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6-26 19:29

해운사 해외 페이퍼컴퍼니 '세무당국 표적'

A해운등 2곳 세관당국에 재산도피·밀수 혐의 검거

해외 페이퍼컴퍼니를 통한 해운사들의 사업방식이 세무당국의 표적이 되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해운사 2곳이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재산도피 또는 밀수입을 했다는 혐의로 잇따라 검거됐다.

관세청은 지난 4월 국내 굴지의 선박회사인 A해운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의 재산도피 및 자금세탁, 외환거래법상의 해외예금 미신고, 해외채권 미회수 등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범칙 금액은 무려 2천억원이 넘는다.

A해운은 국내 법인자금으로 구입한 선박의 운항수입, 선박 매각대금 등 약 565억원을 싱가포르에 설립한 페이퍼컴퍼니인 P사의 비밀계좌에 은닉했다.

이 돈 중 400억원 상당을 세탁해 외국인 투자 명목으로 국내 반입했다. 물론 이 과정에서도 역시 페이퍼컴퍼니가 활용됐다.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소재 페이퍼컴퍼니인 O사, 싱가포르 소재 페이퍼컴퍼니인 S사를 거쳐 자금이 세탁됐다. A해운의 지주회사인 B사는 국내로 반입된 자금으로 A해운의 지분을 늘렸다.

또다른 해운사인 C사는 홍콩 페이퍼컴퍼니 명의로 선박을 구매한 후 국내에 신고없이 수입해 운항했다는 혐의로 올해 1월 검거됐다.

이 선사는 국내 법인 소유 선박으로는 내외항 선박운항요건에 미달해 선박을 운항할 수 없게 되자 페이퍼컴퍼니 명의로 선박을 사 파나마에 편의치적한 뒤 수입 신고 없이 밀수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밀수입 금액은 35억원에 이른다. BBCHP(국적취득조건부나용선) 형태로 선박을 확보했을 경우 해당 선박이 최초로 국내에 입항할 때 수입신고를 해야 한다.

이를 두고 국세청이 시도상선의 권혁 회장에 4000억원대의 추징금을 부과한 사례처럼 해운업에 대한 몰이해로 이번 사건이 발생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관세청 관계자는 “자금 회수나 용이한 영업을 위해서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할 수 있지만 이번 건은 페이퍼컴퍼니가 개인 사주의 지분 확대와, 재산도피에 악용된 것으로 판단했다”며 “관련 사건은 검찰에 송치된 뒤 마무리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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