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6-02 13:41
기획특집/ 초대형선 인도 본격화에 따른 해운시장 재편
해운시황 호황세를 이어가면서 유수 선사들마다 신조선 발주에 경쟁적으로 뛰어들었다. 이와함께 메가급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수주로 인해 올해 말부터 이들 선박들이 인도돼 각 주요항로에 투입될 것으로 보여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이 가시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과거의 해운시황 싸이클과는 달리 중국효과라는 엄청난 위력은 해운경기의 보편화된 주기도 바꿔가고 있어 앞으로 쏟아져 나올 신규선박들에 의해 운임시장이 교란되지 않을 까하는 우려도 예전과 같은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금년말부터 인도되는 초대형 선박을 중심으로 한 선복증가는 내년, 2007년으로 이어지면서 선복과잉현상을 초래케 해 해운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형성할 것으로 예측된다.
KMI와 외신에 따르면 올해 말까지 8000TEU이상 컨테이너선박이 53척 운항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2년 머스크 씨랜드사가 ‘S' 클래스 Ⅱ 선박을 투입한 것을 시작으로 금년 1분기말 현재 운항하고 있는 8천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은 모두 30척에 달하고 있다.
머스크 씨랜드사는 자사의 ‘S'클래스 Ⅱ 선박을 6600TEU급으로 발표하고 있으나 중량톤 기준으로 10만9천DWT에 달해 실제 선복량은 타사의 8천TEU급과 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23척의 초대형선이 추가로 인도돼 올해말까지 총 53척의 초대형선이 서비스에 투입될 예정이다.
선사들의 경쟁적인 초대형선 발주로 1분기말 현재 발주중인 8천TEU급 이상 초대형선은 올해 인도분을 제외하더라도 170여척에 달하며 오는 2009년까지 연차적으로 서비스에 투입될 예정이다.
특히 MSC사의 9200TEU급 4척이 올해안에 인도돼 서비스에 투입될 예정이며 오는 2006년 상반기에는 머스크 씨랜드사의 1만TEU급 선박 인도가 예정돼 있어 본격적인 초대형선 운항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현재 발주된 초대형선의 규모를 감안할 때 컨테이너선박의 평균선형은 지속적으로 증가해 수년내에 5천~8천TEU급 선박이 동서 기간항로의 주력 선대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측되며 장기적으로는 8천~1만TEU급 선박의 주요 기간항로 투입이 보편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함께 현재 주력선대로 운항중인 3천~5천TEU급 선박들은 역내항로와 피더서비스로 점차 전배돼 피더선대의 대형화도 동시에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선박대형화는 기존적으로 단위당 운영비용을 낮춰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기 위한 선사들의 전략이다. 컨테이너 선박 대형화에 대한 기술적 한계는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현재 세계 컨테이너 선박의 대형화를 주도하고 있는 우리나라 조선업체는 1만2천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까지 개발했다.
하지만 선박 대형화를 통한 규모의 경제효과는 1만TEU급 정도가 한계이며 그 이상이 되면 단위당 운영비용이 오히려 증가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드루리 쉬핑 컨설턴트사는 이에 대해 1만2500TEU급 실현 가능한 최대 선형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으며 이러한 초대형 선박은 특정항로에 매우 제한적으로 투입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 이유는 선박대형화에 규모의 경제보다 환적 및 피더서비스 증가에 따른 비용 증가분이 더 크고 수심, 장비, 하역 등 항만의 제약이 따르며 다수의 기항항만과 다양한 항로, 서비스 빈도등에 대한 하주들의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즉, 초대형선을 이용한 저비용의 효율적인 네트워크 구축도 중요하지만 저비용 구조의 네트워크가 하주들의 다양한 수요를 반영하지 못해 실질적인 수익증가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도 크므로 지속적인 선박대형화는 매우 이험한 전략이라는 설명이다.
선박초대형화에 대한 다양한 논의에도 불구하고 대량 발주된 8천TEU급 이상 초대형선 서비스의 확대는 기존의 운송망은 물론 항만구도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기항항만 수를 최소화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해선 기존항로의 비용, 시간, 효율성에 대한 재평가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거점항만을 지향하는 대부분의 항만들은 초대형선 유치를 지속적인 발전의 핵심요인으로 인식하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그동안 중국의 대대적인 항만개발로 기존의 대형 거점 항만과 급성장한 중대형 항만들이 다극화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동북아지역에서는 초대형선 서비스 확대를 계기로 대대적 항만구도 재편이 일어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는 것이 해운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메가급 초대형선의 본격적으로 인도돼 각 항로에 투입되는 시기가 호·불황 해운시황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전망되며 항만경쟁력도 눈에 띄게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정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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