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1-18 07:52

현대家 선박건조·운송까지…'일감몰빵' 해운업계 불만 '고조'

현대차그룹의 물류ㆍ운송 사업을 주력해 온 현대글로비스가 원유운송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해 나가자 최악의 불황을 겪고 있는 해운사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더구나 1조원대의 달하는 원유운송사업은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의 현대오일뱅크가 발주해 형제그룹 사이의 '일감 몰아주기'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해운업계는 박근혜 당선인이 공약으로 내세운 '경제민주화'에 역행하고 있다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2014년 7월부터 10년간 중동지역에서 구매한 원유를 국내로 들여오는 1조 1,110억 원 규모의 장기운송계약(CVC)을 현대오일뱅크와 지난달 체결했다. 20년만에 원유운송사업이 현대상선에서 현대글로비스로 바뀐 것이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내년 7월 현대상선과의 장기 원유운송 계약만료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 건조된 선박을 이용해 최저가로 운송하겠다고 제안해 현대글로비스와 계약을 맺었다"고 말했다.

원유수송을 맡게 될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4척의 건조비용은 현대중공업계열사인 '하이투자증권'이 선박펀드(하이골드오션 11호)를 통해 마련됐다.

선박건조는 현대중공업의 또 다른 계열사인 현대삼호중공업이 맡았다.

하이투자증권 관계자는 "하이골드오션 11호 일반인을 대상으로 모집한 펀드가 아니"라며"투자자와 펀드 금액은 해당 팀만 알 수 있다"고 말했다.

1척당 선가는 1억 달러(1060억 원)안팎이며 총선가는 약 4000억 원안팎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현대삼호중공업측은"정확한 수주금액은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공정위가 내부거래에 대해 과세하겠다고 발표했고, 형제그룹이지만, 법적으로는 다른 현대오일뱅크와 거래하면 내부거래 비중을 낮춰 과세부담을 줄일 수 있고, 저렴한 원유 운송가격을 제시한 것이 맞아 떨어져 사업이 진행됐다"고 말했다.

결국, 선박건조에서 부터 원유 운송에 이르기까지 범 현대가 형제그룹이 소위 '싹쓸이'를 한 셈이다

이에 대해 해운업계는 "그룹 계열사 사이에 물량 밀어주기도 모자라 이제는 형제그룹들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연결 구도를 만들어가면서 일감을 밀어줬다"며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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