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11-26 14:01

인천공항 1천억대 사업 '기밀' 유출

대기업 직원 등 연루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25일 인천국제공항공사(이하 공사)의 대형사업 입찰과 관련된 비밀자료를 유출한 혐의(인천국제공항공사법 위반 등)로 공사 용역업체 직원 김모(40)씨를 구속했다.

경찰은 김씨로부터 비밀자료를 넘겨받은 대기업 G사의 계열사 직원 유모(37)씨와 K사 직원 최모(45)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자료유출에 가담한 K사의 협력업체 대표와 직원 3명을 불구속입건했다.

경찰은 이 비밀자료가 유출된 것을 알았으면서도 이를 공사에 보고하지 않고 은폐한 뒤 아는 사람에게 자료를 재유출한 공항공사 직원 문모(43)씨 등 2명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6월9일∼13일 1천421억원 규모의 공항정보 시스템 구축사업의 입찰 자료가 담긴 공사 서버에 몰래 접속, 파일 250개를 내려받아 제작한 CD를 유씨에게 넘겼고 유씨는 이를 다시 K사의 최씨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K사는 이런 자료를 바탕으로 8월말께 입찰제안서를 공사에 제출했다.

공사 직원 문씨 등 2명은 7월 중순께 이 CD가 유출됐다는 제보를 받았으면서도 상부에 보고하지 않고 자체회의를 연 뒤 은폐했으며 이를 지인에게 다시 유출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이 비밀자료가 담긴 CD가 유출되면서 금전이나 향응이 오갔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수사로 국가 기간시설인 인천공항의 문서관리 시스템의 허점이 드러났으며 대기업 직원들은 사업 낙찰을 위해 옳지 않은 방법으로 빼낸 자료라는 것을 알면서도 이를 사용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CD로 유출된 내용이 입찰에 영향을 미칠 만한 중요한 내용이 아니어서 입찰을 중단하지 않았으며 재입찰은 현재로서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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