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 유류오염 손해배상

I. 머리말

대전지방법원 서산지원은 선박소유자등책임제한 사건에 관한 2013년 1월16일자 사정재판 결정에서 2007년 12월 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발생한 홍콩 선적 유조선 <허베이스프리트>(Hebei Spirit)호 기름유출사고에 따른 피해금액을 약 7341억여원으로 산정했다.

유류오염손해배상보장법(이하 “유배법”이라 한다)은 피해자에게 선주에 대한 배상청구를 인정하는 한편 피해액이 선주책임한도액을 초과하는경우 선주는 책임제한절차를 통해 책임을 제한할 수 있다.

대신 피해자는 초과액에 관해 유류오염손해보상을 위한 국제기금협약(이하 “국제기금협약”이라 한다)에 따라 설치된 국제기금에 대해 직접적 보상청구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이러한 배상구조를 고려해 국제기금도 책임제한절차에 참가할 수 있는 법률적 근거를 마련하고 있다.

또한 위 법은 피해자가 P&I 등 보험자 등에 대해 직접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는 법적근거도 마련해 두고 있다.

위 사정재판 금액은 채권자들이 책임제한절차에서 신고한 제한채권액 4조 2천여억원에 턱없이 부족하나 선주책임한도액(SDR 89,770,000)과 국제기금책임한도액(SDR 203,000,000)을 초과한다.

따라서 사정재판으로 채권이 확정되더라도 위 선주책임한도액 범위에서만 선주(P&I 클럽)가 그 책임을 부담하고 이를 초과하는 금액은 국제기금책임한도액의 범위에서 국제기금이 그 책임을 부담하고, 나머지 초과분은 <허베이스프리트>호 유류오염사고 피해주민의 지원 및 해양환경의 복원 등에 관한 특별법(이하 “허베이특별법”이라 한다)에 따라 정부가 그 책임을 부담하게 된다.

한편 선주와 국제기금은 책임제한절차에 참가해 5년에 걸친 사정작업을 통해 약 1824여억원을 피해금액으로 인정한 바 있으며 책임제한절차와 사정재판에는 채권자들과 선주, 국제기금이 모두 참여하고 있어 이들 중 어느 한쪽이 이의를 제기하면 일반 소송절차를 통해 손해액이 확정되게 된다.

실제로 선주와 국제기금은 많은 채권자들을 상대로 사정재판에 대한 이의소송을 제기했고 채권자들도 상당수가 이의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위와 같은 상황에서 책임제한절차와 사정재판, 사정재판에 대한 이의 등 절차와 대전지방법원 서산지원의 사정재판 결정의 주요내용을 살펴보고 관련 문제를 검토하기로 한다.

II. 책임제한절차와 사정재판, 사정재판에 대한 이의 등

1. 책임제한절차

유조선에 의한 유류오염손해가 선주책임한도액을 초과하는 경우 유조선의 선박소유자는 유배법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유류오염 손해배상책임을 제한할 수 있다.

또한 유류오염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제한하려는 유조선의 선박소유자는 「유배법」 및 「선박소유자 등의 책임제한절차에 관한 법률」(“책임제한절차법”)에 따라 책임제한절차 개시의 신청을 할 수 있다(유배법 제7조 제 1, 2항).

책임제한절차에서 선박소유자 등이 유배법에 따라 책임을 제한할 수 있는 채권을 제한채권이라고 하며 제한채권을 보유한 제한채권자는 제한채권을 신고하고 책임제한절차에 참가해 책임제한절차법이 정하는 바에 따라 배당 등을 받을 수 있다(책임제한절차법 제27조 제1항).

2. 사정재판

신고된 제한채권에 대해는 책임제한절차에 따라 법원 및 관리인에 의해 채권조사가 실시되며 관리인 등 이해관계인의 이의가 없는 경우에는 해당 채권이 제한채권으로 확정되나, 관리인 등의 이의가 있는 경우에는 법원은 사정의 재판을 해야 한다(책임제한절차법 제57조 제1항).

3. 사정재판에 대한 이의

사정재판에 불복하는 자는 결정을 송달 받은 날로부터 14일 내에 이의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책임제한절차법 제59조 제1항).

위 사정재판에 대한 이의의 소는 어느 경우에나 국가(사정재판을 한 법원)를 피고로 하는 것이 아니라, 이의의 소를 제기하는 자가 이의 있는 채권을 신고한 자인 경우에는 이의를 진술한 자(예컨대, 관리인 등)를 피고로  한다.

소를 제기하는 자가 이의를 진술한 자인 경우에는 이의 있는 채권을 신고한 자를 피고로 해야 한다(책임제한절차법 제59조 제2항). 따라서, 이의자가 수인인 경우에는 이의자 전원을 상대로 소를 제기해야 한다.

이의소송은 일반소송과 마찬가지로 원칙적으로 민사소송절차에 의하게 되므로 관할법원에 소장을 제출해야 하며, 소장에는 당사자(원고, 피고), 청구취지와 청구원인을 기재해야 하고, 당사자의 주소, 지위 등을 확인할 수 있는 등기부등본 등 증명서류들을 첨부해야 한다.

한편 책임제한절차법 제60조는 이의소송의 소송목적의 값은 배당의 예정액을 표준으로 해 책임제한법원이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위 법 조항이 소가를 위와 같이 산정하도록 규정한 것은 책임제한사건의 경우 회생사건과 마찬가지로 소송금액의 경제적 가치가 명목상의 금액보다 작은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그 경제적 가치에 맞게 소가를 조정해 주도록 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계속> < 코리아쉬핑가제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