다. 하지만 정작 LCL 화물 유치실적은 매우 저조했다. 계약 첫해인 지난해 물량 실적은 LCL화물 없이 FCL화물만 8139TEU였다. 당초 지원금 지급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채 지원금만 낭비한 셈이다.

광양항 국제물류센터 건립 당시 KIFFA는 “수출 LCL화물 증대로 광양항의 물동량 창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도 기대된다”며 LCL화물을 취급하는 콘솔(화물혼재)사 모집에 열을 올렸지만 업계의 무관심 속에 LCL화물 물량 창출은 역부족일 수밖에 없었다.

LCL화물 처리실적이 매우 저조하자 지원금 지급을 위해 FCL화물 실적을 LCL화물실적으로 자료를 꾸민 사실도 파악됐다.

올 1월 한국국제물류센터는 지난해 실적인 FCL화물 8139TEU 중 제지회사 물량인 7927TEU를 LCL화물 실적으로 YGPA측에 제출했다. YGPA는 이를 근거로 한국국제물류센터의 LCL화물 실적이 처리계획물량(1550TEU)보다 511.4%나 초과 달성했다고 판단해 종합점수 90.8점으로 평가했으며 지원금 6억8000만원을 전액 지급했다. 평가결과는 광양시에도 통보됐다.

감사원은 지원금을 목적에 맞지 않게 과다 지원한 YGPA의 담당 직원을 징계 처분토록 했지만 이미 LCL화물 활성화와 무관하게 지급된 지원금을 돌려받을 수 없게 됐다.  한국국제물류센터는 내년 지원금 6억8000만원도 LCL화물을 처리하지 않아도 지급받게 된다.
< 정지혜 기자 jhju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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