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10-26 00:00

[ 조선업계 ‘OECD 조선협정’ 발효 대책 시급해 ]

저가수주 타격받을 듯…국내업체간 과당경쟁 지양해야

우리나라 조선업계의 저가 수주를 견제할 목적으로 OECD내 EU 국가들을 주
축으로 현재 지연 상태에 있는 『OECD 조선협정』발효가 서둘러 추진되고
있다.
현대 세계 조선시장은 일본, EU, 한국 등 3개국이 과점하고 있는 상태로 이
국가들이 세계 조선 수주량의 80% 이상을 점하고 있으며, 이밖에 미국, 중
국, 러시아, 폴란드 등이 나머지 20% 정도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그동안 불황 속에서도 국내 조선업계는 저가전략을 바탕으로 활발한 수주
활동을 전개해 선박이 수출상품의 효자라는 평을 받아 왔다. 특히 최근 원
화 가치 하락에 따른 가격경쟁력 우위를 바탕으로 경쟁국들과의 수주전에서
단연 선두를 유지해 옴에 따라 경쟁국 업체들의 심한 견제를 받고 있을 뿐
만 아니라 국내업체간에도 과당경쟁 등의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
OECD 조선협정은 1989년 6월 미국 조선업계가 독일, 노르웨이, 일본, 한국
등 4개국에 대해 보조금 지급을 이유로 미 통상법 301조에 의거 제소한 것
이 계기가 됐다. 우리나라를 포함 EU, 노르웨이, 일본, 미국 등 17개국이
참여해 1989년 10월부터 협상을 시작해 5년만인 1994년에 타결됐으나, 협정
발효일은 체약국 중 마지막으로 비준서를 기탁하는 날로 돼 있어 미국측의
비준 지연으로 지금까지 발효가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협정이 발효
될 경우 경쟁국들은 협정에서 규정하고 있는 ‘피해가격제도(Injurious Pri
cing)’를 활용해 한국 조선업계의 독주를 견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협
정 발효를 서둘러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11월16일 EU 산업분과이상회
에서 집행위 방게만 산업담당 위원은 한국의 조선업계가 유럽의 경쟁업체보
다 30% 이상 낮은 가격으로 덤핑 수주하여 유럽의 산업계에 큰 피해를 야기
하고 있다고 비난한 바 있다. 또한 EU 회원국 및 미국 조선업계 관계자들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한국의 조선업계를 표적으로 삼는 발언을 하는 한편
미국 정부를 상대로 협정 비준을 위한 로비를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있는 상
황이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는 미국의 비준 없이 협정 발효가 곤란하다는 의견이 지
배적이었으나, 최근 미국의 국내 비준과 관계 없이 나머지 참여국들만 협정
을 발효하자는 의견이 대두하고 있다.
협정이 발효될 경우 우리 조선업계는 세계 조선시장에서 현재와 같은 가격
으로 수주가 곤란할 것으로 보여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시점이다.
협정에서 규정하고 있는 반덤핑제도와 유사한 피해가격제도를 활용해 경쟁
국 업체가 우리 조선업계를 제소할 경우 우리 정부가 국내 조선소로부터 과
징금을 징수해야 하고, 과징금 미부과시 해당 조선소가 건조한 선박의 선적
및 하역을 4년동안 금지하는 조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조만간 협정
이 발효되지 않더라도 국내업계가 저가 수주를 지속할 경우 대외적으로 국
제 조선가격 하락의 주범으로 지탄받아 피해국들이 공동으로 모종의 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여 원화가치 하락 등 최근의 호기를 지속적으로 활용하는
데 제동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국내 조선업계가 경쟁국들로부터 심한 견제를 받는 것
은 장기적으로 우리 업계에 유리하지 않고, 특히 최근 수주가격 하락에는
국내업체간 과당경쟁을 외국 선주들이 악용해 입찰정보를 경쟁 조선소에 흘
려 출혈경쟁을 유도하고 있는 실정임을 감안할 때 우선 국내업체간 과당경
쟁을 지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현재 수주한 선박이 인도되는 시
점인 2000년 이후에는 어떤 형태로든 동 조선협정이 발효될 것으로 예상돼,
현재와 같은 저가수주 전략은 수주난과 동시에 가격인하에 따른 채산성 악
화가 겹치는 상황을 초래할 것으로 보여 이에 대한 대책의 공동 마련이 시
급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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