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7-11 13:21

대형조선사, 상반기 목표 초과 달성…업황 회복 ‘청신호’

잇따른 수주로 불황 탈출 기미

●●●국내 대형조선업계가 상반기 목표치를 초과달성하며 순항하고 있다. 현재의 분위기라면 연초 잡았던 연간 수주목표 달성도 무난해 보인다.

‘빅3’로 불리는 국내 대형조선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의 올 상반기 수주금액은 266억달러로 연간목표의 60.4%를 달성했다. 특히 현대중공업은 조선,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총 122억달러를 수주하며 전체 금액의 46%를 차지하며 가장 많은 수주실적을 거뒀다. 올해 총 177억5천만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는 현대중공업은 상반기에만 70%에 육박하는 성적을 거둘 정도로 분위기가 좋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5월 7억달러규모인 세계최대 18400TEU 초대형 컨테이너선 수주와 6억달러규모의 1만4천TEU급 컨테이너선 5척 등을 수주하며 상반기에만 컨테이너선을 19척 수주했다. 또한 벌크선, LPG, LNG선 등 다양한 선종에 걸쳐 상선에서만 60억달러 규모의 선박을 수주했다.

특히 상선분야는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수주실적을 올렸다. 최근 차이나쉬핑컨테이너라인(CSCL)과 초대형컨테이너선을 수주한 현대중공업은 지금까지 540여 척의 컨테이너선을 건조한 풍부한 경험과 고연비·친환경 선형 등 앞선 기술력, 빠른 납기 등 까다로운 선주 요구사항을 반영해 자국 내 발주를 우선시하는 중국 해운사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친환경, 고효율 선박에 대한 고객의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며 “신선형과 친환경 엔진, 스마트십 개발 등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기술력 확보로 시장선도 및 고객만족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해양플랜트에서도 부각을 나타낸 현대중공업은 지금까지 FPSO, TLP, EPU 등 62억달러 규모의 설비를 5기 수주했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조선, 해양 부문에서 130억달러의 수주를 목표, 상반기에만 90억달러를 수주했다. 특히 지난달 나이지리아 현지 법인인 삼성중공업 나이지리아가 수주한 FPSO의 총 제작비는 30억달러로 현재까지 발주된 FPSO 가운데 가장 비싼 금액이다.

삼성중공업은 해양플랜트 분야에서 그 동안 쌓아 온 기술력 뿐 아니라, 나이지리아 현지에 생산 거점을 신설해 로컬 콘텐츠(Local Contents, 현지생산규정)를 충족시키기로 한 현지화 전략이 좋은 평가를 받아 수주에 성공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밖에 삼성중공업은 지난 6월에만 드릴십 1척과 잭업리그 2기,  FPSO 1척 등 약 48억달러를 수주하는데 성공했다.

잭업리그를 수주한 삼성중공업은 첫 수주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설비를 따냈다. 중소형 잭업리그의 평균 가격이 2억달러 수준인 반면, 이번에 수주한 대형 잭업리그는 6억5천만달러로 중소형 설비 가격의 3배를 웃돈다. 현재 대형 잭업리그 시장은 오는 2020년까지 연평균 2~3기가 발주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와 같은 설비를 건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국내 대형 조선사들이 수주경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국기업평가는 삼성중공업의 해양부문은 2006년 기준, 조선부문 수주 잔고액의 22%에 머물렀으나 확고한 시장지위를 확보하고 있는 드릴십을 중심으로 꾸준한 신규수주에 성공함으로써 2013년 5월 말 현재 63%로 비중이 확대된 상태라고 전하며 상선·해양부문간 포트폴리오 개선을 통해 시장대응력이 향상됨에 따라 업황부진에도 불구하고 업계 최고 수준의 수익성을 시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상반기 54억달러에 달하는 선박 및 설비를 수주하며 ‘빅3’ 중 가장 적은 실적을 기록했지만 해외 방산 부문 경쟁력을 강화하며 차별화 된 수주행보를 이어갔다.

특히 지난달 28일 대한민국 최초로 잠수함·군수지원함 해외 수출을 이뤄낸 대우조선해양은 노르웨이 해군 역사상 최대 규모의 군수지원함을 1척 수주하며 방산 분야에서 또 한 번 의미 있는 기록을 세웠다. 수주금액은 약 2억3천만달러로, 옥포조선소에서 건조돼 2016년 9월까지 노르웨이 해군 측에 인도 및 실전 배치가 완료될 예정이다.

이번 수주는 대우조선해양의 프로젝트 수행력에 깊은 인상을 받은 영국 국방부가 대우조선해양을 노르웨이 정부에 적극 추천했고, 이것이 노르웨이 국방부의 선택에 큰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다. 실제로 대우조선해양은 방산 분야 강화를 위해 조만간 이 분야를 독자 사업부로 독립하는 조직 개편을 곧 단행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대우조선해양은 대규모 LNG선 수주 계약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지난 4일 대우조선해양은 ‘야말’ 프로젝트에 투입될 예정인 쇄빙 LNG선 16척 수주 전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 이어 8일엔 러시아 야말 프로젝트 관련 액화천연가스(LNG)선 16척 선표예약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러시아 최대 민간가스업체인 노바텍과 세계적인 오일메이저인 프랑스 토털로 구성된 야말팀은 최근 대우조선해양과 LNG선 건조를 위한 도크 확보계약을 체결했는데 이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보다 좀 더 강한 성격의 계약이다. ‘야말’ 프로젝트는 아직 구체적인 계약이 체결되지 않아 정확한 수주금액이 알려지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척당 선가가 일반적인 LNG선보다 1억달러 이상 높은 3억~3억4천만 달러 선이 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총 50억달러가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업계 관계자는 “발주 규모가 상당한 만큼 야말팀에서 16척의 선박을 분산 발주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며 “하지만 이와 같은 예상을 깨고 한 조선사에 모든 선박을 발주하기로 결정돼 업계에서도 의외라는 시각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앞질렀지만 수주 증가세 비해 금액 증가폭은 적어

국내 조선업계는 상반기 상선수주금액에서 총 185억달러를 수주, 중국(105억달러)을 제치고 글로벌 수주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30억달러 이상 늘어났지만 선박 수주 증가세에 비해 수주금액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최근 들어 모든 선종(벌크선, 컨테이너선 등)에서 선가 반등 신호가 나타나고 있어 하반기에도 이와 같은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영국의 조선시장 분석기관인 클락슨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조선업계는 상반기 184억8천달러(184척, 599만4천CGT)를 수주했고 중국은 347척으로 수주 척수는 우리나라를 앞섰으나 수주금액은 104억9천달러에 그쳤다. 국내 조선사의 수주량(척수)은 지난해 상반기 119척보다 60% 이상 늘었다.

올 상반기 전세계 선박 발주량은 총 1665만CGT 규모로 749척이 발주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척수 기준 6.4% 증가했지만 CGT 기준으로 39.5% 증가해 올 들어 대형선 위주의 선박 발주가 더욱 활발히 이뤄진 것을 보여준다.

한편 세계 경기 부진에도 불구하고 해양플랜트 및 오일가스 플랜트의 견실한 수주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정부는 해외 플랜트 수주 확대를 위해 적극적인 수주지원 활동을 추진, 우리기업의 해외 해양플랜트 시장 진출을 위한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상반기와 같이 해양플랜트의 수주 호조세가 지속된다면 하반기에도 수주 전망이 밝을 것으로 기대된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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