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9-21 16:08

“TCR 화물싣기 너무 어려워” 수출화주들 '발동동'

25일 걸리던 운송기간, 90일까지 지연…운임할인도 폐지

●●●TCR(중국횡단철도)의 화물적체현상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TCR은 지속적인 화물적체현상을 빚어왔으나 올 상반기 물량이 전년대비 150%이상 증가하면서 적체현상은 심화됐다. 카자흐스탄 도스틱의 화차(Wagon) 부족으로 적체는 심각한 수준까지 이르렀다. 예전부터 중국 국경인 알라산커우에서 카자흐스탄의 도스틱으로 넘어가는 철도구간은 정체가 심하고 연말이 되면 물량적체도 심한 지역이다. 카자흐스탄 정부에서는 최근 화차를 1200대 추가 공급했지만 화물선적지연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TCR을 이용하면 카자흐스탄의 수도 알마티까지 평균 25일 걸리던 운송기간이 적체로 70일에서 최대 90일까지 지연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TCR 전문 수송업체 관계자는 “운송기간에 두 달 이상은 잡아야한다”며 “도스틱의 화차부족 뿐만 아니라 중국에서 일어난 홍수피해로 연운항에서 출발하는 화물에 대해서는 발차 금지 조치가 내려진 상태”라며 적체현상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알라산커우에서 카자흐스탄 국경인 도스틱간의 통관철차 지연도 적체를 심화시켰다. 중국열차는 표준궤를 사용하고 카자흐스탄 열차는 광궤를 사용하기 때문에 구간이 달라 크레인으로 화차를 옮기는 환적작업을 거쳐야하는데, 도스틱역에서 화차를 옮기는 일부 크레인이 고장 나면서 적체현상을 키우는데 한몫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고장 크레인은 수리가 마무리된 상태다.

하지만 중국정부에서 카자흐스탄 국경에서의 적체현상이 심해지자 연운항, 칭다오 발착을 제한하고 나섰다. 연운항은 TCR의 시발점이다. 예전에도 적체현상으로 인해 중국정부에서 빈번하게 제한과 중지조치를 시행한 적이 있었지만, 8월10일부터 계속된 제한조치로 화주들은 화물을 싣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중국정부의 발차제한조치에 대해 S 수송업체 관계자는 “중국정부에서 빈번하게 화물발차 제한을 하고 있다. 카자흐스탄 국경에서 적체로 인해 TCR 출발지인 롄윈강에서 발차제한을 하기도 하지만 기후문제 때문에 제한 결정을 내리기도 한다”며 “9월 중순 내려졌던 발차제한은 중국에서 일어난 수해로 인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나마 한국 수출화주에 대해 카자흐스탄 수입업체들이 정부에서 불가피하게 내린 결정으로 이해하고 있어 운송클레임 건수는 적은편이지만 화물 선적이 지연되고 운송대금 회수도 안돼 피해는 심각한 상황이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중국 철도청은 8월1일부터 중국 연운항과 청도에서 카자흐스탄으로 보내는 화물에 대한 TCR 운임 할인제도도 폐지했다. 그동안 TCR 활성화를 위해 중국정부에서는 중국내 TCR 구간에 대해 열차운임의 30%를 할인해왔으나 적체가 심해지자 할인혜택도 거둬들인 것이다. 오는 10월1일부터는 CIS 구간 운임도 인상된다. 그동안 TCR은 중국·카자흐스탄·러시아 국경을 경유해 유럽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TSR(시베리아횡단철도)보다 각 구간 별 운임이 비싼편이었다.

문제는 제한조치로 인해 지난 6, 7월에 발차가 지연된 화물에 대해서도 정상운임 적용해 화주와 운송업체의 피해가 심각하다는 것이다. 수출화주들은 운송업체가 운임을 올린격으로 해석돼 마찰을 빚고 있다.

이에 지난달 31일 한국무역협회 화주사무국은 TCR 운송업체 관계자들과 ‘TCR 화물적체관련 대책회의’를 가졌다. 이날 대책회의에는 TCR 전문 수송업체들이 참석해 피해상황과 향후 화주와의 피해 분담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9월부터는 다시 성수기로 접어들어 적체가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 따르면, 여름에는 수해로 인한 화차 지연이 있었다면 겨울에는 적설량에 따라 열차 수송이 지연되면서 내년 초까지 적체현상이 이어질 수도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화주사무국은 TCR 적체현상에 대해 중국정부가 내린 제한조치를 풀어줄 것과 운임할인 폐지에 대해 업계의 입장을 주중한국대사관에 건의할 예정이다.

화주사무국 관계자는 “운임할인 폐지로 피해를 입은 운송업체와 화주가 분담형식으로 해결하려는 입장인데, 운임할인 폐지와 관련해서는 화주의 입장을 고려해 다시 할인을 받을 수 있는 방향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TCR을 이용하는 수출업체들을 대상으로 화물적체로 인한 피해실태 조사를 실시하고 피해를 최소화 하기위해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정지혜 기자 jhjung@ks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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