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7-28 10:00

판례/ 상법상 히말라야조항 효력과 운송인의 주의의무

金 炫 법무법인 세창 대표 변호사 (국토해양부 고문 변호사)
■ 대법원 2009년 8월20일 선고 2007다82530 판결

【원고,피상고인】 원고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XX 외 2인)
【피고,상고인】 피고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ZZ 담당변호사 김OO 외 5인)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기초사실 및 쟁점

소외 수입자는 수출자로부터 운송물을 수입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본건 화물의 육상/해상 운송을 위해 위 운송을 모두 포함하는 운송계약을 C해운과 체결했다.

C해운은 D에게 해상운송계약을 의뢰하고 E에게 본건 화물의 부산항내 컨테이너 적입 용역계약을 체결했다. E는 다시 F에게 컨테이너 작업 부분의 용역을 의뢰했고 본건 화물의 컨테이너 적입과정 중 F의 운전기사의 과실로 인해 화물에 손상이 가해지게 됐다.

위 사고와 관련해 원고 A보험회사는 수출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하고 F의 사용자인 E에게 구상청구를 하게 됐다. E의 보험사인 피고 B는 위 구상청구에 대해 다투게 됐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이 사건 사고 발생 당시에는 아직 이 사건 화물에 관한 선하증권이 발행되지 않았고 그 후 D가 이 사건 화물 중 사고화물인 인버터를 제외한 나머지 화물에 관해서만 선하증권을 발행한 사실, D 발행의 선하증권 이면약관 제4조 제1항에는 D는 화물을 인도받아 단독 관리하게 됐을 동안에만 화물에 대해 책임을 부담한다고 하면서 항구 대 항구 사이의 운송의 경우에는 D가 선적항에서의 화물의 수령시부터 선박에서 양하가 완료될 때까지만 화물에 대해 책임을 부담한다고 규정돼 있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피고는 D가 사고 이후 발행한 선하증권 상 히말라야 약관에 따라 자신의 책임은 운송인의 그것과 동일한 제한을 받게 되며 또한 상법의 유사규정에 의하더라도 책임 제한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았다.

D의 책임은 선하증권의 이면약관, 즉 D가 화물을 인도받아 단독관리하게 됐을 동안의 기간에 대해서만 화물에 대한 책임을 부담하고 항구에서 항구까지의 해상 운송의 경우에는 선적항에서 화물의 수령시부터 양하가 완료되는 시기까지만 화물에 대해 책임을 진다는 약관에 따르면 D가 화물의 수령시(직접관리가 가능한 시기)부터 책임이 개시되는데,

본건 사고는 화물의 수령이전인 바 D의 책임구간이 아니며 따라서 E는 D가 발행하는 선하증권상의 히말라야 조항을 적용받을 수 없다는 것이며 본건이 복합운송임에도 해상운송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어 상법의 해상편이 적용될 여지가 있으나 하역업자는 독립적인 지위에 있는 계약자로서 상법상의 히말라야 조항인 제789조의3(현 제798조)상의 사용인에 해당하지 않아 하역업자에 대한 책임제한을 불가능하다고 판시했다.

2.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하급심에서 인정한 사실관계를 원용하면서 다음과 같이 판단했다.

가. 인용법리

[1] 해상운송인이 선하증권의 이면약관으로 운송인이 선적항에서 운송물을 수령해 단독으로 관리하게 되는 때부터 운송인으로서의 책임을 부담하도록 정하더라도 구 상법 제790조에 반하는 무효의 약관이라고 할 수 없고 이 경우 해상운송인의 책임은 운송인이 선적항에서 화물을 단독으로 관리하는 때로부터 개시된다.

[2] 구 상법(2007년 8월3일 법률 제858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제789조의3제2항에서 운송인이 주장할 수 있는 항변과 책임제한을 원용할 수 있는 ‘사용인 또는 대리인’이란 고용계약 또는 위임계약 등에 따라 운송인의 지휘·감독을 받아 그 업무를 수행하는 자를 말하고 그러한 지휘·감독과 관계없이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자기 고유의 사업을 영위하는 독립적인 계약자는 포함되지 아니하므로 그러한 독립적인 계약자는 위 법 제789조의2에 기한 운송인의 책임제한 항변을 원용할 수 없다.

[3] 해상운송에 있어서 컨테이너 적재작업을 하던 도중에 화물이 손상된 경우 항만에 화물집하소를 두고 컨테이너 적재작업을 하는 자는 운송인의 면책항변을 원용할 수 있는 이행보조자가 아니다.

나. 판단

(1) 구 상법(2007년 8월3일 법률 제858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이하 ‘구 상법’이라 한다)제788조 제1항은 “운송인은 자기 또는 선원 기타의 선박사용인이 운송물의 수령, 선적, 적부, 운송, 보관, 양륙과 인도에 관해 주의를 해태하지 아니했음을 증명하지 아니하면 운송물의 멸실, 훼손 또는 연착으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 바,

이러한 해상운송인의 운송물에 관한 주의의무는 해상운송인이 송하인과의 해상운송계약에 따라 운송물을 수령해 운송인의 지위를 취득하는 경우 그 계약에 따른 책임범위에 대한 해상운송인의 주의의무를 규정한 것이고 해상운송인이 운송물에 대해 수령부터 인도까지 주의의무를 다하는 내용으로 운송계약을 체결하도록 강제하는 규정으로 볼 수 없다.

따라서 해상운송인이 선하증권의 이면약관으로 운송인이 선적항에서 운송물을 수령해 단독으로 관리하게 되는 때부터 운송인으로서의 책임을 부담하도록 정하더라도 구 상법 제790조에 반하는 무효의 약관이라고 할 수 없고 이 경우 해상운송인의 책임은 운송인이 선적항에서 화물을 단독으로 관리하는 때로부터 개시된다.

그렇다면 이 사건 사고 당시 E는 C와의 용역공급계약에 따라 컨테이너 적입작업을 수행한 것이고 달리 E가 오직 소외 D를 위해 화물을 수령해 관리에 착수했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으므로 D가 선하증권 이면약관에서 정한 바와 같이 화물을 인도받아 단독 관리하는 것으로 볼 수 없어,

송하인 등은 이 사건 인버터의 컨테이너(사고화물) 적입 작업 중의 사고에 대해 D를 상대로 선하증권 이면약관에 기재된 해상운송인으로서의 책임을 주장할 수 없고 D에게 이 사건 사고에 대한 운송인으로서의 책임이 인정되지 않는 이상 컨테이너 적입작업 등의 용역공급을 한 E는 선하증권의 이면의 히말라야 약관을 적용해 소외 D의 운송인으로서의 항변이나 책임제한을 원용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원심이 이 사건 사고에 대해 D가 해상운송인으로서의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 것을 전제로 해 컨테이너 적입작업 등을 담당한 E에 대해 선하증권의 이면약관인 히말라야 약관이 적용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은 위와 같은 법리에 따른 것으로 정당하고 피고가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운송인의 책임범위에 대한 법리를 오해해 히말라야 약관 적용에 관한 결론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2) 구 상법 제789조의3제2항에서 운송인이 주장할 수 있는 항변과 책임제한을 원용할 수 있는 ‘사용인 또는 대리인’이란 고용계약 또는 위임계약 등에 따라 운송인의 지휘·감독을 받아 그 업무를 수행하는 자를 말하고 그러한 지휘·감독과 관계없이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자기 고유의 사업을 영위하는 독립적인 계약자는 포함되지 아니하므로 그러한 독립적인 계약자는 구 상법 제789조의2에 기한 운송인의 책임제한 항변을 원용할 수 없다(대법원 2007년 4월27일 선고 2007다4943판결 참조).

원심이 E의 화물 집하소는 E주식회사가 자기 고유의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 관리·운영하는 곳이고 이 사건 화물에 대한 컨테이너 적입작업 등을 비롯한 E의 화물 집하소에서의 작업은 C와 E 사이의 용역공급계약에 따라 E가 그 전체 작업에 대한 1회성의 대가를 지급받는 것일 뿐 그들 사이에 고용계약이나 위임계약이 체결된 바 없으므로 E 자신의 책임 아래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C로부터 의뢰받은 일을 완성하는 지위에 있는 독립적인 계약자이고 C의 사용인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은 위와 같은 법리에 따른 것으로 수긍할 수 있다.

또한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사고 당시에는 D에 대해 해상운송인으로서의 책임이 개시되지 않았으므로 E를 D의 사용인으로 볼 수도 없다. 따라서 원심판결에는 피고가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운송인의 사용인 등에 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3.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게 하기로 관여 대법관의 의견이 일치돼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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