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2-01 12:00

해외물류 현장취재/ 캄보디아 “물류인프라 구축 우선시되면 해볼만해”

최근 급성장세 보이나 아직 걸음마 단계
‘A-MLB 프로젝트 2015’ 사활 걸어야

캄보디아 해운물류 시장은 급속히 발전하지만 인프라가 따라주지 못하고 있다.

인도차이나반도 서남부 태국과 베트남 사이에 위치해 있는 캄보디아는 1인당 GDP가 1천달러가 안되는 세계 10대 빈곤국 중 하나다. 월드뱅크 보고서에 따르면 캄보디아는 물류지수가 세계 121위에 불과하며 주요 산업이 봉제산업과 농업일 정도로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

본지 기자가 취재한 캄보디아 해운물류 시장은 아직 모든 부문에서 낙후돼 있지만 활기를 띠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모습을 갖추게 된 것은 그리 오래 되지 않았는데, 캄보디아 정부가 2011년부터 곡물 및 농산물 수출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면서부터다. 한마디로 캄보디아에서 해운 물류 산업이 이제서야 눈을 떳다고 봐도 무방하다.

2011년 기준으로 캄보디아 주요 무역항의 물동량 처리는 씨아누크빌항이 74%, 프놈펜항이 26%으로 약 3:1의 비율을 보이고 있지만, 리버포트인 프놈펜항은 베트남의 카이멥항 개발 이후 매우 빠른 성장률을 나타내고 있다. 최근 3년간 연평균 물동량 증가율은 13%로 이중 프놈펜항의 증가율은 37%, 씨아누크빌항은 7%를 기록중이다.

KMI•항만기술단•드류리 보고서는 이 같은 추세면 2015년에서 2017년 사이에 프놈펜항의 물동량 처리 비율은 씨아누크빌항의 50%가 될 것으로 추정했다. 범주물류 이재후 본부장은 이 같은 캄보디아 항만의 물동량 처리 성장률은 2020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측하면서 특히 프놈펜항을 통한 물동량 신장세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언급했다.

이 같은 장밋빛 미래로 도달하기 위해서는 캄보디아 해운 물류가 해결해야 할 문제는 한두가지가 아니다.

첫 번째로 해운물류에 대해 아는 사람이 매우 적고 정부 관료들 역시 비효율적이다. 캄보디아 정부는 2000년대 이후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친중국 성향을 보이고 있지만, 현재 캄보디아에서 활동하는 중국계 물류업체들은 기술이나 영업 노하우를 현지인에게 알려주지 않는 편이다. 반면 한국계 물류업체는 캄보디아 정부 및 프놈펜 항만청과 유기적인 관계를 이루고 있으며 신뢰를 쌓아가고 있는 중이다. 농산물 취급에 대해 여러 가지 성공과 실패를 반복해가면서 현지에 융합하면서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한편 정부 관료들의 권위의식과 안일함으로 결제 하나 받기 위해 사우나실까지 가서 겨우 싸인을 받는 일도 종종 발생한다. 최종 결제자가 자리를 비우게 되면 모든 물류가 올스톱되는 상황이 일어나기도 한다고 범주물류 오재훈 과장은 말했다.

두 번째는 인도차이나 반도 주변 국가들과 비교해 농산물 수출 물량의 규모가 너무 차이나서 경쟁력이 약하다. 2012년 기준으로 쌀과 카사바만 놓고 봤을 때 베트남은 2천만톤을, 태국도 2500만톤을 수출하는 반면 캄보디아는 20만톤에 불과하다. 그렇기 때문에 비용 측면에서 경쟁이 되지 않는다.

세 번째로 인프라가 매우 열악해 물류성장률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수출할 물량은 많은데 도로 시설이 매우 열악해 이를 제 때 수송하기가 매우 힘들다. 창고 시설 또한 매우 부족한 상태이며 운반시설 역시 노후한 상태다. 기존 프놈펜항은 연간 최대 50만톤을 처리할 수 있는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가동률은 60%에 불과한 것도 인프라의 부재 때문이다.

캄보디아는 베트남 태국과 육로를 통한 물류가 충분히 진행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륙운송 상황도 역시 좋지 못하다. 내륙운송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으로 첫 번째로 운송비가 매우 비싼 단점이 있는데, 우선 캄보디아 내 트레일러는 전체 1900여대로 그 수가 매우 적다. 수요와 공급이 맞지 않기 때문에 트레일러를 보유한 회사가 ‘甲’의 입장이 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트럭회사나 기사들이 시간 약속 지키지 않는 것은 비일비재하다.

두 번째로 정해진 화물 운임이 없어 트레일러 기사들은 물류 운송에 있어 웃돈(Under the Table)은 기본이라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운임 중 45%가 웃돈이라고 하니 내륙 운송 물류비가 비쌀 수 밖에 없다. 베트남 태국 내륙으로 향하는 통관 역시 전산화가 되지 않아 제멋대로 통관비를 산정하고 있다.

세 번째로 도로 상태가 매우 좋지 못한 상태다. 수도 프놈펜 중심지를 제외하고는 포장 상태가 제대로 갖춰있지 않고, 중간에 철교들이 많은데 우기인 4월~10월까지 적재용량이 큰 트럭이 지나가면 위태한 상황이다. 철교 하나만 붕괴돼도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는 매우 열악한 상황이다.

마지막으로 철도 수송은 매우 낙후돼있어 손대기 어렵다는 점이다. 지난해 12월말 프놈펜과 씨아누크빌항까지 256km를 연결하는 철도가 개통되기는 했지만 급격히 늘어나는 물동량을 처리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캄보디아의 내륙 운송 모습.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

이런 캄보디아 내륙운송의 문제점 때문에 1월에 개장한 프놈펜 신항만의 역할은 더욱 중요하게 된 것이며 캄보디아 미래를 책임지는 막중한 임무를 띠게 된 것이다. 프놈펜 신항은 오는 2015년까지 신항만 컨테이너 프로젝트를 본격화해 남중국직항 컨테이너 서비스를 개설하고 베트남 뿐만 아니라 라오스, 미안먀와 연결할 계획이다. 2015년 이후에는 인도차이나 로지스틱스 벨트를 구축하고 인도차이나 반도와 중국 등 극동 지역과 연결시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캄보디아 정부는 농산물을 메콩강 수로를 따라 수출하는 A-MLB 프로젝트 2015(Agro-Mekong Logistics Belt) 계획을 세우고 본격적인 착수에 들어갔다. 첫 번째로 열악한 인프라로 생기는 물동량을 제 때 처리하지 못해 생기는 적체현상을 최신식의 물류 인프라를 구축해 물동량을 모두 처리할 수 있게 하는 계획이다.

두 번째 계획은 정미에 부과되는 10%의 물류비용을 7%로 낮추는 계획이다. 베트남이 5%, 태국이 6%를 부과하는 것과 비교하면 비용 측면에서 매우 불리한 상황이다. 마지막 계획은 현재 내륙운송에 치우쳐 이로 인해 생기는 문제와 과부하를 수로 운송 등 다양한 방법으로 공급망을 관리를 하는 것이다.

A-MLB 2015에 따르면 2015년까지 쌀 49만톤, 카사바 40만톤 등 농산물 수출을 100만톤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올해 1월 현재 프놈펜항의 하역능력 규모는 창고 12만톤, 야적장 11만2천톤에 불과하지만 2015년까지 150만~200만톤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A-MLB 2015이 성공적으로 추진되면 인프라의 후진성으로 비효율적인 해운물류 분야에큰 변혁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되며 인도차이나 반도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 한상권 기자 skhan@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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