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7-15 07:54

법정관리 개시 또는 종결, 법정 간 해운선사들은...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해운선사들이 재기의 발판를 마련하기 위해 자산 매각과 인력 감축, 임금 삭감 등 뼈를 깎는 자구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

그 결과 삼선로직스와 대우로지스틱스는 당초 예상보다 빨리 조기에 기업회생절차를 졸업했다. 하지만 시황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조기종결이 해당기업에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법정 관리를 신청한 해운사는 삼선로직스·대우로지스틱스·티피씨코리아·세림오션쉬핑·봉신·대한해운·삼호해운·양해해운·조성해운 등 총 9곳이다.

이 가운데 삼선로직스와 대우로지스틱스는 지난 5월 19일과 6월 8일 회생절차가 각각 종결됐다. 이들 업체는 채무변제 종료와 실적 개선 등으로 법정관리를 일찍 마칠 수 있었다.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한 티피씨코리아도 법정관리 조기종결이 추진되고 있다. 법원은 최근 채권자들에게 법정관리 조기종결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잇단 조기종결은 업종 특성 상 법원이 해운사의 자금을 통제하는 것 외에는 영업측면에서 경영할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법정관리 기업의 70% 이상이 결국은 파산했다”며 “법원이 해운사 경영능력에 한계를 느껴 조기 종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빅4 선사 가운데 하나인 대한해운의 회생계획안도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6월 3일 제1회 관계인 집회에서 관리인 보고서를 통해 대한해운은 경영정상화 방안을 간략하게 밝혔다.

대한해운은 우선 포스코와 한국가스공사, 한국전력 등에 투입되는 장기계약 선박들의 유지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들 기업이 최대 수입원이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대한해운은 육상인력을 118명에서 90명으로 24% 줄였다. 육상임원의 보수를 총액에서 60% 감액했고, 일반직원은 최근 3년간 급여가 동결된 상태에서 차량유지비, 자녀학자금, 통신비 등의 자금을 전액 삭감했다. 사옥 등 보유 부동산과 자산가치가 높은 자산 매각으로 기업회생에 필요한 자금마련에 주력하고 있다.

이밖에 봉신과 세림오션쉬핑은 지난 5월 11일과 6월 21일 각각 회생절차와 회생계획을 법원으로부터 인가받았다. 삼호해운은 4월 27일 부산법원의 포괄적 금지 명령이 내려졌고, 양해해운은 지난 1일 기업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받았다

하지만 법정관리 조기졸업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해운시황이 호황일 경우 법정관리에서 빨리 벗어나는 것이 도움이 될 가능성이 높지만, 현재와 같은 불황속에서는 조기종결이 해당기업에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대형선사 관계자는 “법정관리에서 조기졸업한 해운사가 실적개선을 이뤄 법원에서 승인한 회생계획을 충실하게 실행한다면 문제가 없지만, 적자로 인해 회생계획을 준수하지 못할 경우 다시 법정관리에 들어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실패한 경영진이 아무런 책임도 없이 조기종결을 통해 경영권을 되찾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실제 법정관리에서 가장 먼저 졸업한 삼선로직스의 경우 송충원 회장이 최대주주로 복귀했다. 감자를 통해 송 회장의 지분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본인 혹은 특수관계인들의 출자를 통해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법원 관계자는 “법정관리의 기본 목적은 구주주의 경영책임을 묻고 파산한 기업을 정상화시키는 것”이라며 “수많은 채권자들이 막대한 손실을 감수하면서 90%이상의 부채탕감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결코 실패한 경영자의 구제가 목적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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