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06-26 17:50
[ 현대부산터미널, 동북아 중심항만으로 육성 ]
구 자성대부두 인수 ‘현대부산컨테이너터미널’ 20일 개장
현대상선은 지난 20일 부산항에 ‘현대부산컨테이너터미널’을 개장하고 앞으
로 대대적인 시설확충과 적극적인 항만세일즈를 통해 동북아의 첨단 중심항만
으로 육성키로 했다.
민영화 방침따른 첫 민간기업 운영항만
현대부산터미널은 정부의 항만 민영화 방침에 따라 지난 5월말 실시된 부산항
자성대 터미널(BCTOC) 국제입찰에서 현대상선이 1천6백억원에 인수해 2달여간
개장준비를 마친 뒤 이날부터 본격적으로 운영을 시작한 것이다.
이 터미널은 지난 78년 국내최초로 개장한 최대규모의 공용 컨테이너터미널로
길이 1,447미터의 안벽, 갠트리 크레인 13기 등 대규모 시설을 갖추고 있으나
수심이 낮은데다 시설이 노후화되어 초대형선이 기항하지 못하는 등 그동안 생
산성이 떨어지면서 연간 처리규모가 1백만TEU에 그치고 있다.
현대상선은 “국내에서 공용터미널을 민간기업이 인수해 운영하기는 이번이 처
음으로 효율적 경영기법 도입과 적극적인 항만 세일즈를 통해 이 터미널을 싱
가포르 항만을 능가하는 동북아의 최첨단 중심 터미널로 육성하고 부산지역경
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도록 발전시켜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대상선은 이에 띠라 장비개선 및 터미널 시설확장 및 개선, 준설 등에 총 1
천8백79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갠트리 크레인 등 장비를 첨단제품으로 교체
하는데만 1천6백47억원, 터미널 시설확장 및 개선에 2백3억원, 수심 준설에 29
억원 등을 각각 배정했다.
주요 투자내역은 우선 현재 12.5미터의 수심을 14미터이상으로 준설하여 5천
TEU급이상 초대형선 유치에 주력하고 1만톤급 중형선 선석을 피더전용 선석으
로 특화하여 연근해 운항선박도 적극 유치할 계획이다. 또 터미널 야드의 생산
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트랜스퍼 크레인에 자동주행방식, 자동위치인식방
식 등 첨단시스템을 적용할 예정이다. 이밖에 갠트리 크레인을 최대 18열 이상
처리할 수 있는 최신형으로 바꾸는 등 모든 장비를 첨단제품으로 교체하고 화
물반출입 체크방식도 현재의 바코드시스템에서 최첨단 게이트자동화시스템으로
변경하여 터미널 운영효율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또 컨테이너 수송용 열차
가 터미널내까지 진입할 수 있는 만큼 철도수송을 활성화하여 보다 신속한 서
비스를 제공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현대상선은 아울러 이 터미널의 운영은 종전처럼 공용터미널 형태를 유지하기
로 했다. 현재 이터미널을 이용중인 30여개 선사의 선박은 계속 기항토록 하는
한편 국내외 신규선사 유치를 위한 세일즈를 강화할 계획이다. 미주, 구주 등
주요항로 뿐만아니라 아시아 역내화물수송의 거점항만으로서 선박의 크기에 관
계없이 자유롭게 기항할 수 있는 전천후 공용터미널로 집중육성하고 이를 통해
중장기적으로 부산지역 경제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발전시킨다는 것이다.
특히 선사가 터미널을 운영하는 만큼 고객인 기항선사들이 요구하는 최상의 서
비스를 펼치키로 했다.
총 1천8백79억원 투자 시설 확충
현대상선은 이처럼 대대적인 시설투자와 적극적인 항만세일즈를 통해 터미널의
생산성을 30%이상 높이고 이에 따라 연간 처리물량도 현재 1백만TEU수준에서
향후 1백30만TEU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현대상선측은 전용터미널과 같은 항만물류시설의 확충을 통한 신속하고 안정된
서비스 제공이 21세기 해운기업 경쟁력의 관건으로 대두되고 있다며 현대 부산
터미널 개장을 계기로 이 분야를 전략사업으로 육성해 본격적인 종합물류기업
으로 도약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대상선은 이번 부산터미널 개장으로 부산 감만 터미널 및 광양터미널을 포함
해 국내에서만 3개의 터미널에서 연간 2백여만TEU의 컨테이너를 처리하는 최대
터미널 운영업체로 부상했으며 해외에서도 카오슝, 롱비치, 타코마 등에 전용
터미널을 확보하고 있다. 21세기초 까지는 전세계에 10여군데 정도의 터미널을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다.
한편 현대상선은 이날 박세용 회장, 김충식 사장 등 회사 임직원, 안상영 부산
시장 등 부산지역 기관장, 항만관계자 등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현대부산
컨테이너터미널’ 개장식을 가졌다.
<항만터미널, 민영화 시대 개막>
◇ 컨테이너 수송서비스 품질경쟁 시대 돌입
현대상선이 국내화물을 미국 동부로 수송할 때 걸리는 기간은 14일에 불과하
다. 국내 하주의 화물을 컨테이너 전용열차나 트럭으로 부산항까지 옮기는데 1
일, 부산항 전용터미널에서 선박을 이용해 롱비치로 직행하는데 8일, 다시 2단
적 전용열차로 옮겨실어 미 동부까지 직송하는데 4~5일을 잡으면 최종 하주까
지 14일이면 충분하다. 이는 이구간에서 경쟁사 보다 1~3일 앞서는 것이다. 하
주들은 미주, 구주, 아시아 등 세계 어디서든 같은 조건의 서비스를 제공받는
다.
이렇게 내륙~항만~해상~내륙 전구간을 논스톱으로 연결하는 이른바 문전서비스
의 종합물류서비스를 펼치느냐가 오늘날 컨테이너 수송서비스 경쟁력의 관건이
다.
주요선사들은 90년대 중반까지 보다 빠르고 큰 선박의 투입, 항로망을 늘리는
외형 확장경쟁을 주력해 왔다. 하지만 이후 이같은 경쟁이 한계에 봉착하자 경
쟁사와의 과감한 ‘전략적 제휴’를 통해 주어진 조건에서 서비스 범위를 확대
하고 수송시간을 단축하는 등 서비스 품질경쟁에 주력하는 한편 전용터미널 확
보로 더욱 빠르고 안정된 서비스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 전용 터미널 확보경쟁 가속화
선사들이 전용터미널을 직접 운영함으로써 생산성과 경쟁력을 높이고 부가가치
를 만들어 낼 수 있는 1석 2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점에서 터미널 확보경
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머스크나 NYK, 에버그린 등은 미주, 아시아, 유럽 등을 중심으로 10여개 이상
의 전용터미널을 운영중이며 현대상선 등 국적선사들도 주요지역 터미널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우리정부의 터미널 민영화 방침도 국내항만의 터미널 확보
경쟁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현대상선의 경우 지난해 부산 감만과 광양에 전용터미널을 개장한데 이어 올들
어서만 자성대 터미널외에도 해외에서 미국 롱비치 터미널 지분을 추가 인수해
자영화하고 타코마항에 국내 최초로 전용터미널을 개장하는 등 투자를 강화하
고 있다.
현대상선은 앞으로도 국내외의 항만개발 및 터미널 민영화 계획에 따른 운영업
체 선정에도 적극 참여하여 21세기초 까지 10여군데 정도의 터미널을 추가 확
보할 계획이다.
◇ 전용터미널 확보경쟁의 배경과 효과
전용터미널이 있으면 공용터미널이나 타회사의 터미널은 이용하는데 따른 체
선, 체화 우려없이 정확하고 안정된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컨테이너 수송 서비
스는 스케줄 유지가 생명인데, 과거 부산항이 평균 하루 이상씩 체선되는 경우
가 허다해 전체 스케줄이 연쇄적으로 늦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현대상선은 지
난해 부산 감만에 전용 터미널을 개장한 후 이같은 문제가 해소됨으로써 서비
스 수준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전용 터미널에 최첨
단 장비를 설치하는 등의 투자확대로 생산성을 높이는 것은 고객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발판이 되는 것이다. 현대상선은 지난해 개장한 부산 감만
과 광양 터미널에 게이트자동화시스템을 설치해 화물반출입 시간을 단축하고
최첨단 갠트리크레인으로 작업속도를 앞당겨 생산성을 극대화하면서 세계적인
첨단 터미널로 각광을 받고 있다. 이와함께 전용터미널이 자체화물 처리 뿐만
아니라 타선사를 유치함으로써 부가이익을 창출하는 수익원으로 부상하고 있
다. 현대상선은 이미 광양터미널에 대만의 완하이와 양밍라인을 유치해 운영효
율을 극대화하고 있으며 해외의 롱비치나 타코마 등의 터미널에도 외국선사의
유치를 위해 앞으로 세일즈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 전용터미널 확보로 물류비는 얼마나 절감하나
이같은 전용터미널 확보를 위한 투자로 선사가 얻는 이득은 어느정도인가. 현
대상선이 공용터미널이 아닌 전용터미널을 사용함으로써 우선 과도한 터미널
사용료를 물지 않아도 된다. 대형 컨테이너선 1척ㅇ르 기준으로 국내 항만에서
하역료와 터미널내 야적장 사용료, 기타 운송비 등으로 지출되는 4백20여만달
러를 절감하고 공용터미널을 사용할 때 자주 발생하는 체선, 체화에 따른 손실
도 절감할 수 있다. 또 내륙각지의 자체 물류기지, 항만과 직통으로 연결되는
사유화차 운행, 게이트자동화시스템 등 첨단장비 설치로 인한 인건비 절감 등
까지 포함하면 연간 약 4백50만달러 정도를 절감한다. 최대시장인 미국 서부지
역 항만은 국내항만보다 비용이 2배 가까이 들어가기 때문에 이지역의 전용터
미널 확보로 인한 비용절감 효과는 더 크다.
◇ 앞으로의 전망은
현대상선은 이미 21세기초까지 전세계 10여군데 이상의 전용터미널을 확보한다
는 계획을 수립하는 등 주요선사간의 전용터미널 확보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
망이다. 이와함께 선사들은 전용터미널의 생산성과 경쟁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최첨단 장비설치,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운영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