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1-13 13:58

기획/ 케이프시장 굴욕…운임수준 수프라막스에도 밀려

벌크선 시장 전반적 침체, BDI 2009년 초 수준까지 하락
●●●지난해 벌크선(건화물선) 시장은 당초 시장의 예상을 깨고 추운 겨울을 보냈다. 4분기 이후 성수기로 진입하리란 시장의 예상은 여지없이 빗나갔으며, 오히려 시황 하락에 몸을 떨어야 했다. 앞으로도 벌크선 시장의 한파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선사들을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건화물선운임지수(BDI)는 지난해 최저점보다 하락한 수치로 2011년을 시작했다. 작년 연말 한 주를 쉬고 올해 1월4일 새롭게 발표된 BDI는 1693이었다. 지난해 최저점인 7월19일 1732보다 40포인트 가까이 낮다. 지난해 최저점 아래로 떨어진데 더해 1700선 붕괴와 함께 새해를 맞은 것이다.

BDI는 12월6일 2179로 단기 고점을 찍은 뒤 한달여 동안 내리막길 주행을 멈추지 않고 있다. 1월10일 1495를 기록, 12월17일 2000선이 붕괴된 이후 20여일 만에 1500포인트대도 무너졌다. BDI는 11일 현재 1480까지 하락했다.

현재의 BDI 수준은 금융위기 한파가 몰아쳤던 2009년 초와 비슷하다. 다만 2009년 초엔 BDI가 바닥을 찍고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는 점이 다르다. 최근의 이런 흐름이 계속된다면 1천포인트대가 무너지지 않으리란 보장을 할 수 없다는 점이 시장 관계자들을 긴장케 한다. 지난해 4분기 이후 이렇다 할 상승탄력을 보여주지 못했던 터여서 향후 전망이 불안한 까닭이다.

전 선종 운임 약세

최근의 벌크선 시장 약세는 전 선종에 걸쳐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크다는 평가다.

17만t급 안팎의 케이프사이즈선 운임지수(BCI)는 가파른 하락세를 띄며 최근 2천포인트대가 무너졌다. 6일 BCI는 전날 대비 174포인트 하락한 1963을 기록한 뒤 11일 1719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12월 초까지 중소형선 부진에 따른 시장하락을 막는데 톡톡히 기여했던 케이프사이즈 시장은 새해 들어선 중소형선 운임에 밀리는 ‘굴욕’을 맛보고 있다.

최근 케이프사이즈선박 일일 평균 용선료는 t당 1만1천달러대까지 하락한 상태다. 파나막스선 용선료보다 4천달러 이상 낮다. 지난해 11월 4만달러대 이상이었던 점에 비춰 볼 때 4분의 1토막 난 셈이다.

7만t급 안팎의 파나막스선 운임지수(BPI)도 약세에 허덕이긴 마찬가지다. 다만 시황반전의 가능성을 보였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12월20일 1956으로 2천선이 붕괴된 뒤 1700포인트대까지 하락했던 BPI는 5일 반등한 뒤 11일 현재 1975까지 올라왔다. BCI보다 200포인트 이상 높은 수준이다. 파나막스선 일일 평균 용선료는 1만5천달러대에 거래되고 있다.

5만t급 이하의 수프라막스선 운임지수(BSI)는 11일 현재 1350을 기록했다. BSI도 7일 이후 소폭이지만 반등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수프라막스선 일일 평균 용선료 역시 t당 1만4천달러대로, 케이프사이즈 선박보다 높다.

불과 두 달 전까지만 하더라도 BDI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케이프사이즈 이상의 대형선 시장은 비교적 견실한 기조를 이어 나갔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내림세는 가팔라졌고 결국 중소형선시장에 역전당하는 수모를 겪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4분기엔 중국의 철광석 수요가 반짝 상승세를 타며 이 화물을 주로 실어 나르는 케이프사이즈선 시장도 강한 모습을 보였다. 중국 해관(세관)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중국의 철광석 수입량은 5260만t을 기록해 8월 4460만t에서 18% 증가하며 5개월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었다. 중국 철광석 수입량은 지난 3월 5900만t으로 정점을 찍은 뒤 내림세를 거듭하다 모처럼 강한 상승세를 보이며 케이프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인도 정부가 철광석 수출중단을 검토 중이란 보도가 나온 뒤 수요자들이 철광석 수입선을 바꾸면서 톤·마일이 늘어난 것도 케이프사이즈 시황 개선에 힘을 실었다.

반면 당시 중소선박 시장은 수요 성장을 웃도는 공급 증가로 약세를 면치 못했다. 겨울철을 맞아 곡물 수요를 기대했지만 기상이변으로 생산량이 많지 않았던 데다 신조선 인도까지 겹치면서 약세시황을 보였다. 게다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곡물 수출 제한 정책을 펴면서 수요부진을 부추겼다.

케이프사이즈의 호조도 거기까지였다. 연말로 가면서 선박공급과잉이 대형선 시장에까지 시황 한파를 불러 일으켰다. 해관총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철광석 수입량은 6억1860만t으로 전년 대비 1.4%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철광석 가격 급등이 가장 큰 원인으로, 중국의 철광석 수입이 줄어든 것은 지난 1998년 이후 처음이다. 하지만 4분기 월간 수입량은 10월 4572만t, 11월 5738만t 12월 5808만t 등 전월대비 상승 곡선을 그렸다. 반면 BCI는 이와는 반대방향으로 곡선을 그려 나갔다.

中 긴축정책, BDI 약세 견인

케이프사이즈선 시장을 중심으로 한 BDI의 하락은 선박공급과잉이 가장 큰 원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물동량이 크게 늘어나지 않는 상황에서 선박공급 과잉이 시황 개선을 어렵게 하고 있는 것이다.

클락슨에 다르면 지난해 케이프사이즈선박과 파나막스선박은 각각 1260만DWT(재화중량톤) 740만DWT 증가했다. 기존 선대의 5~6% 수준이다. 특히 케이프사이즈선박은 지난해 전체 선박량이 2억DWT를 넘어선 뒤 증가세가 더욱 확대되고 있다.

중국이 긴축기조를 강화하고 있는 점도 걱정거리다. 공교롭게도 중국 정부가 지준율과 정책금리를 인상하는 시점에 BDI도 하락세를 띠기 시작했다. 중국정부의 긴축정책 강화와 일부 업종의 구조조정 여파가 BDI에 영향을 미쳤다는 판단이 가능하다.

일부에선 케이프사이즈 시장 약세의 원인을 투기세력 개입에서 찾고 있기도 하다. 한 중견 벌크선사 관계자는 “현재 투기세력 등의 문제가 전반적인 BDI 하락을 견인하고 있다”며 “케이프사이즈 시장의 경우 투기세력에 노출돼 있어 향후 시황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중소형선 시장의 경우도 석탄과 곡물 가격 급등으로 물동량이 둔화된 데다 연말 연초 휴가시즌을 맞아 물동량이 줄어들면서 약세 시황을 연출하고 있다.

기상이변으로 원자재 생산국이 피해를 입은 것도 시장에 악재가 될 전망이다. 호주 최대 석탄 산지인 퀸즈랜드주 광산들이 50년만에 내린 최대 폭우로 석탄 생산을 멈춘 것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호주 전체 유연탄 수출량은 3억2천만t으로 전세계 유연탄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퀸즈랜드 주요 광산업체들은 9천만t 가량의 유연탄 수출을 할 수 없다고 통보한 상태다.

유연탄 생산시설이 정상화되기까지는 1개월에서 3개월 정도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이 기간동안 원료탄 가격이 단기적으로 크게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호주 맥쿼리는 250달러대를 오르내리는 석탄가격이 30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올해 공급 20% 증가 전망

문제는 앞으로도 신조선 공급이 계속 이어질 것이란 점이다. 2014년까지 인도될 예정인 벌크 신조선 발주량은 총 3500척 2억5천만DWT로 파악된다.

이 가운데 1740척 1억2800만DWT가 올해 시장에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케이프사이즈 이상 선박이 270여척 5600만DWT, 파나막스선박이 270여척 2100만DWT 가량이다. STX 정갑선 전무는 선사들의 신조선 건조 열풍이 시장의 공급 흡수 능력을 벗어나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그는 “2009년 초 4억DWT였던 전체 벌크선대가 2011년 말 6억DWT를 넘어서게 된다. 전체 선복의 절반가량이 지난 3년 동안 늘어나는 것”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대한해운 박재민 사장도 “2011년 선박수요가 6~7% 정도 증가하는 반면 공급은 2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며 공급과잉을 우려했다.

이 같은 사실을 반영한 듯 해운선물시장(FFA) 운임도 크게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다만 시장은 향후 케이프사이즈 시황이 상승하는 반면 파나막스 시장은 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심슨스펜스앤영(SSY)에 따르면 1년 기간용선 기준 케이프사이즈선박의 FFA 운임은 2만달러대 안팎, 파나막스선박 운임은 1만5천달러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케이프사이즈 선물 운임이 파나막스선 운임을 웃돈다고 하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는 점에서 시장의 불안한 시선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경희 차장 khlee@ks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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