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0-27 17:31

동남아항로/ 태국 홍수 직격탄 ‘방콕항 하역 올스톱’

10월 깜짝 호조에도 운임은 제자리
동남아항로는 10월 하순 이후 반짝 강세를 보였으나 운임회복으로는 연결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게다가 태국 지역의 홍수피해가 동남아항로에 먹구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취항선사들은 10월 3주차 이후 인도네시아를 기점으로 상승곡선을 그렸다고 말했다. 일부 선사들의 경우 선복부족을 호소할 만큼 이전까지의 부진을 씻고 깜짝 호조를 보였다. 수출기업들이 연말을 앞두고 석유화학제품(레진) 등의 원부자재 물량들을 밀어내기 한 것이 시황 상승의 가장 큰 원인으로 풀이된다.

국적선사 한 관계자는 “기업들이 그동안 불황으로 쌓여 있던 물량들을 영업 목표 달성을 위해 밀어내기 했다”며 “특히 중국 국경절이나 인도네시아 르바란(이슬람 명절)으로 나가지 못했던 물량들이 10월 셋째주 이후 러시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향후 전망은 썩 밝지 않다. 여전히 선복과잉이 유효하기 때문이다. 선사들이 계획했던 운임회복도 유야무야되는 분위기다. 아시아역내협의협정(IADA) 취항 선사들은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최고경영자(CEO) 회의에서 11월께 20피트 컨테이너(TEU)당 50달러의 운임인상을 실시하자고 결의했다.

국적선사들은 자체적으로 인도네시아 50달러, 베트남 30달러의 운임인상에 나서기로 계획한 바 있다. IADA는 일본발 필리핀 인도네시아 베트남 하이퐁행 화물에 대해서 11월부터 운임인상을 실시키로 확정했으나 한국시장의 경우 합의를 끌어내지 못했다.

취항선사 한 관계자는 “물동량이 늘어났다고 하지만 운임회복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다”며 “글로벌 선사들이 원양항로가 부족하자 근해항로 영업을 강화하고 있고 선복과잉도 여전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동남아항로에선 운임회복보다 태국 홍수가 더 큰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태국 방콕 일대의 홍수피해로 수송차질이 현실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방콕항의 경우 선박입항은 가능하지만 화물처리는 완전히 마비됐다. 현재 선사들은 인근 램차방항으로 화물을 옮겨와 선적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형편이다. 하지만 램차방 처리능력도 크지 않아 조만간 불능상태에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한국에서 동남아로 수출되는 건설기자재나 자동차, 철강제품들이 직격탄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방콕을 통해 수송됐던 라오스향 중고차 등도 대체항 찾기에 나서야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자동차기업이나 카메라 생산업체들의 현지 공장들도 모두 큰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져 선사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한편 동남아정기선사협의회 6개 회원사가 수송한 1~9월 동남아항로 물동량은 수입항로에서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수출항로 물동량은 6.5% 늘어난 77만8천TEU, 수입항로 물동량은 14% 늘어난 59만5천TEU로 집계됐다.
이밖에 고려해운은 한국-말레이시아서비스(KMSK)에서 이달 초부터 포항영일만항을 취항함으로써, 포항영일만항에서 동남아항로의 문을 열었다.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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