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2-24 18:21

세계 항만물동량 전망 수정 불가피

드류리 내년 세계 항만물동량 8.6% 증가 전망
4분기 이후 주요 항만 감소세 표면화


세계 경제침체로 세계 항만물동량 전망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영국 해운항만컨설팅기관인 드류리(Drewry)는 내년 세계 항만 컨테이너물동량은 올해보다 8.6% 늘어난 5억8693만TEU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중 극동아시아의 물동량은 10.7% 늘어난 2억2130만TEU를 기록해 전 세계 물동량의 37.7%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북미 지역 물동량은 올해 1.7%의 증가율을 기록하고, 내년엔 2.2%로 소폭 회복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12%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한 서유럽 물동량은 올해엔 6.7%로 급격히 둔화되고 내년에도 5.5%의 성장률 하락이 이어진다고 전망됐다.

하지만 드류리사의 이 같은 전망은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세계 실물경기 침체를 반영하지 않은 것이어서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드류리사 전망은 지난 9월 발표돼 그 이후 금융위기에 따른 실물경기 위축 등의 변수가 충실하게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드류리는 올해 세계 항만 물동량이 지난해보다 8.9%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으나 주요 항만 물동량은 4분기 들어 급격히 둔화되고 있다. 11월 홍콩항 물동량은 전년 동기 대비 13.2% 감소한 180만TEU를 기록했으며 싱가포르항은 1.5% 감소한 229만TEU를 기록했다. 특히 싱가포르항은 이전까지 두자릿수 성장세를 이어와 금융위기 여파가 얼마나 거센지 가늠할 수 있다.

중국 항만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상하이항은 10월까지 누계 물동량이 전년 동기 대비 8.8% 증가에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 증가율인 20.5%보다 현저히 둔화됐다. 선전항은 지난해 같은 기간 14.2%의 증가율보다 10% 포인트 감소한 4.2%에 그쳤고 칭다오항은 22.9%에서 16.4%포인트 감소한 6.5%를 나타냈다.

미국 롱비치항은 11월까지 누계 물동량이 전년 동기 대비 10.1% 감소한 606만TEU에 머물렀다.

우리나라 항만들도 감소세가 본격화되고 있다. 11월 부산항 컨테이너물동량은 지난해 대비 5.1% 감소한 101만TEU에 그쳤고 광양항 물동량은 1.8% 하락한 12만9천TEU에 머물렀다.

부산항, 광양항, 인천항의 컨테이너물동량은 11월 누계 기준으로 각각 1243만TEU, 170만TEU, 159만TEU를 기록했다. 12월 예상치를 11월 수준으로 가정할 경우, 올해 전체 부산항 컨테이너물동량은 1342만TEU, 광양항은 182만TEU, 인천항은 171만TEU로 추정된다. 지난해 대비 부산항 1.3%, 광양항 5.9% 및 인천항 2.9% 증가에 그치는 것이다.

이를 토대로 우리나라 전체 항만들의 컨테이너물동량을 추정해 볼 때 지난해보다 1.9% 증가한 1788만TEU에 머물 것으로 전망됐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실물경기 위축의 여파가 증가세 둔화로 나타나는 것이다.

국내외 주요 전망기관에 따르면 세계 각국의 경기부양책이 차질 없이 진행되고 소비 심리가 회복될 경우에도 실물경제의 회복은 내년 하반기 이후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수요 위축은 주로 공산품의 운송과 관련되는 해상 및 항만 컨테이너물동량의 감소에 직접 반영되고 있다.

KMI 김은수 연구원은 이와 관련 "항만물류기업, 특히 컨테이너터미널 운영업체 등은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할 필요가 있으며, 경영목표를 비용 최소화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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