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3-03 15:20

KSG칼럼/ 무늬만 海技士 평생을 짝퉁으로 살며 얻은 벼슬 “해운계 甘草”

서대남 편집위원
G-5 海運韓國을 돌이켜 보는 추억과 回想의 旅路 - (39)

2006년 하반기에 접어들자 2003년 후반부터 2004년을 피크로 해서 상종가로 치닫던 해운시황은 2005년을 잘 넘기고는 줄곧 약세로 돌아서 상승기조가 둔화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짧은 호황 긴 불황은 어쩌면 짧은 만남과 긴 이별이나 짧은 행복 긴 불행의 연속으로 이어지기 쉬운 인간의 세상살이를 반영이라도 하듯 반짝 3년을 못 채우고 내리막 길을 가게되지 않을까 염려됐으나 환율상승 이득을 톡톡히 보게 된다. 원양항로 컨테이너선의 운임 상승세가 꺾이게 되고 용선지수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2004년 말에 6000포인트를 꼭지점으로 BDI(벌크운임지수) 지수는 ’06년 하반기에는 2000포인트마저 무너지는 저점을 찍다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는 등 랠리현상을 반복했다.

유조선 시황 역시 중동정세 불안과 미국을 휩쓴 허리케인에 강타 당해 WS(World Scale:유조선 운임지수)이 50포인트로 주저앉는 등 하향국면으로 접어들게 되었다. 그러나 컨선 부문은 앞선 호황기에 발주된 대형선들이 인도되기 시작, 그해 8월에 취항하기 시작한 머스크라인의 극초대형선 11,000 TEU급 ‘엠마 머스크호’를 유럽/극동항로에 배선하기도 했다.

▶ ’04년 6000BDI 피크 해운시황 내리막길, WS도 50P 기록

같은 시점에 한진해운도 1만TEU급 선박 여러척을 발주했다. 한편 종래의 4~6,000TEU급 선박은 틈새항로나 피더항로에 밀려 쏟아져 나와 항로마다 선복 과잉현상을 빚게 되고 북새통을 이뤄 컨테이너 정기선 시황도 낙관할 수준이 못됐다.

합리화 이후 3~40개로 줄었던 외항선사도 면허규정의 완화로 ’06년 들어서는 협회 회원사가 전년비 31개나 늘어 자격상실한 3사를 탈퇴시키고도 무려 92개사로 늘어나 점차 적정 수준을 넘고 있다는 부정적인 시각이 설득력을 얻기도 했다.

호황기의 투자의욕 앙등, 수출입은행의 선박금융지원과 선박투자회사제도의 활성화로 이들 선사의 보유 선복량은 1,524만톤으로 늘어났다. 수출입 해상물동량은 6억8,400만톤으로 이중 국적선 적취율은 18.1%를 보여 1억2,400여만톤을 우리 배로 실어 날랐고 운임수입은 원화가치 상승에 힘입어 전년에 비해 1.2%가 는 25조565억원에 달했으며 세후 당기 순이익도 전년대비 14.3%가 늘어난 1조6,350억원을 기록했다.

선사가 늘자 외항해운업계의 총자산도 전년보다 22.4%가 늘어난 24조7,795억원에 달했고 총부채규모는 10.6%가 중가, 12조 7,653억원 규모였고 주요 재무비율은 자기자본비율 43.0%, 부채비율 132.5%, 유동비율 118.5%로 집계되었다.

▶ ’06년 부산신항 開場·일본서 ASF, 14代 金成珍 해양장관 취임

’06년 1월19일 드디어 시범운영을 마친 부산신항이 개장식을 갖고 정식으로 가동하기 시작했다. 3월에는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과 중소기업청장을 지낸 해양수산부 제14대 김성진(金成珍) 장관이 취임했다. 5월에는 제11차 ASF(아시아선주포럼)회의가 일본의 카루이자와에서 개최되어 참여 각국 대표들은 세계해운 시장에서 아시아선주들이 목소리를 높일수 있게 역할을 강조하며 향후 업무를 구체적이고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상설 사무국을 설치키로 합의했다.

6월16일에는 용인의 SK아카데미에서 네 번째로 사장단 연찬회를 열어 상반기 중의 주요업무 추진실적과 하반기 추진 계획을 보고받고 KMI가 해운시황 전망을, KPI는 선주상호보험의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고 함께 협의하기도 했다.

5월26일엔 ‘제11회 바다의 날’기념행사를 가졌다. 또 9월들어서는 노사협력을 위한 합동연수회를 중국에서 갖고 해운선진국으로 도약하고 있는 차제에 발전지향적인 노사문화 구축방안을 심층 논의하고 합의하기에 이르렀다. 여러 해 동안 논의를 거듭하던 그리스와의 해운협정도 그해 9월을 기해 체결하게 됐고 12월에는 해양안전정책을 주제로 대대적인 세미나도 개최했다.

무엇보다 말론 브란도와 에바 마리센트의 옛 영화 ‘워터 프런트’를 연상시키며 어느 나라 부두나 항만이건 유사현상을 보이던 부두노조의 유니언샵 제도는 필자가 하역업무를 담당하던 선주협회 업무부장 시절부터 개선대책이 해를 두고 논의 돼 온바 있었다.

사용자 실체가 모호한 가운데 근로자 단체가 노무 공급권을 독차지하고 있어 이의 상용화 방안이 예각적인 대립상태를 견지하며 마찰을 빚어 왔으나 점차 몰꼬를 트기 시작하더니 드디어 초읽기에 들어갔다. 1898년 47명의 부두 하역 근로자들이 함경북도 성진항에서 최초로 부두노조를 결성한 이후 100년만에 항만 노무공급 체계의 재편이 빠르게 진전됐다.

항운노조가 그간 일방적으로 독점 공급해오던 노무공급을 2007년부터는 물류기업이 직접 고용하는 상용화 체제로의 전환을 노사정이 대안을 제시하여 원칙적인 합의에 이르는 놀라운 성과를 끌어내게 된 것이었다.

인건비 감소와 기계화 촉진, 근로조건과 복지향상 등의 문제를 두고 엇갈리는 견해들이 산적해 있어 앞날이 순탄치 만은 않을 것이란 전망과 더불어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지적 속에 그래도 우선 부산항, 인천항, 평택항 순으로 점차 확대시켜 나가기로 합의했다. 시작이 반이요 한술에 배부르랴 했거늘 일단은 부두하역의 혁명적인 거보를 내딛게 된 것이리라.

▶ 항만노무 독점공급 상용화, 北 핵실험, 潘 UN사무총장 취임

한편 대포동 미사일을 쏘아대던 북한이 6월9일에는 지하핵실험을 강행하여 국제사회를 충격으로 몰아가며 세계평화를 위협하는 사고를 쳤다. 반대로 10월 14일에는 코피 아난 후임으로 한국의 반기문(潘基文) 외교부장관이 제8대 UN 사무총장으로 선출되어 국제엽합 가입 15년만에 우리나라의 국제적 지위를 전 세계적으로 드높이는 쾌거를 이루게 됐다.

한가지 선주협회의 비극적이고도 안타까웠던 뉴스로는 1987년에 박건석 회장(범양상선)이 투신자살로 타계한데 이어 96년엔 조상욱회장(두양상선), 97년에는 박재익회장(조양상선)이 재직중 별세했고 2006년 11월에는 현영원 회장(현대상선)과 투병중이던 조수호회장(한진해운)이 이틀 사이로 타계하는 등 거의 재직중에 유명을 달리했다. 그러자 항간에는 한국선주협회 회장직을 맡으면 재직중에 사망으로 단명 하게 되는 불길한 징크스가 있다는 소문들이 나돌기도 했다. 인명은 재천이라 했건만 당시 상황은 우연히 비슷하게 맞아 떨어졌었다.

2007년에 들어서는 1월23일 정기총회에서 대한해운(Korea Line Corporation)의 이진방(李鎭芳)사장을 제25대 선주협회장으로 뽑았다. 임기를 끝낸 장두찬(KSS)회장의 바통을 이어받은 이 회장은 해군참모총장을 지낸후 대한해운공사(KSC) 사장을 거쳐 대한해운을 창업하고 이어서 선주협회장을 여러차례에 걸쳐 역임한 해양계의 거목 고 이맹기 제독의 장남이다.

경복고와 서울대 상대를 졸업하고 삼성그룹에서 경영수업을 쌓은후 오너 2세로서 대한해운을 경영해 오던 터라 우리 해운사상 2대에 걸쳐 최초로 해운물류업계의 민간단체 수장직을 맡는 기록을 세웠다. 최근 기업소생을 위한 법정관리에 들어가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있으나 그간 40개성상을 벌크부문 대형선사로 발전 성장해 왔었다. 이 제독이 한국 해군의 최고 수장을 지냈으니 야성적인 무인 스타일이라면 이진방 회장은 KS마크(경복고 서울대)의 문인이요 지성적인 선비스타일로 대조를 보인다는 게 두 분을 가까이서 모시고 뵌 필자의 인물평(?)이렸다.

이사급을 거쳐 2003년 3월에 대한해운의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하여 04년부터 선주협회 부회장과 해무위원장 등 협회 운영의 중심에서 해운계를 리드하는 요직을 두루 겸직하게 되었다.

협회는 당시 핫이슈였던 해상법 개정의견을 국회에 제출하고 의안 심의 과정에서 해운업계 의견의 합리적 반영을 건의했다. 핵심조항이라 할 수 있는 운송인의 책임한도에 중량책임 제한제도의 도입과 개품운송에 대한 선주책임 제한 규정 강제적용 조항을 삭제해 줄 것을 주장하는 내용이었다.

한편 협회 회원사는 126개사로 늘었고 보유 선복량은 686척 1,797만톤으로 빅5의 보유량은 현대상선 294만톤, 한진해운 259만톤, STX팬오션 194만톤, 대한해운 166만톤, SK해운 120만톤 순이었다. 무역량은 7억 2,300만톤에 국적선 적취율 17.4%, 운임수입은 약 34조에 달했다.

▶ ’07년 李鎭芳 船協회장 선출, 시황호조 무역 7천억弗 기록

시황도 그해 10월 들어서는 BDI운임지수가 1만포인트를 돌파하면서 부정기선 해운시황의 새로운 장을 기록하게 된다.
선박공급이 신규 수요를 따르지 못하자 중고선과 신조선 모두가 다락같이 치솟아 선사들의 선복확보 경쟁은 치열했고 이같이 선행지표인 해운이 호황국면을 나타내자 덩달아 조선산업도 제철을 만난 듯 활황세를 보이며 쌍끌이를 이어갔다.

하반기 들어 전 세계의 금융시장이 미국 발 서브프라임 모기지로 휘청거리기 시작하자 이의 충격파로 금융시장이 요동을 치자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육박했다. 그러나 세계경제는 선진제국의 경기회복과 중국을 위시한 아시아 지역의 고도성장에 힘입어 2004년 정점이후 하향세로 치닫던 해운과 경제분야가 사상 최고의 호황을 누리게 된다.

특히 6월에는 한미자유무역협정(FTA) 협상타결로 한국은 세계최대 시장 미국과의 새로운 교역파트너로 부상하게 되었고 연중 무역액도 100억달러 달성 33년만에 무려 7,190억달러를 기록, 세계 11위에 랭크되어 ‘무역 7천억달러 달성, 희망찬 대한민국’ 이란 주제로 COEX에서 개최된 무역의 날 기념식 참석이 꿈만 같았다고 박찬재 당시의 전무이사는 그때 그 시절(?)을 회상 했다. <계속> <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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