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06-13 10:18
[ 주제가 있는 자리, 이동희 농산물유통공사 유통본부장 ]
“농산물 출하규격 물류표준에 맞출 터”
금년도 산지 포장표준화에 주력
1967년에 농어촌개발공사로 발족한 농산물유통공사는 유통지원사업, 가격안
정사업, 수출지원사업을 주업무로 하는 정부투자기관. 그동안 농수산물의
저장, 가공업의 육성과 가격안정사업을 통해 농어민의 소득증대에 기여해왔
으며, 화훼공판장과 물류센터 운영, 유통관계자 교육 등을 통한 유통구조개
선과 경쟁력 확보에 힘써왔다.
이 농산물유통공사가 지금의 명칭으로 변경된 것은 농수산물유통산업 육성
기능이 강화되면서부터. 현재 농산물 물류표준화, 물류개선, 도매시장 육성
등 각종 지원업무를 활발하게 펼치고 있는 농수산물유통공사 이동희 유통
본부장을 만나봤다.
물류와경영: 먼저 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농산물유통공사가 무슨 일을 하
는 곳인지 설명해주시겠습니까.
이동희 유통본부장: 1967년 농어촌개발공사로 발족한 저희 농수산물유통공
사는 1987년 농수산물유통산업 육성기능이 강화되면서 지금의 명칭으로 변
경되었습니다.
저희가 하는 일은 크게 3가지로 첫째가 유통조성기능, 두번째가 가격안정사
업, 그리고 세번째가 수출지원 사업입니다.
처음 설립시에는 저장, 가공업을 선도 및 지도하는 업무를 해오다가 70년대
들어 유통문제가 불거져나오면서 가격안정사업을 펼쳤고, 그후 UR협상문제
등이 대두되면서 수출지원 사업도 또다른 기능으로 부가되었습니다.
유통조성기능의 경우 민간에서 수행하는 유통사업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
도록 지원, 육성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도매시장 건설 및 운영자금을
지원한다던지, 농민에게 출하 결제자금을 지원한다던지, 물류표준화와 개선
사업을 지원한다던지, 각종 교육사업을 펼치는 것 등을 말합니다.
물류와경영: 아무래도 물류표준화사업이나 물류개선사업에 많은 관심이 가
는 것이 사실인데요, 현재 산지 물류표준화의 현황과 문제점을 말씀해주시
겠습니까.
이동희 유통본부장: 전반적으로 홍보, 표준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서인
지 옛날 표준규격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곳이 많더군요. 일례로 저희 나
름대로 조사를 해보니 새로 제정된 규격을 사용하고 있는 농가는 30%에 불
과했습니다.
이렇게 표준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이유로 ‘일손부족’을 든 농가가 4
7%로 가장 컸고 ‘새로 제정된 규격이 기존에 비해 별 차별성을 느끼지 못
한다’는 응답도 23%나 됐습니다.
구체적으로는 대부분의 유통시설이 표준화 개념이 없이 설치, 운영되고 있
어 하역기계화가 곤란한 문제가 있었으며, 표준형 파렛트의 보급 및 이용률
도 매우 낮았고 산지 예냉장비의 보급도 미흡할 뿐더러 냉장차량의 이용도
매우 저조했습니다.
또 물류정보의 경우 가장 낙후되어 있는 분야중의 하나로 기본이 되는 데이
터 항목이나 상품코드 등이 표준화되어 있지 않아 상호 정보교환이 불가능
한 상태입니다. 또 산지유통시설의 업무서식, 양식, 전표 등도 업체마다 달
라 출하자가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물류와경영: 그렇다면 향후 농산물 물류의 개선방향을 어떤 식으로 잡고 계
십니까.
이동희 유통본부장: 산지출하의 개선을 위해선 현행 ‘표준출하규격’을 표
준파렛트에 정합성이 높게 정비하여 파렛트 단위의 수송보관 및 하역기계화
체제를 구축하려고 합니다. 또 규격 출하품과 비규격 출하품에 대한 차별
화도 추진하려고 하구요.
이와함께 선별·포장의 성력화를 추진하고 공동출하·공동계산체제도 정착
시키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편 표준 시설과 장비의 보급확대를 위해서 더욱 지원을 강화하고, 농산물
표준 코드를 물류표준코드와 연계운영이 가능하도록 표준코드체계를 구축한
다던지 거래전표 및 양식의 표준화를 추진한다던지 등의 물류정보 표준화에
도 힘쏟을 방침입니다.
물류와경영: 지금까지의 물류표준화사업 추진현황에 대해 말씀해주시겠습니
까.
이동희 유통본부장: 우선 97년 한해 농림부, 농수산물유통공사, 농협 등 15
개 기관·단체 42명으로 작업반을 구성하여 총괄팀, 포장규격표준화팀, 시
설장비표준화팀, 정보표준화팀 총 4개팀으로 나눠 작업팀별 추진과제를 진
행시켰습니다. 그리고 그 작업결과는 물류표준화 백서로 발간했구요.
또 표준형 파렛트에 맞는 포장규격을 78개 품목 301개 규격에 걸쳐 새로 제
정했습니다.
한편 시설·장비 표준화를 통한 유니트로드시스템 기반 구축을 위해 97년 4
월 한달간 유통시설의 물류기기, 장비 보유현황 조사를 실시했으며, 시설장
비 표준화를 위한 추진방안을 마련하기도 했습니다.
또 물류종합정보망 구축을 위한 정보표준화 추진과 함께 농산물 물류비 산
정과 농산물 유통실태조사 체계 확립 및 품목별 유통마진 조사분석과 같은
조사사업도 꾸준히 진행시켰습니다. 특히 조사사업의 경우, 유통실태조사팀
과 물류진단팀이 있어 매년 집중조사를 실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물류와경영: 올 한해 추진하고자 계획중인 사업은 어떤 것들인가요.
이동희 유통본부장: 먼저 표준출하규격 제정대상 1백16개 품목중 작년에 검
토된 78개 품목을 제외한 38품목을 대상으로 농산물 출하규격을 개발할 예
정입니다. 그리고 플라스틱 운반용상자를 이용하여 소포장 및 분포장 출하
가 가능하도록 포장규격도 개발하려고 합니다. 또한 표준출하규격 사용실태
조사와 함께 물류표준화에 대한 교육, 홍보도 끊임없이 계속할 방침입니다
.
한편 시설·장비의 표준화의 경우 포장센터, 저온저장시설 5개소에 대해 물
류진단을 시범적으로 실시할 예정인데요. 여기에서의 주요 진단내용은 포장
표준화 부문과 시설의 표준규격 여부, 물류기기와 물류비 산정방식의 적정
성 및 물류비용 절감방안이 될 것입니다.
또 물류정보표준화의 경우 3단계에 걸쳐 추진이 될 예정인데 1단계로 올해
까지 거래전표, 농산물 코드 표준화가 이뤄지면 2단계로 2천년까지 EDI/EC
활성화 환경을 조성하고, 3단계로 2004년까지 초고속 정보통신망과 물류정
보망을 연계할 계획입니다.
물류와경영: 개인적으로 농산물 물류에 있어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
니까.
이동희 유통본부장: 뭐니뭐니해도 위에서 말씀드린 것과 같은 개선이 산지
에서 실제로 이뤄지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그것은 새로운 시스템을 이룸으로써 농가가 얻게 되는 반대급부가 없기 때
문이죠. 이것은 그만큼의 인센티브가 충분하게 주어져야 해결될 수 있는 문
제입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농산물 물류가 낙후되어 있는 가장 큰 원인은 부피에 비
해 농산물의 가격이 너무나 낮기 때문입니다. 사실 제대로 된 물류가 이뤄
지기 위해선 소득이 높아져서 소비자가 그만큼의 가격을 부담하더라도 고품
질의 규격화된 제품을 사 먹겠다는 정도가 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아직까지 우리에겐 요원한 단계죠. 지금으로서는 27%에 달하
는 고물류비용을 타개해서 최소한 공산품물류의 수준까지만이라도 만들자는
것이 저희의 목표입니다. 적어도 2004년까지는 그렇게 되지 않을까 생각하
고 있습니다. 물론 지금 현재 농산물 물류가 너무나 낙후되어 있긴 하지만
이것은 그만큼 앞으로 개선의 여지가 많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 아니겠습니
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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