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9-26 10:44

씨앤에어라운지/비씨로지스틱스 이병철사장

“직원만족경영은 결국 고객만족을 이끌어냅니다”
소수정예로 미주지역 수입화물 콘솔에 강점

 


“직원만족경영은 결국 고객만족을 이끌어냅니다”

국제물류주선업체(포워더) 비씨로지스틱스의 차별화 전략에 대한 이병철 사장의 말이다.

이 사장은 고객만족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직원만족이 우선이라고 꼽는다. 포워딩 업무가 서비스업인 만큼 사람이 중요하고, 규모가 작은 만큼 직원들이 맡은 역할도 크다.

이 사장은 “일반론적인 차별화 전략은 대부분의 포워더들이 갖고 있고 내세울 것도 못 된다”며 “하지만 직원들이 회사에 만족하면 저절로 대외서비스의 질이 높아져 경쟁력으로 발현된다”고 말했다.

직원들의 업무 만족도가 높을수록 일에 자부심을 갖고 친절하게 고객을 응대하게 돼 장기적으로 회사에 대한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것.

비씨로지스틱스의 고객은 대부분 10년 이상의 장기고객들이다. 그만큼 튼튼한 거래관계를 다져 놓은 셈이다.

이 사장은 “처음에는 아무 준비 없이 회사를 설립해서 주변 거래처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며 “IMF로 원화대비 달러 환율이 치솟을 당시 수입이 줄어 수입영업이 어려웠지만 솔직한 영업방식으로 고객들의 신뢰를 받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환율이 800원에서 2000원으로 올라 수입물량이 급격히 줄었던 1998년 회사를 설립해 물량을 확보하기가 어려웠다. 견실한 업체들도 휘청거리던 때라 화주들이 선뜻 작은 업체에게 거래를 맡긴다는 것은 용단이 필요했을 만큼 당시 상황은 좋지 못했었다.

주변 환경이 여유롭지 못했지만 그렇기에 오히려 이 사장은 더 열심히 일에 임했고, 장기거래를 유지 할 수 있는 디딤돌을 놓을 수 있었다.

포워딩 업계에 입문한지 26년째인 이 사장은 수입 영업맨으로 ‘한 우물’을 파왔다. 비씨로지스틱스는 수출입물량을 모두 소화하고 있지만 수입물량 비중이 더 큰 것도 당연하다.

특히 미국 인바운드 소량화물(LCL)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대형 화물혼재기업(콘솔리데이터)들이 수출 LCL물량을 보낸 만큼 수입 LCL물량을 받는 이른바 ‘주고받는 식’의 영업이 아닌 자체 영업물량이 대부분이다.

“자체 영업으로 유치한 수입영업화물과 미국 파트너가 확보한 화물이 적절히 섞여 있어요. 창사 이래 직접 화물을 영업해온 방식이 저희 회사의 자부심이자 ‘특화서비스’라고 말할 수 있죠.”

비씨로지스틱스는 매년 흑자경영을 하고 있지만 초기에는 나름 고충이 있었다. 회사 설립 후 1~2개월 동안은 신생업체로 비용이 많이 들다 보니 집에 월급도 못 가져다 줄 형편이었다.

“회사 설립 때 직원 단 2명으로 시작해 영업을 할 시간도 없었어요. 수입물량은 노미(nomination.바이어가 운송사를 지정한 경우) 건이었기 때문에 선적 후 도착항까지 시간 여유가 있어 그때 영업준비를 마쳤죠. 집에는 6개월간 월급은 없다고 통보했지만 일이 잘 풀리면서 3개월째부터 월급을 갖다 줄 수 있어 다행이었죠(웃음).”

가족적인 업무환경이 곧 ‘경쟁력’

비씨로지스틱스의 뜻은 ‘최고 수준의 물류’(베스트 클래스 인 로지스틱스)란 의미를 담고 있다. 비씨로지스틱스의 최종 목표이기도 하다. 이 사장은 인재를 중요시하고, 가족적인 회사를 만드는 것이 곧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길이라고 정의했다.

이 사장은 직원들의 사기진작을 위해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업무환경을 바꾸려고 노력한다. 사장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직원들과 가족같이 지내길 바라는 마음에서 청소도 같이 커피 한잔도 직접 타서 마실 정도다.

직원들을 배려하는 마음은 회사 경영이념에도 고스란히 묻어난다. 이 사장은 회사를 구멍가게에 빗대어 ‘구멍가게론’을 경영이념으로 삼고 있다.

요즘 24시간 편의점과 대형마트들이 골목상권을 침범하고 있지만, 경쟁력이 있는 구멍가게들은 생존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포워더도 고객인 화주에게 규모와 경쟁력 있는 운임을 제공하는 대형 포워더들이 존재하지만, 편리성과 접근성에 가격경쟁력을 갖춘 포워더가 있다면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 회사 규모를 키우기보다는 소수정예의 직원들로 높은 서비스를 제공해 영역을 만들어가고 있다.

“구멍가게론의 가장 큰 매력은 ‘우리’라는 이미지 메이킹입니다. 화주, 해외파트너, 국내 협력업체들이 포워더를 바라보는 인식이 ‘우리’라는 공동체라는 생각을 갖게 되면 배타성이 없는 친근감을 가질 수 있죠.”

비씨로지스틱스는 ‘우리’라는 경영이념을 가지고 상호간 신뢰를 구축할 수 있는 환경을 갖기 위해 해외파트너에게는 무조건 해외송금 1등 업체로, 국내협력업체와는 갑과 을의 관계에서 벗어나 상생하는 관계로, 화주에게는 신뢰할 수 있는 운송파트너로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한편, 이 사장은 포워딩 시장의 물량유치를 위한 출혈경쟁에 대해 ‘남 좋은 일만 시키는 격’이라고 일갈했다.

이 사장은 “지나치게 저렴한 운임을 요구하는 화주에게는 정중히 거절한다”며 “공정한 경쟁은 이윤이 매우 낮은 운임과 장기 미수기간으로 무장할 수 없다. 이런 영업은 기술이 아니라 앞에서 남고 뒤로는 밑지는 포워더의 발전을 저해하는 영업형태”라고 꼬집었다.

  < 정지혜 기자 jhju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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