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2-25 10:36

해운선사 유가상승 커버율 얼마나 할수있나?

중동 정정불안으로 유가가 가파르게 오르자 유가 흐름에 민감한 해운업계는 좌불안석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컨테이너선을 중심으로 일부 해상운임이 회복되고 있지만 최근의 가파른 유류비 상승으로 영업마진 위축이 걱정스럽다.

원유 가격 급등시 해운사들은 항공사와 마찬가지로 유류할증료를 통해 일부 비용 상승분을 화주에게 전가시킬 수 있다. 24일 해운업계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해운사들이 유류할증료를 통해 충당할 수 있는 벙커C유 인상분은 보통 60~70% 수준이다.



벙커C유 가격이 톤당 100달러 올랐다고 하면 화주들에게 60~70달러의 유류할증료를 물어 비용 인상분을 일부 전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항공사의 유류할증료 커버리지 비율이 40~50%인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문제는 해운 시황이 좋지 않아 화주들이 얼마나 협조적일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증권업계 해운담당 한 애널리스트는 "해운시황이 좋았을 때는 저렴한 노선의 경우 유류할증료를 통해 벙커C유 인상분을 화주에게 120%까지 전가하기도 했지만 요즘처럼 시황이 좋지 못한 상황에서는 얼마나 충당이 가능할지 장담하기 어렵다"고 했다.

중소해운사의 경우 단기적으로 현금흐름에 압박을 받게 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유류할증료를 적용해 벙커C유 인상분을 화주에게 전가하기까지 평균 2~3개월의 시차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벙커C유 가격 상승분은 바로바로 해운사의 비용에 반영된다. 장기계약을 통해 벙커C유 가격을 고정해 놓는 것이 아니라 자동차가 주유소에서 휘발유를 넣듯 운항하는 배들이 주요 항만에서 벙커C유를 현가로 주유하기 때문이다. 국내 해운사의 경우 대부분 싱가포르항이나 네덜란드 로테르담항 러시아 블라디보스톡항 등에서 벙커C유를 주유한다. 두바이 현물시장에서 처럼 주요 항구의 벙커C유 주유 가격도 시시각각 변하기 마련이다.

이에 비해 인상된 유류할증료가 적용되기까지는 통상 2~3개월의 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개별 화주와 맺은 계약에 따라 유류할증료 반영시기는 조금씩 다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벙커C유 가격 상승으로 지불해야 할 돈은 바로바로 불어나는데 비해 운임의 인상은 시차를 두고 이뤄져 단기적으로는 현금흐름이 빠듯해지는 곳이 나타나기도 한다"고 전했다. 그는 "1분기는 영업마진의 위축이 불가피하다"며 "유류할증료에 따른 비용전가 효과는 2분기에 나타날 수 있고, 유가 오름세가 지속될 경우 그 효과도 반감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저속 운항하는 벌크선에 비해 컨테이너선이 일반적으로 더 많은 벙커C유를 소비하는 편이지만 유류할증료를 통한 유류비 인상분 커버율은 크게 다르지 않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과거에는 유가가 오르고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 벌크선 운임지수(BDI)도 이에 동행해서 움직였지만 최근엔 선복량 과다로 이같은 동조화 강도도 낮아졌다"고 덧붙였다.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전날 국제상품시장에서 벙커C유 가격(BUNKSI18 INDEX 기준)은 톤당 645.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430달러선까지 떨어졌던 벙커C유는 작년말 500달러를 회복한 뒤 올들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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