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1-04 09:06

신년특집/ 2013년 신년 특별 좌담회

“해양수산·물류·조선 등 통합 행정부처 신설 절실”
새 정부, 해양강국 건설에 최우선 정책 펴야
산·학·연 한 목소리 ‘해양수산부 부활’ 주장 경청해야

▶주제 : “차기정부에 새 해양국정 과제를 제안한다”
▶일시 : 2012년 12월 21일(금) 오후 4시
▶장소 : 프레스센터 20층 무궁화홀

[참석자]
오거돈 대한민국해양연맹 총재(前 해양수산부 장관), 이재균 새누리당 의원(前 국토해양부 차관)
김영무 한국선주협회 전무, 민홍기 한국해기사협회 회장, 박창호 인천재능대 교수<無順>

▶사회 : 정창훈 본지 편집국장

사회 : 연말 바쁘신 스케줄에도 본지 신년좌담회에 참석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글로벌 장기불황의 여파로 해운항만업계가 큰 시름을 앓고 있는데, 현 정부의 해운항만 정책평가와 차기정부의 해양, 해운물류산업 육성책에 대한 고견은?

오거돈 총재 : 잘 아시는 바와 같이 21세기는 신해양의 시대입니다. 선진국을 비롯한 많은 국가들이 육지자원의 고갈로 해양자원을 선점키 위해 해양경쟁시대에 돌입한 상태입니다.

독도, 센카쿠 문제 등 한반도 주변해역을 포함한 전 세계 290여 곳에서 해양영토관할권 분쟁이 진행 중인 것은 그만큼 바다의 중요성을 전 세계가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고 있는 것입니다.

바다는 우리에게 많은 도전과 함께 수많은 기회도 주고 있습니다. 우리의 국가발전과 미래가 앞으로 바다를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이에 새 정부는 대한민국이 해양강국으로 우뚝 서기 위한 초석을 다지는데 최우선 정책을 폈으면 합니다.

육지문화가 있으면 바다문화가 있습니다. 육지와 바다는 인간이 살아가는데 있어서 하나의 똑같은 환경이라고 봅니다. 해양분야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지만 해양수산부가 MB정부 출범시 폐지되면서 해양분야에 대한 정책 지원이 미흡하고 이로 인해 그 발전 속도가 더딘 것이 사실입니다.

따라서 해양부문을 전담하는 부처를 별도로 설립해 해양에 대한 특별 관리를 해야 한다는 것이 저의 소신입니다.

바다와 관련된 해양, 수산 등을 각 부처로 분산시켜도 해양이나 바다에 대한 깊은 관심을 갖고 바다와 연계해 생각하고 해양지향적인 사고를 갖고 있다면 굳이 해양수산부가 부활될 필요가 없습니다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보니 해양 분야를 보다 발전시키고 활성화하기 위해선 해양수산부 규모의 부처가 만들어져서 운용해 나가야 할 시점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대한민국해양연맹 오거돈 총재

향후에는 해양에 대한 위원회를 구성, 각 부처에서 협의하는 식으로 만들어져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이재균 의원 : 현 정부의 가장 아쉬운 부분은 바다의 무한한 가치와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해양수산분야의 성장동력을 발굴하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당장 눈앞에 닥친 금융, 주택, 부동산 정책 등에 급급하다 보니 해양분야를 다룰 역량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반성할 대목입니다.

특히 글로벌 금융, 재정위기는 해운강국, 무역입국으로 성장해 온 우리나라에 치명타가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세계 금융위기 이후 해운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세계 주요국들이 자국 해운선사에 대한 강력한 지원과 보호정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보조금지급 및 융자보증, 세제지원, 화물운송 지원 등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선박투자촉진회사 등을 통해 선박금융을 지원하는 한편, 일본 선사들에 대한 유동성 지원 등 금융지원정책 마련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선박펀드와 같은 정책적인 지원은 이뤄지고 있지만, 구조조정 프로그램에서는 제 2금융권의 참여 의무가 없어 제 1금융권마저 지원을 꺼리는 실정이고 원리금 상환 등에 대한 은행권 내부의 협의도 어려운 상태입니다.

이 같은 전문적인 선박 금융시스템 빈곤으로 해운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절실한 시점입니다. 이것은 보호주의가 아니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필요조건이라 할 수 있습니다.

김영무 전무 : 우리 해운업계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진과 신조선 인도량 급증에 따른 공급과잉, 운임하락, 그리고 국제유가의 급등에 따른 선박연료유 가격 폭등으로 삼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해운업계는 해운시황 장기침체에 따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긴축경영과 서비스를 재편하는 등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하고 있지만 선진 해운국에 비해 크게 열악한 선박금융시스템과 금융권의 정책적인 지원미흡으로 인해 한계를 절감하고 있습니다.

특히 해운 장기불황에 따른 운임하락으로 신조선이나 중고선 가격이 크게 하락했습니다. 일부 선종의 경우는 담보가치를 크게 하회하는 수준으로 선박 가격이 떨어져 최근 부동산 가격하락으로 집이 있어도 가난한 하우스푸어가 늘어나듯 해운업계도 선박 푸어(vessel poor)가 속출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부동산의 경우 일반국민들의 민생과 직결되는 관계로 각종 지원책이 쏟아져 나오고 있고 조선산업의 경우도 정부에서 제작금융 지원 등 지원시책을 적극 내놓고 있습니다만 해운산업의 경우 정부의 정책지원에서 다소 소외되는 감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중국의 경우를 보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국은행을 통해 코스코에 108억달러의 신용을 제공했습니다. 독일도 하파그로이드에 대해 18억달러의 지급보증을 섰으며, 덴마크의 경우도 머스크에 대해 62억달러의 금융차입을 지원하는 등 자국 해운산업 붕괴를 막기 위해 정책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따라서 정부 및 금융권의 선제적 지원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선택과 집중을 전제로 한 선제적인 금융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운금융시스템이 시급히 구축돼야 할 것입니다.

선주협회에서도 불황기에 선박을 헐값으로 매각해 해운경쟁력을 악화시키는 악순환을 방지하고, 유동성 확보를 통해 저가의 선박 확보로 해운경쟁력을 강화하고 해운 재투자의 선순환 구조를 확립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나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금융권의 협조와 이해를 구하는데 어려움이 많습니다.

민홍기 회장 : 2008년 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해운·조선 불황이 장기화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세계 경제 위기에 적극 대처하고 극복하기 위해 해운업계의 자구노력과 장기적 물동량 확보를 통한 안정적 수익기반 확충, 리스크 관리 등은 업계 대책의 필수라 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해운산업을 위해 선박 금융 전문기관 설립과 해운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문 인력양성 지원, 톤세제 및 국제선박등록제를 연장해 해운산업의 경쟁력 제고에 적극 나서야 합니다.

특히 선박 금융전문기관 설립은 해운시장 불황 시 민간 금융기관의 선박금융 축소에 따른 문제를 해소하고 선박금융의 위험요인 흡수와 민간선박금융의 활성화를 유도하는 데 꼭 필요한 제도입니다.

사회 : 차기 정부에서 해양수산부 부활이나 해양, 물류관련 부처의 신설 등을 통해 해양, 해운물류, 수산 분야 등의 정책을 전담토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큰데요.

이재균 의원 : 해양수산 총괄 행정부처의 신설은 기정사실입니다. 다만 과거와 같은 해양수산부의 모습이어서는 안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습니다. 과거와 같은 모습으로는 새로운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폐지 논란이 거듭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해양수산부 부활을 공약으로 채택한 이후로는 해양강국 건설을 위한 정책토론회의 초점이 무엇을 담을 것인가로 전환돼 담론이 이어져 왔습니다.

기존의 해양수산 총괄 행정 부처는 해양, 해운항만물류, 수산자원은 물론, 기후기상, 조선 및 해양플랜트, 물류정책 총괄, 해양관광, 레포츠와 섬개발, 극지, 해양환경, 선박금융 등을 포괄해야 한다는 데에 뜻을 모으고 있습니다.

오거돈 총재 : 미래 국가경쟁력의 핵심인 해양경쟁력을 강화하려면 일관된 해양수산 정책을 세우고 총괄하는 중앙부처의 역할이 필수적입니다. 새로운 해양수산부는 동북아 해양강국 건설이라는 비전을 담아낼 수 있는 조직이 돼야 합니다. 과거 해수부의 기능에 기상·기후, 해양플랜트 정책, 해양관광레저 등 통합된 해양정책 기능이 추가돼야 합니다.

해양수산부를 부활 시키자는 것은 단순히 1개의 행정부처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국부창출을 하려는 것입니다. 한반도의 여건을 비춰볼 때 해양이 매우 중요합니다. 해양수산부의 부활은 우리나라가 해양강국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해양을 국가미래 비전으로 삼아 달라는 뜻에서 요청된 것입니다.

해양강국 비전에 대한 철학이 없이는 해양수산부를 만들어 봐야 소용없지 않나 싶었습니다. 따라서 박근혜 당선인이 이끄는 새 정부가 과연 우리나라를 해양강국으로 건설하는데 형평성을 가지고 임하고 있는지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얘기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국토는 좁고, 인구는 많지만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번영할 수 있는 길은 해양밖에 없다고 봅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해양영토는 굉장히 큽니다. 과거 이조시대 때 쇄국정책을 썼다가 동북아 한-중-일-러의 소용돌이를 겪었던 경험을 상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결국 해상교역을 통해 대한민국을 세계 속에 열었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세계 8위의 무역대국으로 발전시킬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부터 대한민국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서는 더 열고 우리가 가지고 있는 국민들의 역량을 발휘하게 만들어 나아가야 합니다.

하나의 방법은 남북한 간 협력관계를 통해 유럽으로 나가는 방법입니다. 시베리아의 한민족이 나가서 고구려시대의 광개토대왕 시대를 연장할 수 있는 대륙으로 영역을 넓혀가는 것입니다.

또 하나의 방법은 남쪽으로 여는 것, 즉 해양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많은 노력이 필요하고 우리의 국가 정책 철학 여하에 따라서 방향이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영무 전무 : 우리 협회는 지난 1997년 말 대선 직후 대통령 인수위원회에서 해양수산부를 철폐한다는 안이 나왔을 때 해수부 존속의 필요성을 강력히 건의하는 한편, 국회에서 해양산업계 종사자들과 함께 반대운동을 펼쳤습니다.

특히 국회 의사당 본관 앞에서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해양산업 종사자들과 함께 삭발투혼까지 발휘하면서 해수부 철폐 반대운동을 벌였습니다.

지난 2008년 2월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결국 해양수산부가 폐지되고 해양업무는 국토해양부로, 수산 업무는 농림수산식품부로 이관됐습니다. 우리 해양산업계는 21세기 ‘해양의 시대’를 맞이해 세계 각국이 해양인력 확충과 해양자원 선점, 해양산업 육성을 위해 열띤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해양수산부 기능을 강화해도 모자랄 판에 없앤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한국선주협회 김영무 전무
 

이에 우리 해양산업계는 이번 대선에 앞서 해양수산부 부활을 위해 많은 공을 들였습니다. 전국해양산업총연합회는 해수부 부활 국민운동본부와 함께 부산역 광장에서 해수부 부활 국민궐기대회를 비롯해 해수부 부활 300만 명 서명 작업과 정책토론회 등을 통해 대선 주자들로 하여금 해양수산부 부활을 공약하도록 압박했었습니다.

그 결과, 차기 정부에서 해양수산부 부활이 확실시되고 있는 것입니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여간 다행스런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해양국가인 우리나라가 미래 국부창출의 원천이자 성장 동력인 해양에 대한 국가차원의 정책의지가 없다면, 국가번영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물론, 앞으로 부활되는 해양수산부 조직 및 업무에 대한 입장은 제각기 다를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차기 정부에서 부활되는 해양수산부가 해양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통합해양정책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과거 해수부의 업무에 조선과 기상업무가 추가돼야 한다고 봅니다. 일본처럼 해운과 조선을 한 부처에서 관장할 때 시너지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습니다.

더구나 해양은 기후변화에 주요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기상을 해양수산부에서 관장할 경우 미국처럼 기후변화와 기상이변에 대응하기 위한 기술개발이 가능함은 물론, 기상을 산업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민홍기 회장 : 해양수산부 부활의 당위성에 대해 여타분야는 지금까지 많은 분들이 거론하셨기 때문에 저는 해양안전관리문제를 언급하고자 합니다. 지난 2008년 해양수산부가 폐지되고 난 후 해양사고가 급격히 늘어났습니다.

해양수산부 폐지이후 선원문제와 선박에 대한 안전관리는 주로 국토해양부에서 담당하고 농림수산식품부는 거의 손을 놓고 있습니다. 그로인해 해양에서의 안전관리체계가 무너지고 해양사고 발생건수가 매년 급증해 2011년에는 과거 10년 내 최고인 946건의 해양사고가 발생했으며 해양 사고의 70%~80%가 어선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 가지 해양경찰업무에 대해서 언급하자면 중국·일본과의 해양영토문제, 어족 자원보호 등 해양경찰의 역할이 앞으로 더욱 증대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해군이 나서면 전쟁이기 때문에 해경이 나설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바다는 육상과 달리 현장 접근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정책기능이 아닌 현장관련기능은 해경으로 대폭 이양시키거나 긴밀한 협조체계를 구축해야 할 것입니다.

일본의 경우 최근 향후 5년간 해양 정책의 지침인 해양기본계획(2013년~2017년)을 확정하고 해상보안청의 인력과 장비를 확충해 해상보안 체제강화와 일본 영해를 침범하는 외국 선박과 해상교통로와 섬의 안전 확보 등에 대한 대응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우리나라 해양경찰청을 미국의 연안경비대(USCG)나 일본의 해상보안청 수준으로 그 기능과 역할을 확대시켜야 할 것입니다.

한국해기사협회 민홍기 회장

따라서 국정전반을 아우르는 정부조직 개편이라는 큰 비전에 따라 해양수산관련 정책 수립과 집행 및 통합·조정할 수 있는 최적의 부서가 성립돼야 하며 새로운 해양수산부는 기상청, 조선 및 해양플랜트 업무, 해양관광·레저, 도서관리 및 어촌지도 기능, 해양자원 관리, 해양영토 등이 추가된 강력한 부처가 돼야 또 다시 폐지되는 일이 반복되지 않을 것입니다.

박창호 교수 : 해양부가 살아나려면 뿌리를 탄탄히 해야 하는데 그게 과학기술부분입니다. 이 부분을 해결하지 못하면 해양수산부의 존립이 어려워진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이 바다를 건너가는 방법, 바다에 있는 수산 자원을 획득하기 위한 경제적인 방법 등 바다를 이용하기 위해 기술적인 부분이 뛰어나야 하고, 이 부분이 해양수산부에서 채워져야 합니다. 바다를 개척할 때 각종 플랜트나 장비 등에 대해 해양수산부가 관여를 해야 합니다.

일본, 미국 등은 해운과 조선 및 해양플랜트를 상무성 속의 하나의 국실에 통합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해운과 조선은 서로 수급의 관계에 있을 뿐 아니라, 해운에 대한 국제 규약은 바로 조선에 영향을 주게 되고 통합 관리시에 자금의 확보와 상호 융통이 유리합니다.

통합된 해운 조선 기능은 기존 국토해양부와 지식 경제부 중에 어느 하나에 몰아줄 경우 갈등의 소지가 크고, 최근 조선 사업에 있어서 해양플랜트의 비중이 증가 추세에 있기 때문에 제 3의 부처 이관이 바람직합니다. 해양플랜트는 해양개발의 중요한 인프라라는 점에서 해양을 전담하는 신해양수산부처에 두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또한 해양스포츠는 인프라, 안전관리, 레저 활동 지원 등에 부처 간 상충과 갈등을 겪고 있습니다. 마리나 건설은 국토해양부와 농림수산식품부간에 분산돼 있고, 수상안전관리는 해양경찰청의 ‘수상레저안전법’과 문화 체육관광부의 ‘레포츠활성화법’간에 상충되고 있습니다.

해양레포츠의 원스톱 행정서비스 체계도 구축해야 합니다. 크루즈항, 마리나 등 항만인프라와 수상안전인프라 주관부처 중심의 해양레포츠행정 원스톱 서비스 체계를 구축해야 할 것입니다.

해양수산부는 체계적으로 구성돼야 하는데 3가지의 기반을 갖춰야 합니다. 머리 부분에서 기획조정과 연구개발이 이뤄져야하고 몸통부분에서 해양자원, 에너지관리, 해운항만물류, 선박, 해양레포츠, 해양환경, 기상, 해양영토관리 등이 이뤄져야 합니다.

팔다리 역할에 복리후생 안정관리 교류협력, 예산집행 등이 다뤄져야 합니다. 해양수산부 폐지로 분산돼 있는 해양 고유 업무와 유관업무를 통합한 국가 해양정책 수행으로 해양행정의 규모의 경제가 지향돼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사회 : 해운업계 일각에선 과거 해양수산부 운영에 있어 해운물류, 수산시책의 이질화 등 문제점이 많았다는 견해도 만만치 않은데, 이에 대한 평가는?

김영무 전무 : 해양수산부가 폐지된 것은 해운항만 종사자들이 해운항만의 중요성을 인식시키는데 실패했기 때문입니다. 해양수산부 부활의 당위성에 대해 말하자면, 과거 정부 때는 해운에 관한 좋은 정책이 많이 나왔습니다. 국제선박등록제도, 톤세제, 선박펀드 등이 나왔는데 해양수산부가 폐지되고 나서는 해운에 관한 정책개발이 다소 느슨해진 것 같습니다.

현 정부에선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치자 지식경제부가 그 영향이 조선 산업에 미칠까 봐 조선소, 해운회사, 금융업계를 모아 토론회까지 열었습니다. 그때 주요국들은 자국 해운업계가 쓰러질까봐 정부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한 바 있습니다.

또 하나 해운에 대한 인식이 왜 부족하냐면 해운의 전후방사업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선박만 보는데 있습니다. 2012년 조선 산업이 어려우니까 수출입은행에서 3조원을 지원해줬습니다.

해외에서 국내 조선소에 발주한 선주들이 선박 건조를 포기할까 봐 지원한 것입니다. 조선 위기가 선박공급 과잉 때문에 왔는데 조선소에 지원해서 선박을 더 건조하는 발상은 잘못된 것입니다. 조선공급을 오히려 줄여야 하는데, 그만큼 해운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해양수산부가 다시 부활되면 해운항만 뿐 아니라 선박관리 금융분야를 다 포함해야 합니다. 이것이 모두 통합돼 다시는 없어지지 않는 대부처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우르는데 실패한다면 다음정권에서 또 없어질 지 모릅니다. 해양수산부가 커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민홍기 회장 : 공감 가는 얘기입니다. 해양수산부가 폐지된 데는 해운항만과 수산이 이질감을 스스로 극복치 못했다는 점에 있습니다. 과거 해양수산부는 태생적 한계점이 몇 가지 있었습니다.

정부조직의 대부분은 기능과 업무 또는 역할 위주로 분류돼 있으나 해양수산부는 공간개념이 도입된 소규모 부처로, 그로인해 정부가 바뀌거나 조직개편이 있을 때마다 존폐논란에 휩싸였었습니다.

또한 참여정부 시절 해양수산부 공무원들의 자만과 조직이기주의에 더해 참여정부 자체가 실패한 정부로 매김됨에 따라 해양수산인들은 허탈감과 배신감을 느꼈고, 해양수산부 조직 내에서 조차 폐지론이 등장했었습니다.

해양수산부가 부활되면 이러한 과거를 되풀이 하지 말아야 하는데, 해양수산부에서 적극적으로 이해부족을 빨리 극복 하면서 해양수산에 대한 기능을 높여야 합니다. 육상에너지는 고갈됐습니다. 해양에너지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양을 더욱 넓고 깊이 확보하느냐가 국부창출과 긴밀하게 연결돼 있습니다.

오거돈 총재 : 해양수산부가 없어질 당시에는 해양수산부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한 목소리를 내지 못했습니다. 이번 해양수산부 부활에 대해서는 해양수산의 산학연 등 관련된 많은 분들이 한 목소리를 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과거 해양수산부는 매우 취약한 부처였습니다. 부처로서 존재할 필요가 있나 싶을 정도로 그 영역이 매우 좁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 부처 중에서 가장 만만한 곳이 해수부였고, 결국 떨어져 나가버렸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 해양과 관련해 새로 발족되는 부처는 이제 다시 어느 누구도 손을 못 댈 정도로 확실한 자기 영역을 갖고 있는 틀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새누리당 이재균 의원

이재균 의원 : 1996년 해양수산부 발족으로 통합행정부처가 탄생했습니다. 당시 해양수산행정체제의 통합은 1994년 UN 해양법협약 발효에 따른 바다영토 확장과 해양개발 경쟁의 심화라는 국제적인 여건이 만들어낸 결과입니다.

하지만 해운항만을 포함하는 해양수산 분야는 방대하고 이질적인 영역으로 구성돼 있으며 인지도나 대외 언론노출 측면에서 볼 때 국민들이 바다에 대한 가치관을 형성하기가 쉽지 않은 측면이 있습니다. 차기 정부의 해양수산 총괄 행정부처를 논의하는 자리에서도 해양과 수산의 이질성 문제가 대두된 바 있고 수산분야에서는 나름대로 소외감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크게 보면 중앙언론에서 조차도 국토해양부는 국토부로, 농림수산식품부는 농식품부로 축약 언급하면서 해양과 수산은 뒷전으로 몰리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해양과 수산을 통합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기후, 조선, 극지 환경까지 포괄합니까. 해양과 수산의 통합은 바다라는 보다 더 큰 틀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또한 100만 해양수산인들은 이제 새로운 해양수산 총괄 행정부처가 어떤 모습을 담아낼 것인지에 대한 컨센서스를 이뤄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몇 차례의 정책토론회에서 갑론을박이 있었지만 대통령직 인수위에서 차기 정부 구상시 해양수산 총괄 행정부처의 역할과 기능에 대해 명확한 정의가 있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인수위에 해양전문가도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박창호 교수 : 차기 정부에서 해양수산부 부활에는 제대로 검토가 된 상태에서 만들어져야합니다. 지난번 참여정부가 끝나면서 현 정부 국토해양부 골격을 건설교통부 공무원들이 만들었는데 이때 검토가 제대로 안됐습니다.

인천재능대 박창호 교수

새 정부 출범에 앞서 이번에도 인수위 관계자들만이 모여 해양수산부를 설립케 되면 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다른 건 몰라도 해양수산부를 만들 때 기본골격은 공무원이 만들겠지만 검증을 받을 수 있도록 일종의 해양자문단을 만들어서 자문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회 : 우리나라 국부창출과 해양강국 발전을 위해 제안할 과제들이 많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민홍기 회장 : 전 세계는 해양개발과 바다개척에 사활을 걸고 누가 해양을 더 멀리, 더 깊게, 더 많이 차지하느냐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내륙국가인 몽골은 해운육성을 위해 우리나라에 자문관을 요청하고 한국해양대학교에 해운청장을 비롯한 관련공무원 20명이 해운항만, 물류산업, 해기교육 등에 대한 연수교육을 실시한 바 있으며 같은 내륙국가인 스위스는 세계 2위 컨테이너선사인 MSC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우리가 속해 있는 동북아의 해양패권을 놓고 중국, 일본, 미국, 러시아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될 것입니다. ‘21세기는 해양의 시대’라는 것은 이제 진부한 말이 됐고 소위 선진강국이라 일컬어지고 있는 나라 중에 해양강국이 아닌 나라는 찾기 어렵습니다.

해양을 통한 국가발전전략 수립을 위해 해양행정의 일원화를 통한 강력한 독립부처 설립이 최우선 과제입니다. 해양은 국부의 원천이고 블루오션이기에 규제보다는 지원과 육성에 무게 중심을 둬야 합니다.

또한 해양강국을 건설하려면 무엇보다 해기인력을 포함한 해양 전문인력 양성에 주력해야 합니다. 세상의 모든 분야는 그 분야의 전문가들이 이끌어 나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해양수산개발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우리나라 외항선 해기사의 경우 1만2천명이 필요하지만 7천명 정도가 양성돼 5천명이 부족합니다.

그리고 전 세계적인 해기인력 난으로 외국인 해기사 확보의 어려움과 선박의 대형화, 전문화, 첨단화 등 선박건조기술과 운항기술은 급속하게 진화하는 반면, 유능한 선·기장은 대학졸업 후에도 8년~10년 이상 경력이 필요하다.

따라서 근본 해결책은 양 해양대학생에 대한 대폭적인 증원이 필수입니다.

한편 차기정부의 선원 정책은 해기사 양성 확대와 더불어 지속적으로 승선할 수 있는 원동력 마련이 필수 요건입니다. 해기사들의 특수한 작업 환경과 매력 감소로 인해 젊은 해기선원은 점점 줄어드는 반면 해기선원의 노령화는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이를 대처하기 위해 차기정부는 해기선원에 대한 복지 정책강화는 물론 승선을 유도할 수 있는 제도 등 해기선원 매력 강화에 대한 체계적 관리가 필요합니다.

이재균 의원 : 지금과 같이 고용 없는 성장, 저성장 시대에는 일자리 창출이 최고의 복지이자 내수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유용한 수단입니다. 그런 차원에서 올해 국정감사에서 중점을 둔 부분이 바다에서 미래 먹거리, 미래성장 동력을 찾아야한다는 것이었고 그러기 위해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얼마 전 내수활성화 민관 합동토론회와 제2차 경제활력 대책회의에서도 나왔던 내용이, 크루즈 외국인 전용 카지노 도입 등을 통한 서비스분야에서의 고용 및 부가가치 창출입니다. 크루즈 승객 1명당 발생하는 부가가치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의 부가가치와 동일합니다. 정부가 21세기 신성장동력으로 지정한 MICE산업의 핵심견인시설인 복합리조트를 통해 고용을 창출하고 복지재원을 마련할 수도 있습니다.

또 우리나라는 조선을 제외한 해운, 물류는 미미한 수준이기 때문에 글로벌 대기업으로의 육성이 필요합니다. 특히 물류산업의 경우 세계적으로 M&A를 통해 몸집 불리기가 진행되고 있으나 우리는 대규모 기업집단내의 물류자회사에 일감 몰아주기와 인사적체 해소방안으로 악용이 되고 있어 제3자물류 활성화와 글로벌 물류기업의 양성이 시급합니다.

김영무 전무 :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 따르면, 해양 생태계의 잠재가치는 연간 총 22조6천억달러로 육상 생태계의 잠재가치의 2배에 달합니다. 또 해운/조선/수산 등 세계해양산업 규모는 2008년 7조6천억달러에서 2020년 14조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해양의 가치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무궁무진합니다.

차기정부에서 부활되는 해양수산부가 주축이 돼 해양관련 여러 산업을 통합하는 일관성 있고 미래지향적인 통합해양정책을 수립해 해양산업을 통합 국부창출에 주력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 해운업계가 경쟁국 해운기업들에 비해 위기극복이 더딘 이유는 금융시장이 취약해 선제적인 금융지원이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반해 중국, 유럽 등 경쟁국들이 자국 해운산업의 붕괴를 막기 위해 정책지원을 강화하는 이유는 해운시장의 극심한 장기침체로 인해 개별 선사의 노력만으로는  위기극복에 한계가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대량화물에 대한 국적선 운송비중 확대, 2자물류 규제와 함께 3자물류 육성을 위한 정책지원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해기사 수급문제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한국상선대의 규모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부원선원과 해기사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데 반해 부원선원들의 선상생활 기피와 초급해기사들의 조기이직으로 부원선원은 물론 해기사들까지 외국에서 들여오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밖에도 친환경 녹색해운문제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사안입니다. 국제해사기구(IMO)는 오는 2013년 1월1일부로 신조선을 대상으로 온실가스 배출저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한편, 현존선에 대해서는 에너지효율관리계획서를 선내에 비치하도록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대응방안을 화급히 마련해야 합니다. <정리 : 정지혜 기자 jhjung@ks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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