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1-27 10:40

기간산업 해운업 살리는 강도높은 정부 지원 시급하다

국적외항업계 특히 벌크선운항업체들이 세계 금융위기 한파에 꽁꽁 얼어붙고 있다. 국내 외항해운업계가 세계 금융위기로 인한 해상물동량 급감으로 소위 제 2의 해운산업합리화 우려 상황까지 치닫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 초미의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얼마나 상황이 급박하면 현실성없는 해운산업합리화에 의한 통폐합등이 거론되는지 유심히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지난 1984년에 단행된 해운산업합리화 당시와 현상황은 업계의 개방화 진전이나 지분구조상 차이는 있으나 중소선사를 중심으로 상당한 자금압박을 받고 있어 정부의 특단의 지원없이는 수많은 중소 부정기 외항선사들이 도산 위기에 처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정기선업계도 특히 중국경제 성장률의 급락으로 해상물동량이 크게 줄어들면서 이미 C&그룹의 C&라인이 동남아항로의 정기선서비스를 접은 상태고 주요 선사들이 기간항로라 할 수 있는 북미, 구주항로의 선복을 대폭 감축하고 있다.

부정기 벌크선사의 부도설은 이미 상당히 회자된 상태이지만 중견 부정기업체인 파크로드가 채무불이행 등 어려움으로 사실상 해운사업에서 손을 뗀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도미노 현상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들 선사들과 같은 처지에 몰린 국적외항선사들이 한둘이 아니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고 보면 정부의 조속한 유동성 자금이 지원되지 않을 경우 흑자도산으로 쓰러지는 선사들이 상당수 있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에 관주도의 제 2의 해운산업합리화조치가 필요하다는 일부 전문가들의 견해도 있지만 지난 84년 해운산업합리화에 의한 선사 통폐합조치는 철저한 관주도하에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환경이 조성된 상태였으나 지금은 외항해운업계와 관련된 정책들이 대부분 개방된 상황이라 정부 주도하에 강력히 밀어붙일수도 없는 사안이라 해운산업합리화 조치는 현실감이 없다는 것이 대부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하지만 이대로 국적외항업계를 방치할 경우 헐값으로 선박을 매각하는 등 지난 IMF시절과 같은 상황이 벌어지면서 국부를 유출할 수 있어 선주협회등이 중심이 돼 정부측에 강력한 자금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정부측에서도 국적외항업계의 자금 유동성이 크게 위축돼 심각한 사정임을 충분히 인지하고 지원계획을 갖고는 있으나 금융권도 자금사정이 어려운 상황이라 업계가 요구하는 만큼의 지원은 기대하기 힘든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금사정이 괜찮은 국내선사들이나 그리스, 이스라엘 선주들은 지금이야말로 싼값으로 나오는 선박들을 구매할 수 있는 최대의 호기로 삼고 그 기회를 노리고 있다. 지난 2002년이후 점증적으로 시황이 오르면서 최근 몇 년간 초호황세를 누리면서 선주협회 회원수가 매년 수십개사씩 늘어났다. 하지만 이제는 이들 회원사들의 생사를 지켜봐야 하는 처지에 있는 선주협회로선 답답한 심정 이만저만이 아닐 것으로 보인다.

선주협회는 매일 긴급회의를 개최하면서 정부 관계당국에 회원사들의 어려운 사정을 호소하고 있고 제도적으로 자금 지원을 위해 협약등을 맺는 등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다.

이제 국토해양부, 지식경제부 그리고 금융권등에서 해운산업의 중요성을 재인식하고 우선적으로 지원에 나서주느냐가 업계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길일 것이다. 해운산업은 물류를 이끄는 경제의 대동맥과 같은 역할을 하는 기간산업이다. 해운업이 죽으면 물류전체가 동맥경화에 걸리게 되고 수출의존도가 세계 최고수준인 우리경제에 막대한 손실을 가져오게 될 것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정부는 하루속히 해운업계의 숨통을 트게 하는 자금지원에 적극 나서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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