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팬오션이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별도 사업부문으로 운영됐던 컨테이너선CIC(컴퍼니인컴퍼니)가 본사 조직체제로 편입됐으며 임원 3명이 퇴임했다.
STX팬오션은 30일 컨테이너선CIC를 폐지하는 한편 56개팀을 53개팀으로 변경하는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대형선영업1본부의 그레인(곡물)팀과 미네랄(광물)팀이 통합됐으며 IR홍보팀이 IR과 홍보 부문으로 나뉜 뒤 각각 경영관리팀과 영업관리팀에 편입됐다. 반면 원가분석팀 등이 신설됐다. 또 프로젝트영업본부가 산하 팀 변화 없이 특수선영업본부로 흡수통합됐다.
임원 9명으로 줄어…'컨'선부문 정비 두드러져
가장 눈에 띄는 건 컨테이너선 사업 부문이다. STX팬오션은 독립적으로 운영되던 컨테이너선CIC를 폐지하고 본사 내 조직인 컨테이너선영업본부를 신설했다. 컨테이너선사업을 본사 조직 체제 안으로 끌어들여 슬림화하겠다는 의도다.
궤를 같이 해 컨테이너선 사업부문의 조직은 10개팀에서 6개팀으로 줄어들었다. ▲컨테이너선영업팀 ▲영업관리팀 ▲운항물류팀 ▲업무팀 ▲IT팀 ▲부산영업팀 등이다. 5개팀이 사라지고 1개팀이 신설됐다. 수출팀 수입팀 고객지원팀이 신설된 컨테이너영업팀으로 통폐합됐다. 기획팀 프라이싱팀은 기존 영업관리팀으로 흡수됐다.
조직 개편과 함께 컨테이너선영업본부의 본부장직은 방상두 컨테이너선CIC 한국지사장에게 맡겨졌다. 방상두 본부장은 이날 부장에서 실장으로 승진했다.
이날 임원 인사도 발표됐다. 2명이 승진하는 한편 3명이 퇴임했다.
우선 컨테이너선CIC를 이끌어오던 김윤기 부사장과 권오인 상무가 이날부로 퇴임했다. 컨테이너선CIC 폐지로 자리를 잃은 김 부사장의 퇴임은 예견됐으나 권 상무의 퇴임은 의외의 인사로 받아들여진다. 인재경영실의 박동배 상무도 이날 함께 옷을 벗었다.
반면 특수선영업본부의 안중호 상무와 재무관리실의 김보연 상무는 전무로 승진하는 한편 각각 영업부문장과 경영지원부문장을 맡게 됐다.
이로써 지난 3월 현재 22명에 이르던 STX팬오션의 부상무 이상 임원 수는 법정관리 이후 13명으로 줄었으며 이날 다시 9명(사외이사포함)으로 축소됐다.
이사대우인 실장급에 대한 인사도 단행됐다. 방상두 컨테이너선영업본부장을 비롯해 김동균 경영지원실장(전 정기선영업본부 구주흑해팀장), 박중국 재무관리실장(전 재무팀장) , 정도식 경영기획실장(전 경영기획팀장) 등 4명이 이날 실장으로 승진했다.
이밖에 안중호 전무의 승진으로 공석이 된 특수선영업본부장에 채호석 프로젝트영업본부장이 선임됐다.
명예퇴직 희망자 모집 수순 밟을듯
STX팬오션은 조직개편이 마무리된 만큼 10월25일 채무변제안 제출에 앞서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진행할 예정이다. 유천일 대표이사는 지난 5일 열린 제1차 관계인집회에서 전체 인력의 30%를 정리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회사측은 조만간 명예퇴직 희망자 모집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직원들이 회사의 계획에 순순히 응할지는 미지수다. 바로 막대한 규모의 우리사주 때문이다. STX팬오션은 2007년 국내 증시 상장 당시 공모 물량의 20%인 6861만9282주를 우리사주조합에 우선 배정했다. 현재 대리 말호봉 이상의 STX팬오션 직원들은 1억원 안팎의 우리사주를 떠안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10년 만에 STX팬오션 육상직 노조가 출범했다. STX팬오션 육상직원들은 추석 연휴가 끝난 지난 23일 팀장협의회와 팀원협의회를 확대 개편해 정식으로 노조를 구성했다. 범양상선 시절이던 2003년 해체된 이후 10년 만의 부활이다.
노조는 인력 구조조정을 앞두고 단체협약을 체결하기 위해 사측과 협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STX팬오션 한 관계자는 "현재 인력구조조정을 앞두고 분위기가 어수선하다"며 "노조가 결성된 만큼 직원들의 권리를 찾기 위해 회사측과 협상을 벌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직원들의 경쟁선사 이직도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컨테이너선 직원들의 이직이 두드러진다. 최근 동진상선으로 대리급 직원 1명이 옮겨갔으며 고려해운으로 탱커팀 1명과 운항팀 1명 등 2명이 이직했다.
앞서 양진호 전 부정기선영업본부장이 설립한 해인상선으로 벌크선 부문 영업인력 13명이 옮겨가기도 했다.
한편 STX팬오션은 지난 24일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부터 2000억원 차입을 허가 받아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한도 대출 방식의 자금 차입에 따라 STX팬오션은 2000억원 한도 내에서 산업은행으로부터 필요한 유동성을 지원받게 된다.
< 이경희 차장 khlee@ksg.co.kr >
많이 본 기사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