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2-24 18:34
의회 강력 반발.. 백악관 거래 연기 시사
UAE 거래 성사 전 1억달러 카트리나 구호금
미국 뉴저지주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국영 기업의 미국내 항만 운영권 인수 거래를 중지시켜줄 것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하고 백악관이 이 거래의 일시 연기를 시사, 아랍사의 미국 항만운영권 인수 논란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또 아랍에미리트연합은 자국 국영회사가 미국 항만운영권 인수에 나서기 수 주 전 1억달러의 카트리나 구호 성금을 낸 것으로 알려지는 등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 거래 중지 소송 = 미국 뉴저지주는 23일 UAE 국영 '두바이포트월드(DubaiPortWorld)'에 뉴욕, 뉴저지 등 6개 항구의 항만운영권을 넘기는 거래를 중단시켜달라는 소송을 트렌턴 연방지법에 냈다.
뉴저지주는 대외투자위원회 위원장인 존 스노 재무장관과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 등을 거명하며 이 위원회가 법률에 따른 충분한 조사를 하지 않은채 거래를 승인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법원이 이 거래에 대한 조사를 명령, 안보상의 우려가 충분히 평가될 때까지 두바이사의 항만운영을 막아줄 것을 요청했다.
존 코자인 뉴저지 주지사와 줄리마 파베르 주법무장관은 화학공장 등이 밀집해 안보상의 위험이 큰 이 지역의 안보 우려를 높이는 어떤 상황도 용납할 수 없으며, 충분한 정보를 접할 때까지 이 거래를 허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뉴욕 및 뉴저지 항만국도 안보 문제를 이유로 항만 운영권을 두바이 기업에 넘기려는 영국의 'P앤 O' 사를 상대로 금명간 지난 30년간 지속돼온 임대 계약을 중단하는 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
두바이 기업의 'P앤 O' 인수를 봉쇄하기 위한 이 소송과 관련, 항만국은 "문제의 거래를 인가한 연방 정부로 부터의 투명한 설명도 없고, 'P앤 O'도 우리가 검토하고 동의할 기회를 주지 않았기 때문에 이 거래를 중단시킬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 의회 거래 연기 요구 = 미 행정부는 23일 국무, 상무, 국토안보부 등 10여개 연방정부 관리들을 동원, 상원 군사위원회를 상대로 '두바이포트월드'의 미 항만 인수 인가와 관련한 첫 브리핑을 가졌다.
존 워너(공화)상원 군사위원장은 이날 90분간의 브리핑을 청취한 후 의회가 이번 거래를 검토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은 내주 최소한 45일 이상의 검토를 명령하는 내용의 법안을 제출할 것이라면서 "이것이 아마도 이번 사안을 이해할 첫 조치일 것"이라고 말했다. 클린턴 의원은 이날 "항만 안보는 곧 국가 안보이며, 국가 안보는 곧 항만 안보"라며 "이번 거래는 백악관의 판단 실책"이라고 쏘아붙였다.
한편 칼 로브 백악관 부비서실장은 "중요한 것은 의원들이 충분히 설명을 듣는 시간을 갖는 것"이라면서 거래 종결을 연기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두바이와 영국 기업간의 인수 거래는 오는 3월2일 완결될 예정이었다.
◇ UAE 거액 카트리나 성금 기탁 = UAE는 두바이포트월드의 미 항만운영권 인수 거래 시도 수 주 전 1억달러의 카트리나 구호성금을 냈다고 미국 정부 관리들이 확인했다.
UAE가 낸 카트리나 구호금은 이제까지 세계 각국이 낸 구호금 총액의 4배에 달하는 거액으로 이번 거래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중동을 순방 중인 라이스 국무장관은 이날 UAE를 방문, 양국간의 우호협력과 대테러전 결속을 다짐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그러나 민주당의 칼 레빈 의원은 "대테러전에 관한 한 UAE는 일관되지 않은 역사를 지녔다"면서 "UAE는 9.11 테러를 주도한 오사마 빈 라덴을 지원했던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정권을 인정한 전세계 얼마 안되는 국가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수백만 달러가 UAE 금융 기관들을 통해 알카에다에 지원됐다고 적시했다.
부시 행정부 관리들은 UAE는 대테러전에서 미국의 굳건한 맹방이었다면서 "테러 공포는 과장된 것이며,거래 심사가 엉성하거나 무심결에 이뤄진 것이 아니며 세밀하고도 포괄적이었다"고 주장했다.
◇ 백악관 거래 연기 시사 = 칼 로브 백악관 비서실 차장은 이날 폭스뉴스에 나와 부시 대통령이 논란이 일고 있는 항만 거래의 일시 연기를 수용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로브 차장의 발언이 있은뒤 찰스 슈머 상원의원 등은 이 거래의 일시 연기는 아주 좋은 아이디어라며 이를 적극 반겼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각료 회의에서 "안보가 우려됐다면 거래가 진척되지 못하도록 했을 것"이라면서 "국민들은 안보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영국이 운영하면 괜찮고, 대테러전에 역시 미국의 귀중한 동반자인 다른 맹방의 기업은 안된다는 것은 중동의 기업에 대해 이중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아닌지 의문이 든다" 면서 "맹방들에게 혼돈된 메시지를 주지 않는 것이 정말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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