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선사들이 유동성 확보를 위한 영구채 도입 필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한국선주협회(회장 이윤재)는 해운업계와 금융업계의 상시 협의채널 구축을 통한 해운산업에 대한 이해 증진 및 바람직한 선박금융 시스템 정착을 위해 2013년 11월8일, 9일 양일간 제주에서 2013년 하반기 해운·금융업계 상생협력을 위한 간담회를 갖고 협력방안을 협의했다.
이번 간담회는 해운과 금융업계간 협력관계 증진 및 상호 관심사항 협의를 통한 공동발전 도모를 위해 2010년 처음 시작되어 다섯 번째 개최된 것으로 금융권의 해운산업에 대한 이해증진과 상호이해를 도모하는데 주안점을 뒀다.
특히 이번 간담회에서는 해운정보거래센터 염정호 센터장이 “해운산업 트랜드 변화 및 전망”을 주제로 발표한데 이어 해운산업 유동성 확보, 선박금융 과제 및 발전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염정호 센터장은 세계경제의 불확실성 지속에 따른 저성장을 경고하면서 막대한 발주잔량으로 인해 시황 회복이 지연되고 있으나 2014년은 공급 대비 수요 초과로 시황 회복을 예상했다.
이어진 자유토론 시간에는 선사들의 유동성 확보 방안, 선박담보가치 보증상품 개발, 영구채 발행 등에 대해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먼저 신성해운 신용경 부사장은 5년간 이어진 장기불황속에 국적선사들은 생존을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히고, 선박금융은 금융기관의 도움으로 큰 힘이 되고 있으나, 가장 시급한 유동성 확보문제는 해소되지 않고 있다며 특히 중소선사에 대한 금융권의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현대상선 한순구 부장은 지난 5년간 비용절감, 구조조정 등을 통해 자구노력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으며, 선박개조, 선속 감속 등을 통해 21.6%의 연료비를 절감했으나, 운임하락 영향으로 영업손실을 줄이는 정도로 그치고 있다며,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서는 영구채 도입을 위한 지원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또 SW해운 유철환 팀장은 많은 해운회사들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으나, 중소선사들의 경우 어려움이 많다며, 금번 간담회가 해운이 금융을 이해하고, 금융이 해운을 이해하는 자리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책금융기관의 선임부장은 금융권과 해운기업 모두 반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금융권은 선사가 위험해지더라도 선박 담보를 통해 80% 이상 원금을 회수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질권 설정, 포괄근저당 지속 등 추가적인 규제장치를 요구하며, 선사의 경우 금융권 차입보다는 손쉬운 회사채, CP 위주의 금융을 추구하고 있어 금융권이 도와주고 싶어도 선사의 금융구조 변화로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책금융기관에서 지원하려고해도 해당선사에서 회생 가능성에 대한 근거자료를 제출하지 않는다며 지원과정에서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또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국내조선소를 위한 외국선주금융 위주의 영업에 주력하고 있으나, 최근들어 국내 해운업계를 위한 금융도 확충하고 있다며, 채권보증을 통해 국내외 선주가 선박 발주를 위해 발행하는 채권에 대해 보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이번 간담회를 통해 정보를 공유하고 또한 사내 심사역들에게 전파함으로써 유익한 시간이 됐다며, 금융권에서 해운경기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으며, 호불황기에 따라 위기관리 능력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영구채를 작년부터 검토했으나 내부적으로 영구채를 금융의 성격으로 보지 않아 참여하지 않고 있다며, 최근의 해운경기를 바닥으로 생각하고 있으나, 리스크 관리부 등에서는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상황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선박금융에 어려움이 있다고 강조했다.
선주협회 양홍근 상무는 중소선사들의 유동성확보를 위해 협회 차원에서 금융위원회에 지속적으로 P-CBO(프라이머리채권담보부증권) 요건완화를 요청하는 한편, 신용보증기금을 수차례 방문하여 이 문제를 협의한 끝에 4개선사가 P-CBO 지원을 받았다며, 더 많은 중소선사들이 이러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양 상무는 또 대형선사의 영구채 발행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금융권의 관심과 지원을 당부하는 한편, 해운업은 호/불황기 경기변동 사이클이 확고한 만큼, 금융권에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조금만 도와주면 해운업계와 금융업계가 윈윈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간담회에는 주요 선사 재무담당 임직원, 금융기관 심사역, 캐피탈회사, 선박투자회사 관계자 등 30명이 참석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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