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8-26 15:45

한중항로/가이드라인운임제 도입 성공할까

부산항 기준 TEU당 100달러 적용키로
한중항로 물동량은 휴가철을 맞아 잠시 주춤했다가 8월 말로 접어들면서 조금씩 살아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선사들은 물동량 회복이 본격화 될 것으로 예상되는 다음달부터 다시금 가이드라인 운임제 적용에 불을 당길 계획이다.

황해정기선사협의회(YSLC)에 따르면 한중항로는 수출물동량의 호조속에 상반기를 마쳤다. 상반기 한중항로 수출화물은 48만7천TEU로 1년 전에 비해 3.3% 성장했으며 2008년의 48만6천TEU에 비해서도 소폭이지만 성장 곡선을 그렸다. 실적 회복은 1분기까지 이어져온 석유화학제품(레진) 수요 강세에 기댔다고 볼 수 있다.

중국 정부가 지난해 내수부양책으로 가전하향(下鄕) 이구환신(以舊換新) 정책 등을 내놓은 뒤 석유화학제품 수입량을 늘린 까닭이다. 수입물동량은 68만4천TEU로 지난해 동기 대비 33% 늘어났으나 2008년의 80만5천TEU에 비해선 두 자릿수(15%)로 감소했다.

선사들에게 큰힘이 돼왔던 수출항로 물동량이 중국발 레진 수요 위축으로 올해 2분기 이후 약세를 띠고 있어 향후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유럽경기 침체로 중국 내 쌓인 재고가 소비되지 못한 까닭이다. 특히 중국과 대만의 경제협력, 중국과 중동의 신증설 물량 출하, 미국의 이란 제재 등 부정적인 요인이 강하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생산량을 2004년 670만t에서 2009년 1144만t으로, 중국은 2004년 587만t에서 2009년 1083만t으로 늘렸다. 이와 비교해 대만 포모사 공장 화재로 레진 가격이 오르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란 지적이다.

선사들은 7~8월엔 휴가철을 맞아 산업시설이 가동을 줄이면서 물동량도 약세를 띠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8월 말로 접어들면서 다시 회복되고 있는 추세다. 취항선사 관계자는 “레진은 약세를 보였지만 자동차 부품이나 전자 부품 등의 원부자재들이 상승하고 있다”며 “하반기엔 추석과 국경절 등을 앞두고 있어 물량 강세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선사들은 다음달부터 가이드라인 운임 재도입을 추진하기로 방침을 정해 주목된다. 적용 폭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부산항 100달러 광양항과 울산항 각각 160달러다. 지난해 10월 도입했던 수준과 같은 폭이다. 항로 관계자는 “선사들이 지난 6월 이후 운임회복에 노력하고 있지만 물량 약세로 어려웠다”며 “하반기 물량이 늘어날 것이란 기대를 갖고 다시 한번 채산성 확보를 위해 가이드라인운임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적선사들이 물동량 통계를 위해 추진하고 있는 케이엘넷의 포트미스 시스템 도입은 중국 선사들의 미온적인 입장으로 여의치 않은 모습이다. 현재 한일항로에선 포트미스 시스템을 도입해 한일 양국 항만 실적과 수출입 및 환적화물 실적 선사별 실적 등을 다각도로 분석하고 있다. 국적선사측 관계자는 “중국선사들이 케이엘넷 시스템 도입을 주장하는 한국 선사들의 의도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다가 최근 긍정적인 입장으로 돌아섰다”면서도 “아직까지 도입에 합의하지 않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중항로에선 또 지난해 말 설립된 양해해운의 황해정기선사협의회 가입이 미뤄지고 있는 점도 논란이 되고 있다.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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