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8-30 17:40
유가상승으로 고전해온 미국 항공업계가 허리케인 카트리나에 따른 피해로 '엎친데 덮친 격'의 타격을 면키 어렵게 됐다.
강풍과 폭우를 동반한 카트리나가 미국 멕시코만을 강타하면서 29일 인근 지역 공항이 줄줄이 폐쇄되고 상당수 항공기가 결항되는 피해를 당했고, 9월 이후는 전통적인 여행 비수기여서 '악재'가 이어지기 때문이다.
결정적으로 카트리나의 피해에 따른 유가 급등이 항공사의 경영난을 가중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파산 위기에 있는 애틀랜타의 델타항공과 미네소타주 이건의 노스웨스트항공은 더욱 고통이 클 것으로 보인다.
이미 파산상태에 있는 미국 2위 항공사 유나이티드 항공은 이번 허리케인으로 30일까지 예정된 항공기 63편의 운항을 취소했고, 미국 1위의 아메리칸 항공도 뉴올리언즈를 중심으로 36편, 콘티넨털 항공도 111편을 취소시켰다.
델타항공의 경우 루이지애나, 미시시피, 앨러배머주의 9개 도시를 오가는 항공기 수십편을 운항취소했다.
항공업계 분석가인 테리 트리플러는 기존 유가상승에 이은 이번 허리케인 피해로 항공사들이 적자압박 속에서 더욱 공격적으로 항공요금을 인상할 것으로 내다보면서 "델타항공이 상처를 많이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델타항공은 2주전 조종사 노조에 회사가 보유한 현금이 줄어들어 파산보호신청을 피하려면 지난해 노사 합의내용의 개정을 검토해야할 시점에 이르렀다고 통고한 바 있다.
이같은 항공사들의 현금부족에 9월부터 비수기로 접어들면 배럴당 70달러까지 치솟았던 국제유가가 67달러선으로 떨어져봐야 큰 도움이 안된다는 분석도 있다.
파이퍼제프리의 조엘 데니 항공 애널리스트는 "차례로 터지는 악재가 항공사들을 벼랑 끝으로 몰아가고 있다"면서 "전체가 길게 버티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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