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1-10 10:01

독일 KG펀드, 1분기 외국 잉여선박 ‘입질’ 전망

국내선박펀드업계 국부유출 막아줘야
올해에는 세계 해운업과 조선업의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에서도 조선업의 구조조정은 이미 진행되고 있으며 해운업도 유동성이 취약해졌기 때문에 사업포트폴리오 재조정이나 선대축소와 같은 경영합리화가 모색될 것으로 보인다.

전통적으로 해운업의 구조조정에 있어선 금융권의 도움을 받아 해운업 내부에서 문제를 해결해 왔다. 자금사정이 어려운 해운회사는 선박을 매각하고 여유자금을 보유한 해운회사가 금융기관의 자금을 차입해 이 선박을 매입했다. 하지만 현재와 같이 해운업과 금융업이 동시에 그것도 전세계적으로 어려워지는 경우에는 시장에 나오는 선박매물이 다 소하되기 어렵다. 따라서 자본시장의 투자자들을 해운시장에 유치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선박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선박펀드를 적극 유치하면 구조조정이 한결 수월해 질 수 있다.

해운회사는 운임수입을 주된 목적으로 설립되는 회사이고 선박펀드는 선박의 임대수입과 선가차익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다. 따라서 두 시장 주체사이에는 긴밀한 보완관계가 형성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보완관계를 충분히 활용하는 나라는 그렇지 못한 나라보다 빠르고 효과적으로 해운불황을 극복하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 즉, 통상적으로 운임이 상승하는 해운호황기에는 선박이 부족하기 때문에 선박펀드는 해운시장에 주로 신조선을 공급하고 운임이 하락하는 불황기에는 남아도는 중고선박을 매입함으로써 시장의 구조조정자 역할을 수행해 해운불황의 극복에 기여하는 것이다.

예를들어 지난 1997년에 발생한 외환위기 시 자금압박이 심화된 우리나라 해운회사의 일부가 운항중인 선박을 독일 KG펀드에 임차조건부로 매각함으로써 유동성위기를 해소한 바 있다.

11년만에 다시 돌아온 이번의 해운위기에도 많은 잉여선박이 매매시장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컨테이너선사들은 화물이 크게 줄다보니 운항을 중단하고 선박을 계선하고 있는데 그 숫자가 200여척에 달한다.
화물을 잡지 못해 운항을 못하는 벌크선은 특히 많다. 아울러 앞으로 많은 신조선이 완공될 예정이므로 화물을 찾지 못하는 잉여선박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많은 선박을 처리해야 하는 세계적 해운업 구조조정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해운회사 상호간에 잉여선박을 매매하는 전통적인 구조조정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현재의 해운위기를 극복하는 데는 선박펀드의 적극적인 참여가 절실하다고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임종관 박사는 주장했다.

전 세계적으로 선박전용펀드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나라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독일, 노르웨이, 덴마크 등 소수에 불과하다. 독일의 KG펀드는 2007년 개인투자자들로부터 35억유로(약 6조3천억원)의 자금을 모집해 선박에 투자했다. 아직 정확한 금액이 파악되지 않았으나 지난해의 선박펀드금액은 2007년 투자금액대비 20~30%정도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1990년대의 10년동안에는 KG펀드가 신조선 920척 중고선 280척 총 1,200척(2,150만DWT)의 선박투자를 실시한 바 있다. 이렇게 확보한 선박은 독일 소유선박의 75%나 차지했다. 이와함께 동기간중 확보한 920척의 신조선 중 330척은 독일조선소에서 건조됐다. 이러한 사례에 비춰보면 한 나라의 해운산업과 조선산업에서 선박펀드가 얼마나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지 짐작할 수 있다.

우리나라 선박펀드는 2004년에 도입돼 운용되기 시작했다. 관계당국이 선박펀드 제도를 잘 육성해 온 결과 도입이후 2008년까지 5년동안에 총 72개의 선박펀드가 조성됐다. 4조8,107억원을 투자함으로써 97척의 선박을 해운시장에 공급했다. 2007년과 2008년에는 1조원이상의 자금이 조성됨으로써 독일 KG시장의 1/6규모로 성장했다.

즉 우리국민들 사이에 많은 개인투자자들이 해운업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해운불황기엔느 선박투자의 기대수익률이 높아진다. 1997년 외환위기로 인해 유동성 위기에 몰린 우리 해운기업 일부는 독일 KG펀드에 선박을 매각할 당시 투자자들에게 아주 높은 수익률을 안겨줄 수 밖에 없었다. 이러한 국부유출에 대해 우리 해운업계는 지금까지도 아쉬워하고 있으며 따라서 이번에는 이러한 국부유출을 막아야 한다는 소리가 높다.

최근 외국언론보도에 의하면 독일 KG펀드들이 금년 1분기말부터 양질의 잉여선박을 매수할 것이라고 전해지고 있으며 그중에서 우리나라 선박도 관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5년간 연평균 9,600억원 상당의 펀드를 조성해 상당한 노하우가 축적된 우리 선박펀드가 독일 KG펀드와의 대결에서 압승해 주길 기대한다. 그래야 국부유출을 방지할 수 있다고 임종관 박사는 강조했다. <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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