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동북아 물류허브 선점에 지속적 지원·관심 절실하다”
중국 경제가 급성장하고 동북아 경제권이 미국, EU 등과 세계 3대 경제권으로 도약하고 있다는 소식은 언론매체를 통해 쉽게 접할 수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보다 중요한 사실은 중국이 매년 10%에 육박하는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며 동북아 및 세계 물동량 증가세를 주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컨테이너선의 초대형화·고속화로 인한 허브&스포크 체제의 정착, 수송·정보통신 기술의 발달 그리고 SCM에 의한 복합화물운송체제의 정착 등과 더불어 21C 물류환경변화의 주요 특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세계 물류환경의 변화에 대응하고 자국의 항만을 동북아 중심항만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한·중·일 3국의 경쟁은 나날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러한 물류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부산항을 동북아 중심항만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정부는 다양한 정책들을 수립·시행하고 있다.
첫째, 향후 수 십년간 부산항의 운명을 좌우할 부산신항을 조기에 차질없이 개장하기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심혈을 기울여 개발해온 부산신항 북‘컨’부두 3선석은 4월말 현재 76%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으며, 오는 10월이면 하역장비 설치를 마치고 개장 2달 전부터 시범운영에 들어갈 계획이다.
부산신항 조기개장에 만전기해
부산항은 북‘컨’터미널 3선석의 개장으로 연간 90만TEU의 컨테이너 처리능력을 추가적으로 확보함으로써 그동안 부산항의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온 항만시설 부족이 상당부분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부산신항 북‘컨’부두 3선석은 하역장비(22열 G/C 9기, 5단 9열 T/C 18기)의 대형화를 통한 규모의 경제 실현으로 부산항의 원가경쟁력을 제고시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넓은 CY(안벽으로부터 600m까지)를 확보함으로써 온-도크 처리비율이 증가되고 궁극적으로는 항만생산성이 큰 폭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둘째, 부산항 운영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항만노무공급체제 개혁이 추진되고 있다. 정부의 항만노무공급체제 개혁은 상용화를 통한 개혁, 완전고용 보장, 단계적 상용화, 법률에 의한 상용화 등 4가지 큰 원칙에 입각하여 추진될 것이다. 특히, 국내 유일의 클로즈드 숍 형태의 노동조합인 항운노조는 지난 수십년 간 항만노무 공급권을 독점적으로 행사하고 있다. 이러한 항운노조의 노무공급권 독점은 하역물동량의 불규칙성에 노·사가 위험을 공유하게 함으로써 하역사, 터미널운영사 등의 경영안정 및 항만의 안정적 노무공급에 기여한 부분도 일부 인정된다. 하지만 이는 하역업체의 경영 자율성 제한, 항만하역 시스템 기계화·현대화의 지연, 노무인력 과다투입 등 여러 문제점을 발생시키기도 하였다. 정부는 단계적으로 재정을 투입하여 고령의 퇴직희망자를 제외한 전체 노조원을 기업에서 채용하여 개별 근로자의 고용을 보장하는 노무공급체체를 도입할 계획이다. 이러한 정부의 노력은 하역비용 감소를 통한 전체 물류비 절감, 기업의 자율성 확대 및 기계화 촉진에 따른 생산성 향상 및 대외 신뢰도 향상 등으로 외국선사 기항·투자를 확대하는 효과를 발생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셋째, 부산항을 화물창출형 항만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항만배후부지를 자유무역지역으로 고시하고 물류단지로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04. 8월 감천항 자유무역지역(2만평) 입주기업으로 선정된 (주)한국엠씨씨로지스틱스가 ‘05. 4월 국제물류센터 건립공사를 시작함으로써 감천항 배후물류단지 조성사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한편, 부산항만공사는 부산신항 북’컨‘터미널 배후부지 25천평을 CFS 등 물류단지로 조성하여 국제물류기업을 유치하는 방안 추진하고 있다. 또한 항만배후부지에 국제물류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물류단지를 자유무역지역으로 고시하여 다양한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다. 부산신항 자유무역지역내 국유재산을 주요 경쟁항만인 상해(23천원, 연간 평당), 카오슝(14천원, 연간 평당) 등에 비해 월등히 싼 1,568원(연간 평당)에 임대해줄 계획이다. 그리고 입주기업들은 관세·부가가치세·교통세·주세 등을 면제받게 되며 외국인투자기업들은 법인세·소득세·취득세·재산세·종합토지세 등을 3년간 100%, 이후 2년간 50%를 감면받을 수 있다.
넷째, 부산항이 고부가가치 항만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선박급유업 등 항만산업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다. 그동안 부산항에 대한 관심이 컨테이너 처리실적에 집중되었던 관계로 부산항에서 발생하는 컨테이너 1TEU당 부가가치 또는 입항선박 1척당 부가가치 등은 많은 주목을 받지 못하였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과거와 같은 부산항의 급속한 양적 성장이 어려운 상황에서 부산항 발전전략도 수정될 필요가 있다.
부산항만공사·항만이용자 이해와 협력요망
정부는 부산항을 고부가가치 항만으로 변모시키기 위해 항만산업의 활성화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선박급유업 활성화를 위해 유류공급기지 구축을 추진하고 급유선 대형화, 품질검사제, 민관합동 모니터링시스템 구축 등 급유서비스 개선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한편, 항만산업의 활성화를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 적정한 규제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우리는 필요 이상의 규제완화가 항만산업 및 항만부대사업에의 진입장벽을 지나치게 낮추어 시장질서를 무너뜨리는 또 다른 문제를 경험하고 있다.
다섯째, 신항 개장을 통해 부산항의 경쟁력을 제고시키기 위해서 북항과 신항의 연계활성화가 추진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06년 1월 부산신항 북‘컨’부두 3선석에서 나오는 T/S 물량의 원활한 처리가, 장기적으로는 북항과 신항간 상호보완적인 관계설정이 중요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끝으로, 부산신항이 ’06년 개장되어 단계적으로 운영에 들어가게 됨에 따라 부산항을 펜타 포트로 발전시키기 위한 북항의 기능 재조정 및 일반부두 재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장기적으로 북항 일반부두를 비즈니스 포트, 레저 포트로의 개발을 추진하되 현재 수행중인 ‘부산항 재래부두 재개발 방안 연구 용역’의 결과를 반영하여 일반부두 재개발 시안이 확정될 것이다. 다만 일반부두가 피더망을 통해 처리하는 환적화물(연간 280만TEU)의 중요성, 신항의 활성화 및 북항 화물의 신항으로의 이전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재개발 착수 시기는 결정되어야 할 것이다.
이제 동북아시아는 명실공히 세계 경제의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높아가는 동북아의 위상만큼이나 물류환경의 변화속도는 빨라지고 있다. 이처럼 급격하게 변화하는 물류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하여 부산항이 동북아 물류중심항만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다양한 노력은 물론이고 부산항만공사, 항만이용자들의 이해와 협력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창밖으로 보이는 부산항이 급격한 환경변화의 파고를 헤치고 동북아 3국간 교역의 중심지로 우뚝 설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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