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0-17 10:00

아프리카 항로는 ‘파란불’

꾸준한 수요·적절한 공급으로 운임 유지

●●●원양항로 시장이 날로 하락하는 운임으로 임시 휴항과 같은 동계 프로그램을 통해 다가오는 비수기를 대비하고 있다. 그러나 다가온 비수기를 별다른 조치 없이 맞이한 곳이 있다. 마지막 남은 미개척 시장이라 불리는 아프리카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수요 부족에도 불구하고 아프리카는 20피트 컨테이너(TEU)당 1000달러 중반대의 운임을 유지하고 있다. 선사나 지역 간 차이가 존재하지만 올 3분기 들어 유럽을 포함한 원양항로 시장의 운임이 전반적으로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나름 선방한 셈이다.

소석률 90%로 양호, 수요·공급 균형 맞아
현재 동아프리카 지역의 운임은 TEU 당 1300~1400달러, 서아프리카 지역의 운임은 TEU 당 1700~1900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서아프리카 지역의 주요 물량인 레진의 경우 TEU 당 1900달러, 중고차는 TEU 당 1900~1950달러를 유지하고 있다.

아프리카 항로를 취항하는 선사 관계자들은 아프리카 지역의 운임은 딱히 비수기라 해서 하락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한 외국적 선사 관계자는 “아프리카는 경기에 따라 물량이 크게 영향 받는 지역은 아니다. 올해 들어 중고차 물량이 약간 감소하긴 했지만 운임의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다”고 밝혔다. 전체 시장 소석률 또한 90%로 양호한 편이다.

이러한 기조 탓에 아프리카 항로를 취항하는 선사들은 동계 기간 동안 선복량 감축이나 임시 휴항 계획을 별도로 세우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리카는 타 지역에 비해 선복량이 크지 않다. 유럽이나 미주 쪽 1만8000TEU급 선박이 운항을 시작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아프리카 항로를 기항하는 최대 선박의 크기는 4500~4700TEU급이다. 대부분의 선사들은 3500~3700TEU급의 선박을 투입하고 있다. 이는 대형선을 투입할 만큼 물량이 쏟아지지도 않지만 대형 선박을 접안할 만한 능력을 갖춘 항만이 없기 때문이다.

마지막 남은 미개척 시장, 경쟁 심화 될 듯
현재 아프리카 지역을 서비스하는 선사는 타 지역에 비해 그리 많지는 않다. 선복량 대비 세계 컨테이너선사 1위인 덴마크의 머스크라인과 싱가포르 선사 PIL, 프랑스 선사 CMA CGM이 아프리카 시장을 선두하고 있다.

아프리카 시장의 수요와 공급이 적절히 맞춰진 데에는 선사들의 경쟁이 다른 지역에 비해 치열하지 않다는 점이 한 몫 하고 있다. 아프리카 항로를 취항하는 외국적 선사 관계자는 “유럽이나 북미에 비해 아프리카는 경쟁이 조금은 덜 치열한 지역이라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선사 관계자는 “대부분의 지역에 선사들이 진출해 있는 가운데서 아프리카 항로는 사실상 성장가능성이 있는 유일한 곳이라 할 수 있다. 향후 아프리카 항로에 진출할 선사들은 계속 늘어날 것이다”고 밝혔다.

 실제로 AP-머스크 몰러 그룹의 계열사인 머스크라인과 사프마린이 50%가량의 서비스를 점유하고 있었던 과거와는 달리 국적선사 한진해운, 대만의 에버그린 등 새로운 선사들이 아프리카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에 따라 아프리카 지역의 운임은 선사에 따라 TEU당 약 300~400달러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또 다른 외국적 선사 관계자는 “대부분의 예측과는 달리 아프리카 시장이 가진 경제적 특성 탓에 수요가 급성장 하지는 않을 것이다”고 밝히며 “아프리카 시장을 진출할 때에는 현지 화주의 특성을 잘 파악하고 진출하는 게 용이하다”고 덧붙였다. < 이명지 기자 mj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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