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2-24 13:30

해운업계 등 산업계 고유가 초비상

유가 100달러 돌파
한진해운은 연료를 채울 때 네덜란드 로테르담과 싱가포르를 이용한다. 국제 유가가 크게 오르면서 값싼 주유소를 찾아다니는 자동차 운전사처럼 운송 연료로 쓰이는 벙커C유 가격이 가장 저렴한 이들 지역에서 주유하는 것이다.

국제 유가가 급등하며 두바이유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자 산업계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유가에 직접적 영향을 받는 곳뿐 아니라 유가 인상이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전 산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양새다.

비상이 걸린 곳은 한진해운 현대상선 등 국내 해운업계다. 이들 대형 컨테이너선사는 운송 원료로 매년 300만t가량의 벙커C유를 사용하는데, 이 가격이 올해 들어 20% 가까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유가 상승은 항공 업계에도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유가가 1달러 오르면 연평균 각각 347억원과 107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이 때문에 양사는 다양한 원가 절감 노력에 들어간 상태다. 대한항공은 상대적으로 유가가 쌀 때 항공유를 미리 사두는 ‘항공유 헤징’ 비율을 현재의 25%에서 보다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화학 업체들도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유가 상승은 제품 원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그렇다고 해서 원가 상승분을 고스란히 제품 가격에 반영하기도 힘든 노릇이다. 호남석유화학 관계자는 “유가 상승은 석유화학 원료인 나프타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며 “장기적으로는 수요 감소 등 부정적 영향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정유 업계도 사정은 비슷하다. 국제 유가 상승에 따라 기름값을 올려야 하지만 정부의 ‘기름값 인하’ 압박이 계속되면서 당분간 인상 부담을 떠안아야 할 판이다. 정유 업계 관계자는 “국제 유가가 100달러를 넘으면서 국내 기름값도 올려야 하는데 국민 원성 등을 생각하면 쉽지 않다”고 염려했다.

자동차 업계는 고연비 차량 기술 개발과 경쟁력 있는 소형차·친환경차 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자 업종은 유가 상승에 크게 영향을 받지는 않지만 간접적으로 해상운임과 항공료 등 물류비 부담이 커질 것을 염려하고 있다. 고유가 시대지만 조선 업체들은 오히려 이를 반기고 있다. 유가가 급등하면서 과거 경제성이 낮았던 자원 개발도 붐이 일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심해원유시추선인 드릴십 등 해양 부문 발주가 급증하는 상황이다<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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