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2-09 13:16

나만의 노하우로 ‘북방물류 접수’

직원간 나눔 경영으로 ‘주인의식’높여 매출성장
화주에겐 맞춤서비스로 신뢰 높여

●●● 북방물류 전문기업 KYL의 사세 확장이 눈길을 끌고 있다. 창립한 지 이제 3년 밖에 안된 신참 회사지만 매년 30% 이상의 매출액 고성장을 일궈 왔다. 몽골을 주력시장으로 대기업들과의 물류계약이 외형 성장의 배경이다.

김명진 사장은 “매년 매출 성장을 하고 있는데 직원들이 모두 주인의식을 갖고 일당백의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직원들은 14~15년지기 동료들로 서로를 잘 알고 있는 점이 빠른 기간에 매출 신장을 이룰 수 있게 도왔다.

KYL의 경영이념도 같이 성장하는 회사를 꿈꾼다. 사훈인 ‘초심을 지키는 KYL, 나눔의 가치를 아는 KYL, 내일을 창조하는 KYL’에서 그 비전을 엿볼 수 있다.

김 사장은 “매출 성장 만큼 그 수혜를 직원들과 나누고 있다. 실적이 공유되다보니 서로 감시자 역할을 하며 회사를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매출을 단기간에 빠르게 끌어 올릴 수 있었던 배경에는 대기업들과의 탄탄한 신뢰관계가 있다.

KYL은 지난해 몽골정부가 현대자동차로부터 택시용 승용차를 수입할 때 물류수송을 전담해 실력을 인정받았다. 설립 첫해에는 몽골정부가 한국에서 수입하는 400대의 버스를 최단기간에 울란바토르까지 수송해 업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굵직굵직한 수송을 맡게 되면서 신생업체의 핸디캡을 극복하고 점차 탄탄한 기업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KYL은 올해 한국-몽골 수교 21년 만에 처음으로 진출한 국내 1군 건설사의 건설 원자재 물류를 맡았다. 지난해 건설업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롯데건설의 몽골 하얏트호텔 건설 수주 건이다. 그 동안 국내 중소형 건설업체가 몽골 건설시장에 진출한 적은 있지만 대형 건설사의 공사참여는 이번이 처음이다. 롯데건설이 이번 프로젝트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은 물론이다. 물류기업들도 프로젝트 참여에 사활을 걸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국내 건설업체들이 몽골시장을 눈 여겨 보고 있는 만큼 롯데건설 물류를 맡는 업체가 향후 이 지역 건설시장 물류를 선점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 때문이었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물류계약을 따낸 곳은 김명진 사장이 이끄는 KYL이었다.

CIS지역 ‘소문난 잔칫상’ 우려

다만 최근 들어 중앙아시아 물류시장의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것은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블루오션이던 북방물류시장이 레드오션으로 전환된 셈이다. 김 사장은 “대형 프로젝트 건이 늘어나면서 물류업계의 관심이 커지다 보니 중앙아시아 시장이 ‘소문난 잔칫상’으로 비춰지고 있다”고 말했다.

카자흐스탄이나 우즈베키스탄 등 독립국가연합(CIS) 지역 대형 물류프로젝트 입찰은 시장에서 다양하게 회자되고 있지만 정작 최종적으로 성사된 계약은 1~2건에 불과하다.

북방물류를 하지 않던 대형물류업체들이 규모를 내세워 시장에 명함을 내밀고 있는 상황에서 화주들이 물류단가를 낮추기 위해 여러 물류기업들에게 다단계 식으로 견적을 문의하는 게 실제 입찰처럼 부풀려지고 있다는 얘기다.

그만큼 경쟁도 치열해지고 난관이 예상되는 시장이지만 노하우가 필요한 지역이다 보니 물류프로젝트를 마무리지었을 때의 보람은 더욱 크다.

김 사장은 지난해 문제가 될 수 있었던 물류프로젝트를 KYL만의 노하우로 원활히 마무리 지은 사연을 소개했다. 카자흐스탄 에키바스토즈광산에 현대중공업의 신형 굴삭기를 도입하는 수송 건이었다. 에키바스토즈광산에 현대중공업의 대형 장비를 처음 도입하면서 지역 광산주들이 대거 참석하는 축하행사가 마련됐다. 현대중공업에서는 행사에 맞춰 화물이 안전하게 도착할 수 있을 지 많은 우려를 했다. 앞서 현대중공업은 러시아에 동일 장비를 수출하면서 2번의 축하행사를 진행했는데 물류업체가 행사일정을 맞추지 못한데다 장비까지 파손돼 난감했던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수출 장비가 워낙 크다 보니 수송도 만만치 않았다. KYL은 광산 장비를 벌크와 컨테이너로 나눠 행사 당일 안전하게 수송을 마쳤다.

김 사장은 “50여명이 참석하는 대규모 축하행사여서 제시간에 운송하지 못하게 될까 걱정했는데 정확한 날짜에 화물도 안전하게 수송해 정말 다행이었다”며 그때 당시를 회상했다.
화물이 제 날짜에 안전하게 수송되자 현대중공업은 KYL의 물류서비스 능력을 최고로 인정했다. 수송을 완벽하게 마무리했기 때문인지 현대중공업은 광산주로부터 추가 물량을 수주했고 다시 KYL에 물류를 맡겼다. 현재 수출화물은 항구에서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

화주에게 신속한 정보 전달 ‘맞춤서비스’

KYL은 CIS 지역 화주들에게 신속한 대응과 정확한 물류서비스를 위해 카자흐스탄에 법인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으며 우즈베키스탄, 몽골, 키르기스스탄에 지사를 확보하고 있다.

중앙아시아는 내륙국가로 물류시장이 불투명해 지사장이 현지 문제해소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TSR TCR은 여러 국경을 통과하므로 현지의 관세법이나 각 국경지역 정보를 미리 파악하고 있어야 초기 대응할 수 있다. KYL은 향후에도 필요한 지역에 지사망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김 사장은 “물류업체와 화주 간에 오랜 기간 거래를 하다보면 주는 화물을 매번 같은 방법으로 싣게 되는 매너리즘에 빠지게 되는데, 안주하기보다는 끊임없이 노선과 서비스를 개발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KYL이 또 무엇보다 내세우는 장점은 ‘맞춤서비스’ 에 의한 신속한 대응이다. 회사규모가 크면 고객의 요구사항에 대응이 느릴 수 있지만 적은 규모이라 피드백이 빠르고 화주에게 집중할 수 있어 고객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다. 수송상황 등의 정확한 정보도 제공하고 변화에 대한 정보 공유가 물류업체와 화주 간에 빠르고 투명하다. 예상되는 상황에 대해 효과적으로 운송노선을 선택할 수 있게끔 제시하고 안내한다.

북방물류업체들의 큰 골치거리인 TCR(중국횡단철도)의 적체 피해에서도 KYL이 다소 비켜 설 수 있었던 것도 신속한 대응에 의한 결과다. KYL은 몽골과 중앙아시아지역 비중이 60% 이상으로 높은 편이지만 벌크화물 수송이 상대적으로 많다. 김 사장은 TCR 적체가 심각해지자 벌크화물을 TSR(시베리아횡단철도)로 돌려 수송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컨테이너에 의존해 TCR을 이용하는 경쟁업체들보다 TCR 적체 피해를 오롯이 당할 수밖에 없었다.
김 사장은 “현재 TCR 적체는 비수기다보니 다소 누그러졌지만 3~4월에 다시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항상 대안 루트를 염두에 두고 물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KYL은 올해 사업계획은 지난해 대비 매출 30% 이상 증대로 목표를 설정했다. 올해 시황은 전반적으로 어둡지만 시황전망과는 별개로 북방 CIS 국가들의 프로젝트를 감안했을 때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지난 4일 KYL은 제2의 여의도라 불리는 상암동 디지틸미디어시티(KGIT 센터)에 사무실을 분양받아 입주했다. 김 사장은 “회사 이전과 함께 북방물류 전문기업의 이름을 걸고 제2의 도약에 나설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 정지혜 기자 jhju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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