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7-07 15:07

부산 감천항의 이유 있는 변신

추연우 (부산항만공사 감천사업소장)
부산항하면 으레 컨테이너부터 떠올리게 마련이다. 부산항이 세계 5대 ‘컨’ 항만이자 3대 환적항인 만큼 그럴 만도 하다. 하지만 싱가포르 등 세계적 항만들은 컨테이너 화물 못지않게 일반화물 유치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는 말 그대로 토털 서비스를 제공하는 다기능 항만만이 세계적 항만으로 우뚝 성장할 수 있다는 현실적인 판단에 기초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부산항은 전체 화물의 95% 가량이 컨 화물이다. 이로 인해 시민들은 ‘부산항=컨테이너’라고 인식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부산항도 토털 서비스를 제공하는 다기능 항만이다. 그런 만큼 세계적 항만으로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을 두루 갖추고 있다. 그 중심에 바로 감천항이 있다.

지난 1978년 문을 연 감천항은 컨 항만인 북항을 대신해 수산물과 벌크, 철재 등 일반화물을 처리하는 보조항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그럼에도 불구, 그동안 감천항에 대한 인식은 밀수와 외국인 선원 무단이탈, 안전사고 등이 끊이질 않아 부산항에서 마치 ‘계륵’과도 같은 취급을 받아왔다.
그런 감천항이 최근 세계적 규모의 국제수산물도매시장 개장과 완벽한 보안시스템 구축 등을 계기로 새로운 도약을 위한 일대 전기를 맞고 있다.

정부와 부산시가 2천1백여억원을 들여 건립, 지난 4월말 시범 개장한 이 도매시장은 부지와 건물 면적이 각각 11만㎡, 1만1천770㎡로 매머드 급이다.
또한 이곳은 부두 안벽길이가 500m로 외항선 2척과 연근해선 3척이 동시 접안할 수 있고, 21세기형 국제적 통합물류시스템까지 완벽히 갖추고 있다.

오는 9월부터 이곳이 본격 운영에 들어갈 경우 하루 최대 2천2백t의 수산물을 취급하는 동북아 수산물 유통의 메카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감천항에 대한 이같은 장밋빛 미래 청사진은 신기루처럼 어느 날 갑자기 그려진 것은 절대 아니다. 과감한 시설투자와 함께 잘못된 관행을 개선하기 위한 부산항 관계자들의 부단한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부산항만공사는 감천항의 여러 문제들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CCTV 등으로 연결된 종합 상황실을 설치, 24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했다. 또 보안울타리를 보강하고, 컨 박스 사무실 등 은폐 가능한 시설물들을 정비했다.

뿐만 아니라 항만이용자의 안전을 위해 부두별 사다리를 설치하고, 방파제에 안전난간과 사다리 로프 등 안전장비를 구비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부터는 감천항을 통한 선원 이탈 등 보안 및 안전사고가 거의 없어 이제는 ‘안전한 항만’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는 새로운 항만으로 거듭나겠다는 감천항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번 수산물 도매시장 개장을 계기로 감천항이 과거 부정적 이미지를 완전히 벗고, 동북아 물류중심 부산항을 선도하는 항만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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