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3-02 10:54

인터뷰/ 경기침체 장기화…선박금융확보 지원 총력

주성호 국토해양부 차관
해운종합정보시스템 개선, 해운시황포털 구축 예정
해운부대업 체계적 관리…협회 역할과 위상제고 추진, 고부가가치 산업 육성, 새 시장 개척 적극 지원

고유가 등이 세계 해운시황 회복의 발목을 단단히 잡고 있다. 해운경기 침체의 주요인이었던 공급과잉 현상은 내년 이후 점차 회복될 것으로 보여 선사 간 운임경쟁 여부가 업황 회복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국토해양부는 경기 침체 장기화에 대비해 해운기업들이 자체 구조조정을 지속토록 유도하는 한편 수출기반보험 등을 통해 선박금융 확보를 지원할 계획이다. 국토해양부는 국내 해운업계의 유동성 확보에 특히 중점을 두고 시책을 펴 나갈 방침이다.

본지는 국토해양부 주성호 차관과의 대담 인터뷰를 통해 불황 극복을 위한 정부의 지원책과 제반 현안문제들의 해결방안 등을 들어보았다.

Q. 올해 1분기가 해운시황의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금년 한해 상저하고의 전망이 우세합니다만, 차관님은 향후 시황 전망을 어떻게 예측하시는지요.

물동량 증가폭 둔화와 공급과잉 누적으로 올해도 해운시황 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공급 과잉이 완화되는 오는 2013년 이후에는 점차 회복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참고로 세계 선박발주량를 보면 2010년 1,948척에서 2011년에는 1,180척으로 40%가 감소했습니다. 선박인도예정량도  2012년 1억4천5백만DWT, 2013년 6천9백만DWT 그리고 2014년에는 1천5백만DWT로 급격히 줄어들 전망입니다.

특히, 컨테이너시장은 시장점유율 제고를 위한 선사간 운임경쟁 여부가 시황 회복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정책금융기관 통한 공적 보증 강화

Q. 해운물류산업 불황 타개를 위한 정부의 지원책은?

국내 해운기업들은 세계 경기위축 및 공급과잉에 따른 해상운임폭락과 유가 급등 등으로 자금난을 겪고 있습니다. 심지어 유류비가 운항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에서 50% 수준으로 급증하고 있어요.

시황 침체 장기화로 신규 선박금융 중단은 물론이고 기존 대출에 대해서도 조기 상환 또는 선가 하락에 따른 추가 담보 요구(LTV : Loan To Value) 등으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해운기업이 자체 구조조정을 지속토록 유도하고 민간 선박금융 위축에 대비해 수출기반보험(6천억원), 온렌딩(3억달러), 그린쉽 프로그램(1억달러) 등을 통해 선박 금융 확보를 지원할 계획입니다.

정책금융기관을 통한 공적보증 강화 등 유동성 지원방안도 관계기관과 지속적으로 협의해 추진해 나갈 예정입니다.

Q. 선박금융 활성화 및 금융권에 해운산업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합니다. 이와관련 선박금융공사 설립에 대한 입장은?

국내 민간금융기관은 해운분야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해 해운 불황 시 과도한 대출회수 등 선순환적 투자에 역행하고 있는 측면이 있으며 해운 경기변동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해운업을 지나치게 고위험 산업으로 분류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따라서 해운에 특화된 금융기관을 설립해 선가(船價)가 낮은 불황기에 선박투자를 확대하는 등 해운산업을 활성화 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는 충분히 공감하고 있습니다.

다만 기존 정책금융기관과의 역할 정립 및 설립 재원 마련, 운영 시 수익성 및 재무건전성 확보 방안 등 선결돼야 할 문제가 있으므로 지난 1월 17일 발의된 한국선박금융공사법 제정안의 처리 추이 등을 보아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2020년 관리선박 4,800척까지 확대

주성호 차관은 본지 편집국장과의 대담을 통해 고유가 지속 등으로 해운업황의 회복이 지연되면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해운기업들의 유동성 확보 지원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Q. 선박관리업에 대한 지원 정책은?

최근 해운업이 선박의 소유와 관리를 분리하는 추세에 있어 선박관리업이 독자적인 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선박관리산업발전법」을 제정, 금년 7월 1일부터 시행할 예정입니다.

필요한 선박관리 전문가 양성을 위해 한국해양수산연수원에 선박관리 기초과정(2012년 90명), 한국선박관리업협회에 심화과정(2012년 150명)을 개설해 운영할 계획입니다. 또 일본시장 개척을 위해 현지 설명회를 개최하고 중소업체가 보다 효율적으로 선박관리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정보시스템 구축사업도 지원해 나갈 계획으로 있습니다.

이러한 정책들을 통해 2020년까지 관리선박을 약 4,800척까지 확대함으로써 일자리 창출 및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참고로 2011년말 기준 관리선박 척수는 1,945척(국적선 772척, 외국적선 1,173척)입니다.

Q. 실용적인 해운물류 통계자료에 대한 업계의 요구가 큽니다. 이에 대한 정부 대책은?

우리나라는 세계5위 해운국이자 세계1위의 조선국으로 해운분야에서 많은 고급 정보를 생산하고 있습니다만 해운통계 관리가 미흡해 해외 리서치 기관 등에서 통계 자료를 확보해 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해운관련 각종 통계와 자료의 생산·관리를 위한 해운종합정보시스템을 개선 중에 있으며 해운시황포털도 구축할 예정입니다. 해운종합정보시스템은 외항선사, 선원 및 선박정보를 통합(2012~2013년)해 동 시스템에 통계분석솔루션을 설치(2014년), 관련 통계를 실용적인 데이터로 생산, 대내외에 제공하는 시스템입니다.

해운시황포털이 구축(2011~2015, 20억원)되면  국내외 해운정보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2012년부터 국내 중소선사들에게 정보 위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2013년 이후는 아시아 등 해외 통계로 확대해 다양한 정보를 제공케 됩니다.

Q. 글로벌 물류기업 선정·육성제도가 시행돼 오는 4월 1차 육성대상기업이 선정될 예정입니다. 이와관련 상세한 설명 부탁합니다.

최근 종합물류기업을 중심으로 해외매출·거점이 크게 증가하는 등 해외시장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참고로 종합물류기업 해외매출은 2008년 1.25조원에서 2011년에는 4.9조원으로 늘어나는 등 연평균 57.8%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종합물류기업 해외거점 수도 2008년 145개에서 2011년에는 192개로 증가했습니다.

DHL과 같은 글로벌 물류기업과 비교할 때, 해외 네트워크 등의 측면에서 크게 열악한 수준입니다. 참고로 글로벌 거점수를 보면 독일 DHL이 220개국·854개, 미국 UPS가 200개국·1,801개, 범한판토스 36개국·133개, CJ GLS 11개국·24개, 그리고 대한통운이 7개국·10개입니다.

지난 1년 간 물류기업 CEO 면담 등 업계의견 수렴 결과, 현지어가 가능한 물류 전문인력 부족, 투자자금 부족 등이 공통적인 애로사항으로 제기돼 글로벌 물류기업 선정·육성제도를 마련하고 선정기업에 대해 금융조달(수출입은행 금리 최대 0.5%P 우대)과 인력양성(글로벌 인턴, 현지 채용인력 교육)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앞으로도 정부는 물류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시 애로사항을 지속 발굴하는 한편 해외시장 진출에 필요한 지원도  계속 확대해 나갈 예정으로 있습니다.

Q. 국내 해운산업에서 해운부대업의 역할도 매우 큽니다. 해운부대업의 건전한 성장을 위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지원시책이 필요하다고 보는데요?

해운부대업 활성화를 위해 신규 등록과 사업 변경 신고 등에 대한 업무를 지방해양항만청으로 위임해 민원인이 편리하게 서비스를 이용토록 했으며 선박대여업 등록 기준을 완화해 20톤 선박 1척만 보유해도 대여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 해운부대업의 대외 이미지 제고와 해운부대업체의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등록 갱신제'를 해운법 개정안에 포함시켜 국회에 상정, 현재 법사위에 계류중입니다.

등록증 유효기간을 3년으로 해 3년 이상 계속 영업을 할 경우 갱신토록 하고, 갱신하지 않은 업체에 대해선 등록을 말소하게 됩니다. 동 제도 도입 후 등록 갱신에 필요한 행정절차는 해운부대업 해당 협회에 위임해 해운부대업계를 체계적으로 관리토록 하는 등 협회의 역할과 위상 제고도 추진할 방침입니다.

Q. 금년 2월 5일부터 시행되고 있는 물류창고업 등록제의 의의와 물류창고업의 당면과제는 무엇인지요?

영세업체 난립과 과당경쟁으로 저하된 보관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전국 물류창고업 현황을 파악해 우수 물류창고업을 지원·육성하기 위한 등록제를 도입했습니다.

등록대상 업체들이 6개월의 등록기간 내에 등록해야 하므로 협회 등을 통해 적극 홍보하고, 시ㆍ도 등록 업무담당자 교육도 실시할 예정입니다.

현재 지역별·규모별 시설 현황정보가 없어 기업이 물류시설 확충 등의 의사결정에 어려움이 있으나 내년부터 국가물류통합정보센터를 통해 등록업체정보를 제공, 물류업계의 애로사항을 해소할 방침입니다.

‘해운정책 발전 협의회’ 구성·운영

Q. 해운물류분야의 민관협력 강화를 위한 협회와의 협조체제 구축 방안은?

정부는 해운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 장·차관과 선주협회 회장단, 주요 선사 및 중견선사 CEO와의 간담회 등을 수시로 개최해 주요 현안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또 해운산업 발전을 위한 정책 개발과 대책 마련을 위해 해운관련 협회들이 참여하는 '해운정책 발전 협의회‘를 지난해 2월부터 구성해 운영 중입니다.

해운시황에 대한 정확한 점검과 대응방안 마련을 위해 KMI, 협회 및 업계 담당자들이 참여하는 '해운시황 점검 회의'도 지난해 연말부터 수시로 개최하고 있습니다.

Q. 부산북항, 부산신항의 조화로운 발전을 위한 국토해양부의 시책방향과 향후 항만개발에 있어 지역특성과 배후단지 등을 고려한 신중한 정책전환이 필요하다고 보는데 견해는?

우리나라 대표항만인 부산항을 항만물류경쟁력 강화는 물론, 도시와 조화되는 공간으로 집중 육성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신항과 북항의 동반 발전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인식하에 양 지역에 대한 개발 전략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컨테이너 부두 21선석이 확보된 신항에 대해 부두 및 배후단지의 단계적 확충, 서비스 다양화 등 세계적 수준의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구축하고 부산항 물동량의 절반 이상을 처리하고 있는 북항도 신항-북항간 연결도로 지원와 피더부두 확충 등을 통해 물류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 중입니다.

아울러 북항 노후화 지역에 대한 재개발 및 친수공간 조성사업 등을 통해 부산항이 도시와 조화되는 친환경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Q. 해양과기원 설립 추진상황 및 향후 계획은?

‘해양과기원법’ 부칙(제2조)에 근거해 2월 3일 국토해양부 2차관인 제가 위원장이 돼 전문가 10인으로 설립준비위원회를 구성했습니다.

또 설립준비위원회의 업무를 보조하기 위해 2월 8일 실무조직으로 KIMST 등의 전문가를 포함한 설립준비추진단도 구성됐습니다.

향후 법 시행일인 7월 1일 설립을 목표로 시행령·시행규칙, 정관 등 관련 규정을 제정하고 초대 임원(이사·감사) 선발, 법인 설립허가·등기, 2013년 예산안 마련, 그리고 교과부 업무 이관 등을 추진하는 한편 구체적인 설립준비추진계획(안)을 마련, 과기원 설립을 차질 없이 추진토록 하겠습니다.

Q. 여수엑스포 성공적 개최를 위한 추진상황은?

우리부는 2012 여수세계박람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하여 시설확충 등 제반사업을 착실히 추진 중입니다.

주요 전시관은 이미 작년말 완공했으며, 아쿠아리움 등 기타 민자시설은 올해 2월까지 완료할 예정입니다. 순천~완주고속도로(2011.4), 전라선 복선전철화 사업(2011.9)이 완료되는 등 연계 교통망 확충도 차질 없이 추진하고 있습니다. 고속화사업은 박람회 전 완료 예정이며 완료시 35분이 단축(3:32→ 2:57)됩니다.

호텔·콘도, 임시·대체 숙박시설 확충, 공연·음식점·숙소 조회·예약 등 원스톱 서비스 제공과 같은 관람객 편의 제고에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방송사·포탈·SNS 등을 이용한 집중 홍보 등을 통해 중국·일본인 등 외국인 대상 관람객 유치에도 적극 노력 중입니다.

엑스포 기간 중에는 개·폐막식 등 공식행사, 국가의 날, K-POP 공연 등 약 8천여회의 다채로운 문화공연을 준비 중에 있으며, 태풍·폭염 등에 대비한 대응매뉴얼을 마련하고, 자원봉사자를 선발하는 등 박람회장 운영에 만전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3월부터는 자체 시범운영과 3회에 걸친 모의 예행연습을 통해 문제점 등을 보완해 나갈 계획입니다. 박람회 이후, 주제관·해상무대 등 핵심 콘텐츠를 활용한 박람회장 사후활용방안도,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상반기 중 조속히 수립하여 박람회장과 인근지역을 세계적인 해양관광 리조트 및 남해안 선벨트의 중심지로 조성해 나갈 것입니다.

2012 여수 해양엑스포의 성공적 개최는 우리나라가 해양강국으로 진입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입니다. 앞으로 여수해양 엑스포 사업의 착실한 마무리와 차질없는 준비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겠습니다.

위기극복에 지혜 모아야

Q. 해운물류업계에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장기간에 걸친 3중고로 인해 해운업계의 경영여건이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므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업계의 절실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선박의 감속운항, 연료 수급지 최적화 등을 통해 운항 원가절감을 위한 자구 노력을 기울이고 선박 공급량 조절 등 해운산업의 경영 효율화를 위한 생존전략 모색에 주력해야 할 것입니다. 정부에서도 업계의 유동성 확보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해양크루즈산업, 선박관리산업, 해양플랜트서비스산업 등 고부가가치산업 육성과 중남미, 아프리카지역에 대한 진출 등 새로운 시장개척도 적극 지원할 방침입니다. < 정창훈 편집국장 chjeo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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