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6-13 10:32

한-중 보따리상 상행위 '밀수'로 볼 수 있어

한-중 보따리상들의 농산물 반입 행위도 밀수품 취득죄로 볼 수 있다는 법원 판결에 따라 보따리상에 대한 세관의 휴대품 단속이 대폭 강화될 전망이다.

인천본부세관은 판매를 목적으로 반입된 상용물품을 여행자 휴대품으로 볼 수 없다는 최근 대법원 판결에 따라 단속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13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상용물품은 여행자 휴대품으로 볼 수 없기 때문에 간이수입신고를 통해 면세통과됐다 하더라도 무신고 수입죄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며 "이러한 물품을 취득하는 행위는 밀수품취득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밝혔다.

법원 판결을 엄격히 적용하자면 현재 보따리상들의 상행위가 모두 불법으로 간주될 수 있어 국제카훼리선을 타고 중국 농산물을 사들여와 국내에서 판매하는 보따리상들의 상행위가 대폭 제한될 전망이다.

현재는 보따리상들이 품목별 5kg, 총 중량 50kg 이내의 물품을 반입할 경우 휴대품으로 간주해 관세를 물리지 않고 면세 통관을 허용하고 있다.

보따리상들은 1998년 초 IMF(국제통화기금) 한파 이후 실직자들을 중심으로 대폭 늘어나 현재 인천에서만 1천600여명이 활동하고 있다.

세관은 이에 따라 여객선사와 보따리상들에게 대법원 판례를 홍보하며 계도기간을 가진 뒤 1차적으로 여러 명을 통해 농산물을 분할 반입하는 방식으로 통관한 뒤 여객터미널 밖에서 다시 수집해 판매하는 대규모 수집상들에 대한 단속을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세관 관계자는 "지난 9일 관세청 주관으로 대책 회의를 갖고 단속 방안을 총리실에 제출한 상태"라며 "갑작스런 단속 강화는 보따리상들의 강한 반발을 불러 일으킬 수 있어 묘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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