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7-27 11:29

“해운선사 적자행진 하반기에도 계속돼”

대신證, 2분기 4대선사 영업적자 6094억 달해
해운선사들이 상반기 동안 막대한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 가운데, 하반기에도 부진을 털어내긴 힘들 것으로 전망됐다.

대신증권 양지환 연구원은 한진해운, 현대상선, STX팬오션, 대한해운 등 4대 해운선사의 2분기 실적은 매출액 4조6482억원, 영업이익 -6094억원, 세전이익 -7320억원으로, 1분기보다도 영업적자 규모가 확대된 전무후무한 최악의 실적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BDI의 강세로 벌크선 시황은 개선됐지만, 컨테이너나 탱커시황은 회복이 요원한 상태다. 적자누적으로 체력이 고갈된 컨테이너선사들은 자산매각, 회사채 발행을 통해 현금을 확보하는 한편, 전 노선에서의 운임인상을 시도하고 있다.

유럽노선에서 7월 들어 20피트 컨테이너(TEU)당 300달러 수준의 운임인상을 실시한데 이어 8월10일부터는 북미항로에서 40피트 컨테이너(FEU) 500/FEU의 운임인상을 계획하고 있다. 올해 운임협상이 끝난 미주노선에서 계약을 파기하고 기본운임인상을 시도하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선사들은 기본운임인상외에도 BAF의 인상, PSS(성수기할증료)를 요구하고있다. 최근 컨테이너선사들의 운임수준이 더 이상 서비스를 지속할 수 없는 수준이기 때문에 향후 운임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상승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양연구원은 3분기 컨테이너 평균운임이 2분기에 비해 약 TEU당 150~200달러 가량 상승한다고 하더라도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하반기에도 영업적자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앞으로 해운시장은 건화물선이나 유조선, 컨테이너선 별로 차별화된 흐름을 연출할 것으로 전망했다.

상반기 예상 밖의 강세를 보였던 건화물선 시황은 하반기에도 현재 수준의 강세흐름이 예상되고 있다. 선복량 증가율이 예상을 크게 밑돌고 있고, 중국을 중심으로 한 수요강세가 꾸준히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상반기 벌커선복량의 순증가분(신조인도량-해체량)은 1천80만DWT로 지난해 12월말 대비 2.5%증가에 그쳤다. 가장 큰 이유는 상반기 예정인도량 대비 실제 인도선복량이 51%에 그쳤고, 해체선복량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하반기에는 더 많은 벌커선의 인도가 예정돼 있지만, 벌커선의 정시인도률이 크게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중소 조선소와 해운선사들의 디폴트(채무불이행)로 인한 취소물량 ▲선사들의 실적 악화에 따른 인도 연기 ▲중소조선소들의 납기지연 등 때문이다.

이와 비교해 컨테이너부문은 시황회복에 더 많은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됐다. 벌커와 달리 컨테이너는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선진국의 소비가 증가해야 물동량 회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최근에 발표된 NOL의 6월 수송량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14.3% 감소한 17만2200FEU를 기록했다. 성수기 진입으로 지난 달의 -21%에 비해 수송량 감소율이 크게 완화됐다. 하지만 6월 물동량 실적은 2년 전인 지난 2007년 같은 달 수송량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양 연구원은 주요국 경기선행지수의 개선에 따라 향후 물동량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컨테이너시장의 수급격차를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일 것으로 예상했다. 컨테이너선은 벌커에 비해 선박금융이 완료된 상태에서 발주하는 경우가 많고, 발주처인 선사들도 자본규모가 큰 대형선사가 대부분이라 취소되는 선박수도 적다는 점 때문이다.

7월10일 기준으로 전 세계 컨테이너선의 약 9%에 해당하는 121만TEU의 선복량이 계선돼 있다. 또 상반기 인도된 컨테이너선은 59만5천TEU이며 하반기엔 105만2천TEU의 신조인도가 예정돼 있다.

양 연구원은 이 같은 점을 들어 한진해운과 STX팬오션의 목표주가는 기존의 2만1천원과 1만3500원을 유지하며, 현대상선과 대한해운의 목표주가는 2만5천원과 5만1천원으로 각각 -13.8%, -23.9% 하향조정했다. 또 해운업계에 대한 투자의견도 중립을 유지했다.

그는 “최근 해운업계는 체력싸움에서 밀려난 중소선사들의 법정관리신청이 이어지고, 대형선사들도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현금확보에 주력하고 있다”며 “경기가 호전된다고 하더라도 대규모의 신조인도물량이 해운사들의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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