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1-20 10:39

칼럼/ 위험선호자(Risk Taker)와 해운기업인

정봉민(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해양·물류항만연구단장)
아담 스미스(Adam Smith)는 실현 가능한 수익이 매우 클 경우 손실 가능성은 과소평가되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일부 사람들이 위험한 거래에 열광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예를 들면 로또(Lotto)를 구입하는 사람들의 경우 기대수익률은 매우 낮으나 당첨되었을 때 실현 가능한 수익금액이 매우 크기 때문에 손실 발생 가능성보다 수익 실현 가능성에 집착하는 것이다.

알프레드 마살(Alfred Marshall) 역시 일부 사람들은 위험이 높은 사업(금광 채굴 등)에 특별히 끌린다는 점을 지적했는바, 이들에 있어서는 손실의 위험이라는 부정적 측면이 대박 가능성이라는 매력적인 측면에 압도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해운기업인의 경우 대부분 손실의 발생 가능성보다는 수익의 실현 가능성에 더욱 많은 관심을 가진 것으로 판단된다. 역사적으로 볼 때 해운기업인들은 해운호황기 마다 상식선을 뛰어 넘는 과잉투자 행태를 보여 왔기 때문이다.

비교적 근래의 사례를 보아도 2007~2008년에 이루어진 신조선 발주 러시 역시 일반상식으로는 이해되지 않는 현상이었다. 2008년 말 세계 선박 발주잔량은 5억 7,640만 DWT로 당시 선박 보유량 11억 5,520만 DWT의 50%에 달했다.

특히 벌크선의 경우 발주잔량은 2억 9,480만 DWT로 보유량의 71%에 달했으며, 그 중에서 케이프사이즈 선형의 경우는 발주잔량(1억 5,240만 DWT)이 보유량(1억 4,300만 DWT)의 107%에 달하기도 했다.

2008년 말 이후에도 세계 해운경기는 크게 둔화되었으나 간헐적인 신조발주 현상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2010년 6월 말 기준 선박 발주잔량(4억 9,150만 DWT)은 보유량(12억 9,100만 DWT)의 38%를 기록하고 있다.

그 중에서 벌크선은 발주잔량(2억 9,750만 DWT)이 보유량(4억 9,190만 DWT)의 60%를 상회하고 있으며, 케이프사이즈 선형의 발주잔량(1억 5,060만 DWT)은 보유량(1억 8,650만 DWT)의 81%에 달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의 국가경제가 부진을 면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더블딥(double dip)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선주들이 신조발주를 지속하고 있는 현상은 무엇으로 설명해야 하는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본 선박투자의 기대수익률은 비교적 낮은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벌커선에 대한 1975~2004년 중 평균적인 연간 투자수익률(return on investment)은 7.2%)로서 동기간 중 유로달러 기준 LIBOR 평균금리 8.5%에도 미치지 못했다.(Ibboston Associates 자료)

세상에는 세 종류의 사람들이 있는데, 위험기피자(risk averter), 위험선호자(risk taker) 및 위험중립자(risk neutral)가 그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위험을 회피하려 하며, 따라서 위험기피자는 통상적이며 상식적인 인간이다. 이에 반해서 위험선호자나 위험중립자는 상식선을 뛰어넘는 경우라고 볼 수 있다.

위험기피자(risk averter)들에게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투자원칙은 저위험-저수익(low risk-low return, 고위험-고수익(high risk-high return)이라는 공식이다. 이는 전통적인 자본자산가격결정모형(capital asset pricing model)으로서, 당연한 것으로 널리 인식되어 왔다. 투자 위험이 낮은 부문(수익의 표준편차가 작은 부문)은 당연히 기대수익률도 낮으며, 투자 위험이 높은 부문은(수익의 표준편차가 큰 부문) 당연히 기대수익률도 높다는 것이다.

그러나 위험선호자의 경우는 투자 위험이 낮은 부문(수익의 표준편차가 작은 부문)은 기대수익률이 높지 않으면 관심을 갖지 않는 반면, 투자 위험이 높은 부문(수익의 표준편차가 큰 부문)에 대해서는 오히려 기대수익률이 낮은 경우에도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경향이 있다.

이들에 있어서는 저위험-고수익(low risk-high return), 고위험-저수익(high risk-low return)의 투자원칙이 적용된다. 수익의 표준편차가 큰 부문(고위험부문)은 큰 이익이 생기거나 큰 손실이 생기는 부문으로서, 해당 부문에 대한 투자에 있어서는 대박의 꿈이 열려 있기 때문이다.

해운기업의 장기적인 평균 기대수익률이 비교적 낮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선주들이 선박 투자에 집착하는 이유는 바로 대박의 실현 가능성 때문일 것이다. 해운시장은 변동성이 큰 만큼 손실의 가능성도 크지만 대박의 가능성도 크며, 이러한 시황변동성에 매력을 느끼는 투자자들이 바로 선주들인 것이다.

역사적인 사례를 보면 아리스토틀 오나시스(Aristotle Onassis)는 1950년대 무리한 유조선 투자로 일시적인 낭패를 보았으나 1956년에 수에즈운하가 봉쇄됨으로써 시황이 급등함에 따라 엄청난 수익을 거둔 바 있다. 수에즈운하 봉쇄 당시 6개월 동안 오나시스가 획득한 순익은 현재가치로 약 15억 달러(약 1조 8천억 원)에 달했다고 한다.

이와 같이 선박투자자들은 성공하면 로또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수익의 획득이 가능하게 된다. 그리고 크게 성공하지 않더라도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은행부채 상환이 가능할 정도의 수익 확보가 가능한 것으로 판단된다.

대체로 크게 성공하는 기업가들은 위험선호자들이다. 일반인들이 부담하지 못하는 위험을 과감히 부담하면서 사업을 추진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한국 해운산업이 그동안 달성한 발전은 위험을 두려워하지 않은 해운기업가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해운기업가가 지나치게 위험선호적인 성향을 가질 경우 해당 선사와 사회가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해운기업가가 실패하면 해당 선사의 종업원과 그 가족 나아가 국가경제에 심각한 타격이 초래될 수 있다.

해당 기업의 경영규모가 클수록 그 영향을 커진다. 기업은 종업원에게 취업기회를 제공하고 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하는바, 이를 위해서는 해당 기업이 생존해야 하며 나아가 성장·발전하지 않으면 안 된다. 따라서 해운기업가는 위험선호자이기 이전에 종업원과 국민에 대한 책임을 먼저 생각하는 휴머니스트이어야 할 것이다.<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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