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7-01 17:25

백령도-中 룽청항로 '내년 3월 개설' 추진

한중정상회담 의제 채택, 상호 공감대 형성
韓 대아그룹 中 시샤커우그룹 참여

백령도 용기포항

인천시 백령도 용기포항과 중국 룽청시 룽옌(龍眼)항을 잇는 여객선 항로 개설이 가시화하고 있다.

9월 초 한중 해운회담에서 항로 개설에 따른 세부 사항이 결정되면 내년 3월에 백령도-룽청 간 항로에 초고속여객선이 취항하게 된다.
 
1일 해양수산부와 인천시에 따르면 이번 한중정상회담을 수행한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은 환황해권 관광벨트 조성과 양국 간 인적교류 증진을 위해 한국 백령도와 중국 룽청시간 항로개설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지길 희망했다.

중국측도 이 항로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관련부서의 검토를 거쳐 오는 9월 2~4일 중국 하이난도에서 개최되는 한·중 해운회담에서 논의하자는 입장을 제시해 신항로 개설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이번 한중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정부는 백령도 항로개설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넓힘으로써 그 동안 양국의 실무차원에서 협의돼 오던 항로개설 문제는 사실상 합의 단계에 진입했다. 오는 9월초 중국에서 개최되는 한중해운회담에서 최종 실무합의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중정상회담의 결과가 전해지면서 그 동안 백령도 항로개설을 추진해온 인천시는 양측정부의 결정에 대해 환영하면서, 앞으로 항로개설이 순조로이 추진될 수 있도록 행정적인 뒷받침을 다할 방침이다.

인천시는 백령도-룽옌간 항로개설을 위해 정부 측에 이번 한중정상회담의 의제로 채택할 것을 요청했으며, 정부도 항로개설의 필요성을 인정해 중국정부와 협의를 진행해 항로 개설의 성과를 이루게 됐다.

송영길 인천시장은 “백령도 항로개설문제에 많은 관심을 가져준 박근혜 대통령과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에게 인천시민을 대표해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백령도가 한중간의 인적·물적 교류의 증진과 더불어 환황해권의 해상물류 및 관광의 중심지로 거듭날 수 있기를 희망한다”는 뜻을 피력했다.

인천시는 한중정상회담을 통해 항로개설에 대한 양측 정부의 공식적 입장이 지난달 28일 발표되면서, 그 동안 항로개설을 전제로 추진해오던 백령도 관광인프라 구축 등 여러 현안 사업들을 추진하기 위해 이미 구성해놓은 테스크포스팀(TF/T)을 가동했다.

항로 신설에 대비해 백령도 용기포항을 무역항으로 지정하는 한편 CIQ(세관·출입국 관리 및 검역)를 개설하고 백령도를 비롯해 대청도와 소청도를 무비자 지역으로 지정해 관광 활성화를 꾀할 방침이다.

인천시는 또 용기포항의 배후물류인프라를 구축해 항로 개설에 차질이 없도록 지원키로 했다.

백령도-룽청 항로간 거리는 중국 다롄과 옌타이간 거리와 비슷한 187km밖에 되지 않는다. 쾌속선을 띄울 경우 짧으면 2시간반이면 주파가 가능해 여객선항로로서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양국 사업자로 현재 평택-룽옌항로를 취항 중인 한국 대아그룹과 중국 시샤커우(西霞口)그룹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한중해운회담에선 중국측 파트너로 중국 연안 여객선사가 나서면서 이렇다할 동력을 확보하지 못했으나 시샤커우그룹의 파트너 참여로 항로 개설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투입선박은 303t 쾌속선인 <드림>호로 결정됐다. 이 선박은 속도 38노트(약 70km/h)로 운항하며 승객정원 300명이다. 높은 파도에도 운항할 수 있는 수중익선이어서 국제항로 취항에 제격이다. 현재 부산과 일본 후쿠오카를 잇는 쾌속선 항로를 취항 중이다.

<드림>호

다만 선박이 올해로 한중 카페리항로 제한 선령인 20년을 넘겨 중국 당국의 승인을 얻을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이 선박은 지난 1993년에 일본 MHI시모노세키조선에서 건조됐다.

한중 양측 사업자는 해운회담에서 항로개설을 합의하게 되면 오는 11월께 취항선박을 도입하고 시험운항을 마친 뒤 내년 3월 항로를 개통할 계획이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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