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5-12 13:50
물류인 최영호가 말하는
物流와 人生
Logistics & Life
1. ‘갑과 을의 관계’에서 ‘파트너의 관계’로의 전환
회사 對 회사의 관계를 설정함에 있어서 우리 사회는 흔히 갑과 을의 관계로 많이 규정된다. 갑과 을의 관계는 계약서라는 문서를 적으면서 명시되게 된다. 그러한 계약서를 기준한 갑과 을의 관계에서는 금액적인 요소가 핵심을 이루게 된다. 갑이란 돈을 지불하는 입장으로써 위에서 아래로 명령하듯 일을 진행하려고 하며, 그리고 을의 입장은 당연히 돈을 받는 입장이므로 갑에 대하여 무조건 맞추어주는 경향을 띄게 마련이다. 이것은 마치 ‘주인과 종의 관계’와도 같아 보일 정도이다. 대개 갑은 가격이라는 칼자루를 쥐고 있기에 복수(複數)의 업체를 불러 놓고 요리조리 마음대로 하게 되는 경향이 많다. 그렇게 되면 제품을 납품하는 을의 입장에서는 어쩔 수없이 갑에 대하여 ‘충실한 입장’을 취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와 같은 형태로 진행되는 갑과 을의 관계에서는 여러 가지 문제점이 발생될 소지가 있다.
첫째, 갑은 금액에 집중하다보니 품질에 충실하지 못하게 된다. 둘째, 상거래에 있어서 검은 돈이 오고 갈 수 있다. 셋째, 을의 거래처들이 제 살 깎기 영업이 되어 부실 업체로 전락하는 원인이 된다. 넷째, 을의 거래처가 기술력 향상을 게을리 하게 되는 원인이 된다. 다섯째, 을의 거래처가 도산으로 인해 A/S를 못 받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 이러한 점들은 결국은 기업에 있어서 마이너스가 되고, 국가적으로도 경쟁력의 악화를 불러오게 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갑과 을의 관계에서 파트너의 관계로 나아가야한다’는 것이다. 마치 ‘갑과 을의 관계가 주인과 종의 관계’와 같다면 ‘파트너의 관계는 애인의 관계’와 같은 것이다. 대체적으로 종은 주인에 대하여 시킨 것만 열심히 할 뿐이지, 그 외의 것은 게을리 하게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즉 적극적이고 창조적인 활동을 기대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그런 반면에 ‘애인의 관계는 서로가 알아서 상대가 좋아하는 것을 해주려고 하는 관계’일 것이다. 꼭 시키지 않아도 저 사람을 사랑하고 아끼므로 뭔가 새롭고 유익이 되는 것을 해주려고 노력할 것이다. 그리고 서로가 존경하고 아껴주기 때문에 밤을 새워서 일을 하더라도 기쁜 것이다. 그렇지만 주인과 종의 관계는 조금만 계약조건에서 벗어난 일을 하면 추가 비용을 요구하게 되고, 그로인해 가끔 다툼도 발생하게 된다.
이제 기업들은 내가 속한 회사만 잘해서는 존재할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 아무리 상대방 회사가 작고 보잘 것 없을지라도, 그 회사 나름의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서로가 서로의 전문성을 인정하고 협조하는 사회가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최근 물류에서 가장 이상적으로 파트너관계가 이루어져서 진행되고 있는 성공사례가 ‘VMI’라고 하는 SCM물류관리 기법이다. VMI는 ‘Vendor Management Inventory’의 약자로서 벤더 업체가 직접 화주의 물류센터로 가서 화주의 정보를 가지고 재고관리를 실시한다는 것이다. 과거에 벤더는 단순히 제품에 대한 물류관리 및 배송업무를 주로 담당했다. 그런 경우에서는 화주의 상황을 알 수 없고 단순한 물류업무에만 종사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VMI제도는 벤더가 직접 화주 회사의 유통관련 각종정보를 공유하여 재고관리 외에도 수발주의 업무에서부터 전반적인 물류관리를 벤더가 책임지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VMI제도를 통하여 한국의 선진 유통업체에서는 벌써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VMI제도는 ‘갑 회사와 을 회사의 경계선을 허물고 파트너 관계로 나아간다’는 것이다. 벤더업체에서는 받는 월급만 자기 회사에서 받을 뿐이지 일에 있어서는 회사의 경계를 허물어지게 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파트너 관계는 상대 회사 일을 내 회사의 일과 같이 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한 일의 패턴에서는 창조성이 발휘되게 되며, 예상하지 못했던 플러스 알파의 요소가 많이 발생하게 되어 결국은 兩社에 이익을 주는 관계로 발전하게 되는 것이다. 이제부터 우리 기업들은 업체를 선택함에 있어서 갑과 을의 관계에 입각한 금액 위주의 선택에서 벗어나 우리 회사와 장기적으로 함께 노력하여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파트너로서의 업체를 찾아야 할 것이다. 그러한 관계가 가장 아름다운 관계이며, 물류의 생산성을 최대화 시킬 수 있는 관계가 아닐까 생각한다.
2. 물류실천 3단계 공식
물류는 학문분야에 보았을 때에는 실천학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실천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물류는 현재에 머물러있지 않고, 물류라는 이름에서 보듯이 끊임없이 흘러감(流)을 알수 있다. 그렇듯이 물류는 끊임없는 변화와 발전이 요구되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 물류를 어떻게 실천하고 운영할 것인가 하는 것은 기업생존의 승패를 좌우한다고 할 수 있으며, 우리는 그러한 시대에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물류실천을 위한 3단계 공식을 나름대로 아래에서 설명하고자 한다. 물류실천 3단계 공식은 ‘(1) 생각하고 (2) 느끼고 (3) 실천한다’라고 할 수 있겠다. 이러한 3단계 실천과정이 계속적으로 반복되는 일련의 행위가 바로 물류실천공식이라고 할 수가 있다. 이러한 3단계의 근간이 되는 사고개념은 ‘시스템적인 사고’라고 할 수 있겠다.
1단계(생각한다) : ‘?’를 계속던지는 과정으로 ‘건전하고 발전적인 고민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2단계(느낀다) : ‘!’를 만들어야 하는 과정으로 ‘아! 이것이다’하는 느낌 즉 Feel(感)이 와야 하는 단계로 1단계 고민에 대한 해답(Solution)을 찾게 되는 과정인 것이다.
3단계(실천한다) : ‘Enter'키를 치는 단계로 실행을 하여야 하는 것이다. 해답(Solution)을 실천해나갈 때 물류센터는 개선으로 나아가게 되는 것이다.
위의 3단계 과정을 시스템적인 사고의 관점에서 계속적으로 반복하여 실천해나가는 과정이 바로 ‘물류실천3단계 공식’이라고 할 수 있겠다. 위에서 말한 3단계 공식이라는 것이 일견 굉장히 간단해보일 수도 있을 것이며, 그리고 너무나 당연한 설명을 괜히 거창하게 말하는 것 같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물류에서는 이러한 너무나 당연하고 간단해 보이는 것을 실천하지 못하는 사람이 너무나도 많은 것 같다.
물류를 통해서 자신의 일에 대한 보람을 느껴보고 싶은 사람은 위의 3가지 사항을 늘 반복하여 실천해나간다면 물류에 종사하게 된 것에 대한 강한 자부심을 갖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
3. 정리정돈 상태는 그 센터를 판단하는 마음의 창과 같다.
‘눈은 마음의 창이다’라고 하는 말이 있다. 그리고 일반 사무실이나 가정집에서는 화장실을 보면 그 곳의 문화 수준을 판단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물류센터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은 무엇일까?
내가 생각하는 물류센터의 판단기준은 ‘물류센터의 정리정돈 상태’라고 하겠다. 물류센터의 정리정돈 상태를 보면 그 물류센터가 잘 운영되고 있는지 그렇지 않는지가 판단될 수가 있다. 다르게 표현한다면 ‘정리정돈이 되지 않은 물류센터는 처음부터 저 센터에서는 아무런 배울 것이 없다’는 것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정리정돈이 잘 되어있는 센터를 보게 되면 첫인상에서부터 ‘저 센터에서는 배울 것이 참으로 많겠구나’하는 것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이렇듯이 물류센터의 정리정돈 상태는 바로 물류센터의 전체를 내다보고 판단하게 하는 기준이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여러 물류센터를 둘러보았지만 정리정돈이 잘되어 있는 곳에서는 작업생산성이 높게 나타나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즉 물류센터에서 그 어떤 모든 것에 앞서서 ‘정리정돈은 물류센터의 생명이다’라고 할 수 있겠다. 당일 바쁘다고 정리정돈을 생략하게 되면 다음날 작업생산성의 저하로 즉각 나타나게 되고, 그러한 정리정돈이 되지 않은 상태가 연속된다면 뿌리 깊은 생산성 저하로 굳어져 버리게 될 것이다. 비록 집에서는 정리정돈을 하지 않을 지라도 물류센터에서 만큼은 꼭 실시해야하는 것이다. 그리고 정리정돈을 습관화하고, 제도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정리정돈의 중요성은 바로 재고관리와 직결되기 때문에 물류센터의 기본 중에 기본이라고 말할 수가 있겠습니다. 최첨단의 물류센터일지라도 매일하는 정리정돈을 빠뜨리지 않고 지켜나갈 때에 비로소 물류센터는 원활하게 운영될 것으로 확신한다.
4. 물류의 영업적 마인드 함양
2004년 9월 일본에서 진행되는 ‘동경물류전’을 참가한 후, 동경 인근에 있는 생협관련 물류센터를 방문하게 되었다. 도착하였을 때 물류센터의 소장은 우리 일행을 회의실로 안내하여 차를 대접한 후, 물류센터의 개요를 정리한 자료와 함께 그 회사의 홍보용 카다로그를 우리에게 전해주었다. 그리고 물류센터의 개요 및 회사의 전반적인 내용을 설명해준 후, 물류센터의 여기저기를 안내하면서 설명을 해주었다. 결과적으로 이곳 센터의 소장은 우리들에게 견학만 시켜준 것이 아니라 자기 회사의 영업 홍보 활동까지도 충실히 하였던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물류센터를 견학을 하게 되면, 단순히 견학만 시켜주거나, 대화를 나누는 정도가 일반적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견학을 부담스러워하는 업체들도 상당수가 있다. 생각을 조금만 바꾸어서 해보면 견학하러 온 사람에 대해서 자사를 홍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것이다. 일본에서의 업체와 같이 자사 물류의 개요를 설명하면서 그 회사를 홍보하면서 견학을 시켜준다면 방문 온 사람들은 누구나 그 회사에 대해서 좋은 인상을 가지고 돌아가게 될 것이다.
21세기 초경쟁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현실에 있어서 기업은 사활을 건 생존경쟁을 펼쳐나가고 있다. 이러한 시대에 우리 물류인들은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여 기업의 홍보활동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기업홍보의 핵심은 바로 기업브랜드 가치의 향상’이라고 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5. 인터넷 통신판매시장의 새로운 급부상
2000년 밀레니엄의 시작과 함께 기업에 불어 닥친 바람이 ‘인터넷 쇼핑몰’이었다. 각 기업들은 앞다투어 인터넷쇼핑몰을 운영하기 위해서 쇼핑몰 프로그램에 막대한 자금을 들여서 개발하였다. 다각도에서 경영컨설팅을 실시할 겨를도 없이 인터넷시대에 기업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인터넷쇼핑몰을 운영하여야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러나 인터넷쇼핑몰은 몇몇 업종을 제외하고는 모두 실패를 하게 되었다. 인터넷이 분명히 매장을 운영하지 않아도 되며, 전 세계적으로 영업이 가능하다는 점에 있어서는 분명히 매력적인 사업 아이템임에는 틀림없지만, 그 이면에 있는 여러 문제점들을 예상치 못했던 것 같다. 대체로 성공한 업종으로는 도서출판, 꽃배달과 같은 극히 일부 분야뿐이었다. 많은 기업들이 실패의 쓴 잔을 마신지 5년 정도가 지난 지금, 지난 2004년부터 서서히 인터넷을 통한 쇼핑몰을 통하여 성공을 거두고 있는 업체들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것 같다. 화장품, 의류, 식품류, 문구류, 잡화류 등에 있어서 온라인주문 형태, 특히 인터넷주문 형태가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는 것 같다. 성공업체의 공통된 점은 인터넷 쇼핑몰만을 전문적으로 운영한다는 점이며, 많은 업체들이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 같다. 그 뿐 만 아니라 기존의 공룡과 같은 거대한 기업들이 인터넷을 통한 통신판매업체 때문에 매우 힘들어하고 있다. 2000년에 많은 기업들이 실패를 하게 된 원인은 자사제품에 대한 시장분석의 부족함도 있었겠지만, 무엇보다 소비층을 중심으로 한 주위 환경들이 성숙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 수 있겠다. 그렇지만 2004년경부터 서서히 인터넷을 통한 통신판매의 장점을 잘 분석 연구하여 그에 해당하는 적합한 상품이 잘 매치됨으로서 소비자에게 통하게 되었다고 할 수가 있겠다. 어쨌든 앞으로 인터넷통신판매 시장은 우리산업의 시장에서 서서히 그렇지만 결코 늦지 않는 빠른 속도로 번져나가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인터넷을 통한 통신판매시장의 급부상이 유통산업의 고질적인 병폐를 해결해줄 수 있는 좋은 열쇠가 되기를 바란다.
6. 일본에서 생긴 에피소드(문화적 갈등의 일면)
2004년 9월 16일 동경국제물류전을 참관하기 위해서 아침 일찍 인천 국제공항을 출발하여 오후 일본 동경에 위치한 ‘빅싸이트전시장’으로 갔다. 나와 코텍전자 직원2명과 EXR코리아의 팀장 1명이 함께 가게 되었다. 모두들 바쁜 가운데 참가하게 되어 1박2일 코스의 일정으로 가게 되었다.
그 날의 전시회 일정을 무사히 마친 후, 우리 일행들은 아사쿠사 근처의 호텔에서 하룻밤을 머물게 되었다. 그리고 함께 온 4명은 일본의 문화를 직접 체험할 것을 희망했다.
과거 나는 일본에서 10년 전 유학생활을 4년간 했던 경험이 있다. 그 때의 추억을 되살려서 내가 살았던 곳(大島:오오지마)으로 가게 되었다. 원래의 계획은 대중목욕탕인‘쎈또’와 문화센터, 도서관, 재래시장 등을 체험하는 코스였다. 목적지에 도착한 우리들은 먼저 문화센터를 향해 걸어가던 중이었다. 그런데 우리 일행 중 2명이 한 아파트 앞에서 한국에서는 보기 어려운 ‘2단식 자전거보관랙“에 흥미를 느껴 디지털카메라로 사진을 한 장 찍게 되었다. 하필이면 그때 그곳에 사는 거주자가 우리를 보고 수상한 사람이라고 하게 되었다. 자초지정을 잘 설명하였는데도 그 사람은 막무가내 식으로 경찰을 부르겠다고 하였다. 우리는 특별히 잘못한 것이 없어서 불러도 관계없었기에 그러라고 했다. 잠시 후 경찰이 와서 우리에게 신분증을 요구하게 되었는데, 두 사람은 여권을 호텔에 두고 온 것이었다. 간단하게 마무리될 일이 여권이 없었다는 것이 빌미가 되어 경찰서로 가게 되었다. 그리고 우리는 경찰서에서 무려 3시간정도를 머물면서 조사를 받게 되었다. 국제관계 담당자 경찰이 왔고, 나는 호텔로 가서 여권을 가지고 왔다. 시말서란 것을 적으면서 문구하나하나 법률사전을 보면서 꼼꼼하게 적었다. 한국 사람의 일반상식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 일을 처리하는 모습에 융통성이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
그들의 말은 여행 중 여권을 소지하고 있지 않으면 불법체류자로 인정되어 원칙은 체포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시말서에 지장을 찍으라고 하기에 그것은 안된다고 거부하였더니, 사인만 하고 마무리를 짓게 되었다.
결국 우리 일행은 그날 처음 계획했던 ‘일본 문화 체험’은 하나도 하지 못하게 되었다. 우리는 1박 2일의 짧은 여행에서 ‘한국과 일본의 문화적 차이점이 크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고, 이러한 차이점이 갈등으로 표출되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흔히들 일본사람은 융통성이 너무 없으며, 한국 사람은 융통성이 너무 많다고들 한다. 향후 두 나라가 많은 교류와 협력을 통해 이러한 문화적 갈등 요소를 좁혀나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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