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9-21 17:06

수출기업 매출액 증가율 마이너스로 반전

유가 급등에 환율 하락 여파
제조업체 채산성도 악화..1천원어치 팔아 86원 남겨


고유가와 환율 하락 여파로 올해 2.4분기 수출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제조업체의 매출액 대비 경상이익률도 작년 동기 12.9%에서 8.6%로 하락, 채산성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제조업체들이 1천원어치의 상품을 팔아 남긴 이윤이 129원에서 86원으로 줄어들었음을 뜻한다.

한국은행이 1천495개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해 21일 발표한 '2.4분기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매출액중 수출비중이 50% 이상인 수출기업의 작년 동기 대비 매출액 증가율은 -2.1%를 나타냈다.

수출기업의 매출액이 감소한 것은 한은이 분기별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3년 3.4분기 이후 처음이다.

수출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2003년 하반기에 8.6%를 기록한 후 작년에는 분기별로 20%대에 머물렀으나 올 1.4분기에 1.9%로 급격히 추락했다.

수출기업의 매출액 감소는 올 2.4분기중 국내 수입원유의 80%를 차지하는 두바이유가 작년 동기보다 44.1% 오른 배럴당 47.9달러에 달한데다 원.달러 환율도 1천8원으로 13.3%나 하락했기 때문이라고 한은은 분석했다.

또 D램과 무선전화기의 수출가격이 작년 동기보다 각각 47.5%, 22.1% 떨어지는등 수출주력 품목인 반도체 등의 수출가격 하락도 한몫했다.

박상우 한은 기업통계팀 과장은 "유가급등과 환율하락이 매출액 감소의 주범"이라며 "유가와 환율이 계속 불안하면 수출기업은 물론 전체 제조업체의 채산성은 악화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수출기업 가운데 30대 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작년 2.4분기 31.0%에서 올해 2.4분기에는 -3.5%로 반전됐으며 30대 이외 기업은 17.3%에서 2.4%로 낮아졌다.

내수기업의 매출액 증가율도 작년 동기 20.1%에서 7.6%로 떨어졌다.

수출 및 내수기업을 포함한 전체 제조업체의 매출액 증가율은 1.7%로 작년 동기의 24.4%에 비해 22.7%포인트나 하락했다.

2.4분기 제조업체의 매출액 경상이익률은 8.6%로 작년 동기에 비해 4.3%포인트 떨어졌다.

제조업체중 수출기업은 6.9%포인트 하락한 7.2%를 나타낸 한편 환율 하락 등의 영향을 덜 받은 내수기업은 10.6%로 0.3%포인트 감소에 그쳤다.

기업들의 투자동향을 가늠할 수 있는 제조업의 유형자산 증가율은 작년 동기보다 0.2%포인트 상승한 1.5%였고, 총자산에 대한 유형자산 비중은 0.2%포인트 하락한 41.3%를 기록했다.

6월말 현재 부채비율은 93.0%로 1년전보다 9.5%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우량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잉여금 증가와 1.4분기중 일시증가했던 미지급배당금 등 비차입성 부채의 감소에 따른 것이다.

또 조사대상 업체의 현금보유액은 일부 기업들이 인수.합병(M&A)과 자사주 취득 등에 현금을 사용하는 바람에 3월말보다 3조1천억원이 감소한 37조6천억원으로 집계됐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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