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7-17 12:18
초대형 선박 수주발주량 과다...운임약화 지속될 듯
예상했던 대로 향후 해운업계 최대 난관이 선복과잉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특히 8천TEU급이상 초대형, 1만4천TEU급이상 극초대형 선박의 증가 추세로 운임 시황은 약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이같은 선복과잉 지속으로 앞으로 12~18개월 동안 글로벌 해운시황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무디스 한 관계자는 특히 벌크(건화물) 시황은 대형 벌크선의 잇따른 인도로 올해 최악의 상황을 맞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벌크선의 경우 현재 수주잔량은 현재 전 세계에 운항 중인 전체 벌크선의 46%에 달한다고 언급했다.
또 이들 기발주 선박의 80%가 향후 2년 안에 인도될 것으로 보여 수급불안에 따른 운임 하락이 불가피할 것을 보인다고 덧붙였다. 공급과잉으로 올해 해운업계 운임은 지난해에 비해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디스는 탱커(Tanker) 부문도 선복량 과잉 문제가 심각하다며 최소 2013년까지 공급과잉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제는 무디스가 평가하는 선사들은 경쟁력이 높은 글로벌 선사라는 점이다. 이를 감안할 때 이들 선사들에 비해 비용과 운임 면에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중소형 선사들은 더욱 험난한 시련을 겪을 것으로 예고되고 있다.
특히 컨테이너 시황도 벌크와 마찬가지로 현실은 녹록치 않다.
13일 프랑스 소재 해운컨설턴트인 알파라이너(AXS-Alphaliner)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 세계적으로 총 177척(1430만TEU)의 컨테이너선이 발주됐는데 이중 8000TEU급 이상의 컨테이너선은 7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중 8000~1만3100TEU급 컨테이너선은 60척(59만5000TEU)이 발주돼 전체 발주량의 41.5%를 차지했다.
극초대형 컨테이너선으로 분류되는 1만4000TEU급 이상 컨테이너선도 전체의 34.8%를 기록, 향후 해운업계 운임인상 계획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지난달 2일 런던의 물류전문지 IFW에 따르면 자넷 루이스 맥쿼리 증권 수석연구원은 "올해 아시아-유럽 노선에 대한 전반적인 수요가 견조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글로벌 선사들이 1만TEU급 이상의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본격적으로 투입, 역내 선박 운임에 악재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선사들 입장에서는 8000TEU급 컨테이너선을 1만TEU~1만2000TEU급으로 대체할 경우 평균 소석률(적재능력 대비 실제 적재량)이 적어도 90% 수준으로 떨어진다"며 "적재량을 채워야하는 압박감에 대형 선사들이 화주에 운임할인을 제시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설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글로벌 해운업계 형국이 '치킨게임'으로 향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한진해운 등 국내 해운업체들은 지난 1분기 적자 전환 이후 수익성이 더 악화되고 있다. 특히 글로벌 선사와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무리한 투자를 추진하고 있어 한진해운의 재무구조는 더욱 악화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는 10월 이후 계절적 비수기가 시작되면서 업계 전반적으로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면서 "중장기 업황 전망은 상당히 불투명한 부문이 많다"고 지적했다.
윤 연구원은 "한진해운 주가는 장기 실적전망보다는 단기 운임추이에 민감하게 반응하므로 운임 상승에 맞춰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며 "8~9월까지는 운임이 상승할 전망이어서 한진해운 주가는 단기적으로 반등이 기대되나 최근의 차입금 증가는 악재"라고 강조했다.
그는 "2분기 한진해운의 경우 953억원의 영업손실이 추정되는데 최근의 영업실적으로는 투자비와 금융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는 점이 중장기적으로 부담요인"이라며 "한진해운의 경우 내년 자금 수요가 늘어나면서 부채비율은 2010년 말 261%에서 내년 말 341%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상선과 STX팬오션 등도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적자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증권가에 따르면 STX팬오션의 올해 영업손실은 4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2분기 들어 영업손실은 3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상선의 경우 최근 올해 영업이익을 종전 7300억원에서 2750억원으로 종전 대비 60% 넘게 하향 조정했다.
이승철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국내 해운업계 2분기 실적이 고유가와 운임하락으로 이중고를 겪으면서 부진할 것"이라며 "다만 성수기 도래에 따른 물동량 증가 및 운임 상승으로 향후 턴어라운드 가능성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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