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1-26 18:56

KMI 내년 시황예보 “원양 맑음 vs 근해 먹구름”

원양항로, 선대조정 노력으로 시황 안정세
근해항로, 물동량 감소 공급 증가가 발목


내년 컨테이너선 시황 전망은 원양항로의 상승세, 근해항로의 하락세로 요약된다.

김우호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해운시장연구센터장은 25일 서울 한국경제신문사에서 열린 ‘2011 세계해운시장 전망’ 포럼에서 원양항로는 선사들의 선대조정 노력에 힘입어 운임이 소폭 인상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근해항로는 물동량 감소 및 공급 증가로 운임 하락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내년 해상 물동량 두 자릿수 성장

김 센터장은 수요 측면에서 내년 해상물동량은 올해보다 10.9% 늘어난 1억5300만TEU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1억2400만TEU였던 세계 해상물동량은 올해 11.3% 성장한 1억3800만TEU를 기록한 뒤 내년에도 두 자릿수의 증가곡선을 이어갈 것이란 예상이다.

이와 관련 클락슨은 올해 예상 물동량을 2월 1억3천만TEU로 전망한 뒤 5월 1억1억3600만TEU, 8월 1억3800만TEU로 매 분기마다 올려 잡고 있다.

김 센터장은 최근 주요국의 산업생산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상승세로 반전한 이후 내년 9월까지 플러스 성장세가 지속되는 등 물동량 증가세에 호전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했다. 주요국 경기가 속도는 더디지만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도 해상물동량 성장에 긍정적이다.

김 센터장은 내년 북미항로 물동량은 2230만TEU를 기록, 금융위기 이전 사상 최고치였던 2007년의 2110만TEU를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IMF와 OECD는 내년 미국 경제성장률을 당초 예상보다는 낮지만 2%대 초반의 플러스 성장으로 전망했다.

내년 유럽항로 물동량은 1910만TEU로, 올해보다 10.4%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김 센터장은 올해 1730만TEU를 기록한 뒤 내년에도 사상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럽지역의 경우 EU 재정위기 이후 EU와 IMF가 구제금융 재원을 통해 선제적인 대응을 하는 등 금융시장 불안해소에 노력하고 있는 점이 고무적이란 평가다. 최근 유럽연합위원회(EC)는 기존 0.9%에서 1.7%로 내년 경제성장률을 높여 잡은 바 있다.

◆수요보다 느린 공급 성장속도 ‘긍정적’

수요 성장과 비교해 공급 증가율은 내년에 6%대 수준이 점쳐지고 있다. 김 센터장은 세계 컨테이너선 공급규모는 올해 9.6% 증가해 1413만3천TEU에 이른 뒤 내년엔 1504만7천TEU에 달해, 올해보다 6.5%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인도량은 올해 140만1천TEU로 1년 전 대비 25% 늘어났다가 내년엔 100만6800TEU로 28%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1~2년 동안 8천TEU급 이상 포스트파나막스급 선박의 비중이 커질 것이란 점은 시장 환경 변화에 도화선이 될 전망이다. 8천TEU급 이상 선박의 비중은 지난해 14.7%에서 올해 16.5%로 확대될 것으로 추정된다. 내년에도 101척의 8천TEU급 선박이 해운시장에 들어올 전망이다.

해체량은 시간이 흐를수록 감소 추세다. 올해 해체량은 17만2천TEU로 지난해 대비 54% 감소하고, 내년에도 40% 축소될 것으로 예상됐다.

계선량은 연말 비수기를 거치면서 다시 늘어날 전망이다. 10월 말 기준 계선량은 전체 선복량의 2% 수준인 총 138척 28만9천TEU다.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복귀한 것이다. 하지만 올해 연말엔 계절적 비수기에 따른 수요 하락으로 비중이 5%로 확대될 전망이다. 계선 확대는 공급량 증가를 둔화시켜 운임하락을 방어하는 기제가 됨은 물론이다.

◆원양 운임지수 3분기 예측치보다 상향 조정

이 같은 수급 상황을 바탕으로 김 센터장은 원양항로와 근해항로의 내년 한해 시황 흐름을 분석했다.

원양항로는 태평양항로의 경우 물동량의 완만한 증가와 선사들의 합리적인 선대 조정, 운영 등으로 운임 상승을 예상했다. 다만 중장기적으로 2012년 이후 인도되는 신조선들로 인해 선복량의 증가가 운임 상승에 위험 요인이 될 것으로 지적됐다.

KMI 패널 조사 결과 북미 수출항로의 내년 상반기와 하반기 운임지수(2003년 4분기=100)는 각각 105.8 105.1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3분기에 예상했던 수준보다 3.1포인트 0.7포인트 오른 것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향후 시장 전망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북미 수입항로는 같은 기간 103.6 105.3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3분기 예상치에 비해 상반기는 0.8포인트 하락했지만 하반기는 0.4포인트 올랐다.

유럽항로는 경기회복에 따른 물동량의 꾸준한 증가에 힘입어 운임이 소폭 오를 것으로 관측됐다. 유럽수출항로 운임지수는 내년 상반기와 하반기 각각 96.5 97을 기록할 것이라고 패널들은 예측했다. 3분기 전망 대비 1.8 1.9포인트씩 각각 상향 조정됐다. 유럽 수입항로 운임지수는 같은 기간 93.5 96.5로 예상됐다. 이 항로도 3분기 전망에 비해 0.3 4.7포인트 상승했다.

김 센터장은 각 항로의 물동량 증가, 선사들의 운임인상, 항로합리화의 지속적인 추진, 선사간 전략적 제휴 강화 등으로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완만한 상승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총평했다.

반면 근해항로는 동남아항로 한중항로 한일항로 한러항로 4곳 모두 운임 하락세가 예상됐다. 운임 지수도 3분기 예측치와 비교해 최대 8포인트까지 하향 조정됐다.

김 센터장은 동남아항로는 물량은 일부 증가함에도 신설 노선 증가로, 한중항로는 수출입 불균형의 가중과 내년 항로 개방으로 운임 하락세가 점쳐진다고 말했다.

또 한일항로는 올해와 마찬가지로 지속적인 엔고로 인한 수입물량 감소로, 한러항로는 러시아 신년 휴가철 통관 지연을 우려한 화물감소가 예상되는 한편 공급 선복은 늘어나 각각 운임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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