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09-17 17:40
[ 해운업에도 환차손 따른 손실 줄여야 한다 ]
요즘 재계를 비롯한 국내기업들은 환차손에 따라 늘어만 나는 손실을 어떻
게 풀어나가야 할지 여간 고민거리가 아닌듯 하다.
눈덩이처럼 불어만 나는 원화환율 급상승에 의한 환차손과 주가하락으로 인
한 추식평가손의 회계처리 문제가 심각한 지경에 이르고 있다는 것이다. 해
운업계만 해도 시황 등이 나쁜 가운데 어떻게 해서든 기업내부에서 코스트
를 절감시키는 방안 등을 강구해 조금이나마 덜 손해 보려 노력을 나름대로
펼치고 있으나 지금과 같은 막대한 환차손까지 겹쳐 이익을 낸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지적도 서슴치 않고 있다.
해운업계의 경우 현재 상장회사로 국내 초대형 해운기업인 한진해운과 현대
상선을 비롯한 대기업과 중소선사들 대다수가 엄청난 환차손에 대한 걱정에
싸여있는 게 현실이다.
LG경제연구원이 최근 달러당 9백10원을 기준으로 기업별 금년도 환차손 추
정액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해운기업중 한진해운이 1천7백33억원, 현대상선
이 1천1백77억원으로 나타났다.
또한 외국에서 시설재나 원유들을 많이 도입해 쓰는 선박, 항공, 정유업계
들이 상대적으로 환차손이 크지고 있는데 올해 1천1백87억원의 환차손이 추
정되고 있는 대우중공업의 경우는 선박건조 주문량은 늘어나고 있지만 환율
추이가 불안하여 3년후에 인도되는 선박수주는 아예 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
다.
그리고 해외에서 선박건조자금을 빌려쓰고 있는 해운회사의 경우는 외화 부
채로 잡혀 있는 선박금융자금을 결산기에 원화환율로 환산하여 재무제표에
반영하고 있는 현행 정부당국의 결산제도에 대한 개정이 절실하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이같은 주장은 해운업뿐 아니라 우리나라 재계 전체의 문제인 셈이다.
따라서 지난 6일에는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나서 환차손익과 관련된 기업회계
기준을 개정해줄 것을 골자로 하는 건의서를 정부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
다.
이 건의에 의하면 전경련은 모든 외화 자산과 부채를 결산기말 때 원화환율
로 환산해 재무제표에 반영해야하는 현행 방식대신 실제로 외화 채권을 회
수하거나 빚을 갚을 때 발생하는 환차손익만을 회계에 반영토록 해야한다고
주장한 것.
이같은 건의는 최근 국내기업의 부도 여파 등 경기 침체로 대외적인 신용도
가 하락되어 해외자금 조달조차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장부상 환차손까지
재무제표에 반영시키는 바람에 기업들이 채산성과 재무구조가 더욱 악화되
고 있어 기업활동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는 지적을 덧붙였다.
이같은 환차손에 따른 기업활동의 위축이 예상되자 외항해운업체들도 한국
선주협회 등을 통해 환차손과 관련된 회계기준 개정 문제를 제기, 환차손에
대한 계정을 손익계산서상 상환기일 연도에 따라 환차손으로 잡거나 나머
지 외화부채에 대한 상환기일이 몇년후인 경우에는 당해 연도에 손익계정에
처리되지 않고 자본잠식으로 나누어 계정되는 다소 환차손에 대한 계정을
완화하고 있으나 근본적인 환차손에 대해서는 더이상의 문제해결을 못하고
있다는 게 업계관계자의 지적이다.
다행히 선사의 경우 운임거래 베이스가 달러기준으로 되어 있어 환차손 많
이 날 경우 달러에 대한 매출규모는 줄었지만 원화환율변동에 따른 원화매
출은 오히려 늘어나는 현상도 나오 있다는 게 해운관계자들의 지적이다.
그러나 문제는 부채율이 엄청난 해운업계로서는 선사마다 선박확보시 달러
기준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어 환차손만큼 원화환율로 지급하고 있어 환차
손에 대한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을 수밖에 없는 실저이어서 환차손에 대한
대응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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