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공간 한계를 극복하게 하는 물류정보화
90년대 중반이후 항만환적화물 유치를 위한 화물운송센터 개념에서 출발한 동북아 물류허브화 전략은 ‘03년부터 참여정부의 대표적인 국정과제로 추진됐다. 그간 물류기반시설의 확충, 자유무역지역 조성, 경제자유구역 지정, 종합물류기업의 육성, 물류 전문 인력의 양성, 통관 및 물류정보체계 개선 등 다각도의 노력이 전개됐고, 국민의 물류분야에 대한 관심도 예전에 없이 높았다.
그러나 정보화 사회의 조기정착과 중국의 급성장, 전자상거래의 급증 등 주변여건이 변화하면서 동북아 물류 허브전략은 이미 낡은 구호처럼 전락해 버렸다. 지금 와서 동북아 물류허브전략을 다시금 추진해야 한다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우리나라가 지정학적으로 여전히 고급인적자원만으로 가공 수출국가로 성장할 수밖에 없다면, 그래서 물류를 포기할 수 없다면 우리의 강점이라고 모두가 인정하는 IT기술과 융합해 새로운 도약을 기대할 수는 없을까?
오늘날 산업의 국제 경쟁력을 결정짓는 4대 요건에는 ①생산요소조건, ②수요조건 ③관련 및 지원산업 ④기업전략구조 및 경쟁관계가 있다. 그리고 이들 4가지 요건이 최적의 상태로서 조화를 이룰 때만이 산업 전반의 국제 경쟁력도 높아질 수 있다. 전략이론의 창시자 마이클포터는 4대 요건의 지속적인 강점과 우위를 유지할 수 있게 하는 요소가 정보화수준과 정보기술의 발전정도라고 보았다.
굳이 마이클 포터의 말을 빌지 않더라도 누구나 물류정보화가 기조 시장의 지역적 공간적 한계를 극복하는 필수불가결한 매커니즘이라는데에는 동의할 것이다. 생산성 및 유연성의 향상과 경쟁우위를 창출하는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물류정보화는 물류체계의 비효율을 개선함에 있어 대규모 사회간접자본의 확충에 비해 투자효율이 높다. 아울러 물류분야의 비효율을 신속하고도 획기적으로 개선시킬 수 있는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물류활동과 관련한 모든 필요한 정보는 자동 인식되거나 사람에 의해 최초 한 번만 입력된 뒤 안전하게 축적/보관됐다가 편리하게 가공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이렇게 취합된 정보나 가공된 정보는 필요한 사람에게 실시간 혹은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형태로 저렴하고 편리하게 제공됨으로써 물류활동을 원활하게 하거나 물류비용을 낮추는 의사결정에 널리 활용될 수 있어야 한다.
■ 계륵과 같은 존재로 인식돼 온 물류정보화
과연 IT강국이라는 우리나라에서 그것도 이전 정권에서 국정과제로까지 국가물류정책을 강력히 추진했다면 우리나라의 물류정보화 정책은 그 어떤 분야보다도 획기적으로 발전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물론 정부 및 기업차원의 개별 물류정보인프라 구축이 양적으로는 획기적으로 확대됐다. 그러나 부처 간 상호연계 및 수집된 물류정보의 활용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해 단위물류망을 연계하는 과정에서는 지금까지도 크고 작은 비효율이 발생하고 있다. 다양한 단위물류망을 연계해 정보의 공동활용을 촉진하고 물류흐름을 효율화하기 위한 상호 연계노력과 비교수단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신뢰성 있는 연계물류통계·DB제공 및 축적체계가 부족해 물류정책수립과 관련 연구과정에 물류관련 통계·DB의 활용도가 현저히 떨어져 있다. 급변하는 시장상황과 급박한 현실상황에 기반을 둔 세밀하고 정확한 의사결정과 정책수립에 현재 물류관련 통계·DB는 거의 활용되고 있지 못하다. 정작 국가 전체적 관점에서 물류상황을 통합적 관점에서 가시적으로 실시간 비교·인식할 수 있는 물류정보인프라는 갖춰지지 못해 양산된 복잡한 수치와 다양한 지표들이 정부와 기업들이 정확하고 즉각적인 의사결정을 오히려 방해하는 현상마저 초래하고 있다.
단위정보망에서 일단 집계된 물류통계 및 DB를 검증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다보니 물류통계 및 DB에 대한 신뢰도 문제가 되고 있다. 한동안 단위물류망 간 연계가 화두가 된 시기가 있었다.
그러나 단위물류망간 단순연계만 축할 경우 다양한 물류분야별 정보화 속도와 수준이 하향평준화 되는 악순환을 가져올 수 있다. 특히, 내륙물류분야는 다수의 사업주체가 참여하고 중소영세기업이 많아 물류정보화 자체가 상대적으로 더딘 실정인데 연계만을 강조하다 보면 물류정보화의 속도와 수준이 하향평준화 되는 우를 범할 수 있다.
■ 이제는 물류정보화정책의 개념도 변할 때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94년에 국가기간전산망 구축사업의 일환으로 종합물류망구축사업이 시작됐으나, 분야별 개별물류망 사업이 활성화되면서 최근에 와서는 사업규모가 오히려 축소된 측면이 있었다. 이에 그간 물류정보망 사업을 관장하던 건설교통부가 국토해양부로 통합되면서 종합물류정보망이라는 낡은 패러다임을 국가물류정보화사업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하려는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부가가치가 높은 물류정보의 공동활용을 촉진하고 물류흐름 전반을 효율화하기 위한 통합적인 정보네트워크와 시계열적 물류정보의 축적을 골자로 한 국가물류통합정보센터도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다. 앞으로는 개별물류망들의 발전을 토대로 국가물류통합정책정보센터도 성장할 수 있는 윈-윈 전략이 절실히 필요한 시기이다.
1. 단위 물류정보들의 능동적 연계
부처 간 별도로 구축되고 있는 단위 물류정보들을 단순 연계하는 것은 더 이상 쓸모가 없다. 괜히 시스템 부하와 용량만 늘이는 결과를 초래해 예산만 낭비할 소지가 많다. 현상정보는 현상정보끼리 실시간 정보는 실시간 정보끼리 연계해야 한다는 고정관념도 탈피해야 한다. 부처별 물류관련 통계 및 DB등으로부터 취합되는 현상정보와 실시간 화물정보(CVO,GPS, RFID 시스템 등) 간 유기적인 연계가 이뤄져야 한다.
2. 활용을 고려한 선택적 정보수집·제공
물류관련 통계 및 DB는 취합하고 제공하는데 그치지 않고 정보이용자적 시각에서 새롭게 해석되고 분석되어야만 지속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살아있는 물류정보가 될 수 있다. 지금까지 물류정보화는 종이로 된 신고서시글 전산화하는데 급급했다. 방대한 데이터를 간단한 쿼리로 비교분석할 수 있는 지금 시대에 모든 DB의 항목들은 장차 어떠한 분석에 활용돼 어떠한 유의미한 정보를 제공해 줄 수 있는가? 더 많은 정보를 활용하기 위해 추가로 수집해야 할 정보는 없는가? 어떠한 형태로 정보를 입력하면 활용이 극대화 될 것인가? 하는 물음에 끊임없이 답하면서 현행 물류시스템은 재구성돼야한다.
3. 가시적이고도 직관적인 정보 획득
오늘날 정보이용자들은 복잡한 숫자를 보면서 현상을 파악할 만큼 너그럽지도 여유롭지도 않다. 나날이 접하는 멀티미디어 기기들을 보면서 자라는 신세대들에게 제공돼야 할 엑셀시트와 같이 빼곡히 숫자가 들어찬 통계라면 아무리 유익한 정보라 하더라도 외면당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4. 능동적인 정보제공
지금까지는 이용자의 필요에 의해 정보를 검색했고 제때 필요한 정보가 이용자에게 검색돼 활용될 때만이 그 정보는 생명력을 지닐 수 있었다. 그러한 정보가 있는지도 모르고, 그러한 정보를 찾는 방법을 모르는 정보이용자에게 잘 만들어진 정보시스템은 무용지물이었다. 하지만 앞으로 구축되는 물류정보시스템은 동적으로 변하는 사용자 요구사항을 반영해 이용자의 요구나 수요를 예측해 정보를 생성하고 능동적으로 제공하는 기능을 갖춰야 한다. <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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