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2-28 10:49

RFID, 카지노·국경관리 등으로 적용 확대

<미국>

미국의 항구에는 매일 2만여 개의 화물 컨테이너가 들어오고 있는데 현재까지 컨테이너 및 내용물을 파악할 수 있는 신뢰할 만한 수단이 없는 실정이다. 컨테이너 수송량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안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화물보안이나 추적 장치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가장 일반화된 기술은 일정한 주파수 대역을 이용해 무선 방식으로 각종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는 RFID. 이 분야에서는 Savi Technology가 선도 기업으로 이 회사는 국방부와 25만개에 이르는 군용 화물컨테이너의 추적 서비스 및 전 세계 400개 지역에 판독 시스템을 배치하는 네트워크에 관한 계약을 체결했다.

미국은 RFID 기술을 운전면허증이나 여권에도 부착할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은 지난 달 초, 리얼 아이디 액트(Real ID Act)라고 불리는 RFID 기술을 첨가한 신분증(National ID Card)에 관한 입법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는 테러를 예방하기 위한 것으로 운전면허증에 RFID를 부착하도록 주 정부에게 지시할 예정이다. 그러나 아직 운전면허증을 위한 정확한 기술적 부분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RFID가 부착된 운전면허증을 신분증으로 강제로 대체하지 않더라도 비행기 탑승이나 기차 탑승 또는 정부기관 출입시에는 이 같은 신분증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반대자들은 “한두 번 법을 어긴 시민이 다시 사회에 참여하는데 이 같은 신분증은 많은 장애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와 함께, 지난 1월 25일 국토 안보부는 효율적인 국경관리를 위해 RFID 기술을 출입국 심사에 도입하기로 했다고 발표, 봄부터 약 1년 동안 몇몇 주요 입국 심사장에서 시험 운행을 거쳐 본격적으로 사용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 보안국의 RFID 채택은 국경을 통과하는 여행객들이나 물건에 대한 정보를 자동적으로 수집할 수 있게 해 주어 여행객들이 지문이나 사진 촬영을 위해 멈추지 않아도 되기에 대기 시간이 줄어든다는 이점이 있다. 또한 많은 차량과 인원의 정보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현재 미국의 국경, 공항 및 항만 등지에서는 ‘US-VISIT’라는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여행객들의 정보를 관리하고 있다. 이들은 국경을 넘어 미국으로 들어올 때 지문과 사진촬영에 응해야 하는데 이는 테러에 대한 위협으로 미 국경 검색이 강화되었기 때문에, 국경을 자주 왕래하는 트럭이나 여행객들이 장시간 기다려야 하는 등 많은 불편을 겪고 있다. RFID를 도입함으로 일반 고속도로의 톨게이트 요금 징수하듯이 여행객들의 정보를 관리하겠다는 것이 미 국토안보부의 의도이다.

RFID 컴퓨터 칩은 여행객들이 지참하여야 하는 신분증에 장착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미 국무부가 국경을 빈번히 왕래하는 사람들에게 발행한 국경통과카드에 이 칩을 장착하면, 이를 소지한 사람들은 지문이나 사진 촬영에 응할 필요 없이 국경을 통과하면 된다.

FDA는 모조 약품 방지를 위한 수단의 일환으로 작년 2월 발표된 보고서를 통하여 제약업계에 RFID 기술을 사용해 주도록 권고했다. FDA는 제약회사 및 유통업체들이 2007년까지 RFID기술을 채용해 줄 것을 요구했으며 향후 채택 확산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FDA의 이 사항은 규제가 아닌 가이드라인으로, 지난 수년간 소비자 및 제약회사에 피해를 주는 모조 약품이 증가 추세에 있어 RFID가 이러한 피해를 방지해 줄 수 있을 것으로 FDA는 보고 있다.

미국 정부 기관중 가장 먼저 RFID 도입을 추구했던 국방부는 2003년 11월 군수품 공급자들이 납품하는 물품에 대해 지난 1월부터 RFID를 의무적으로 부착하도록 요구한 바 있다.

각 정부기관에서 나서서 RFID 도입에 적극성을 띠고 있는 가운데, 민간에서도 RFID 선두주자인 월마트를 비롯, 많은 업체들이 RFID 도입을 시작했거나 고려하고 있다.

이 중 도박의 도시로 유명했던 라스베이거스를 다양한 인테리어, 미술관 개관 등으로 ‘가족형 관광도시’로 변모시켰던 스티브 윈이 27억 달러를 투자한 복합 리조트를 건설하면서 블랙잭 등 테이블 게임에서 사용되는 칩에 RFID를 내장하는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며 일부 카지노에서도 고려, 미 카지노업계도 RFID 바람이 불고 있다.

카지노가 RFID시스템을 도입하려는 데는 여러가지 장점이 있기 때문으로 우선 위조 칩을 방지할 수 있다. 정확한 통계치는 파악되지 않고 있으나, 네바다 게임위원회(Nevada Gaming Commission)에 따르면 해마다 위조 칩과 관련하여 열 몇 건의 신고가 있고, 지난 해 리노의 한 카지노는 2만6000달러의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한 위조에 의한 손실 외에도 위조 칩의 규모가 크다고 판단되면 기존 사용 칩을 전면적으로 교체해야 하기에 RFID 내장 칩은 이러한 위조 칩의 사용을 근원적으로 막을 수 있는 것.

또한, 이미 게임이 시작된 이후 추가로 배팅하는 등 게임자의 부정한 행위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으며 게임의 진행 과정에서 칩의 흐름을 명확히 파악할 수 있다. 카지노에서는 게임자의 배팅 규모, 고액 게임자의 동향 등을 파악하기 위해 많은 인력을 투입하고 있다. 카지노가 게임자 동향을 모니터링하는 이유는 테이블당 칩의 흐름을 파악해 딜러 교체 시기 판단, 카드 카운터 등 전문 도박사 색출, 항공사의 마일리지 서비스와 유사한 형태로 고액, 다수의 고객에게 무료 숙식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콤프’제도의 자료 축적 등을 위해서라고 카지노 측은 밝혔다.

그러나 많은 인력을 투입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20~30% 정도의 오류가 있을 정도로 정확한 집계가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 RFID 시스템의 도입으로 업무의 생산성과 정확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카지노업계는 판단하고 있다.

일부에서 제기하고 있는 사생활 침해 문제에 대해 이미 카지노에는 고객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는 수 많은 카메라가 작동되고 있기 때문에 RFID시스템 도입에 따른 고객의 반발은 다른 소비자 제품과는 양상이 다소 다를 것이라고 카지노 업계측은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스트브 윈이 건설중인 복합 리조트 카지노 외에도 ‘하드록 호텔 & 카지노’가 RFID 내장 칩 사용에 나섰으며, 그 외 카지노들도 RFID 도입 자체에는 긍정적이나 현실적인 문제로 관망 자세를 보이고 있다.

먼저 RFID 시스템 도입시 테이블 한 개당 8000달러의 비용이 들며 칩 제작 비용도 기존 보다 2배 정도 소요된다. 또한 리더가 100개의 칩을 읽는 속도가 약 7초로 다소 느린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것도 발목을 잡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프로그레시브 게이밍’, ‘셔플 매스터’ 등 시스템 공급업체들은 2-3초 정도로 단축시키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으며 올해 새로운 버전의 RFID시스템을 선보일 계획이다. 셔플매스터는 지난 해 RFID관련 특허 2개를 1,250만달러에 취득하였으며 장비메이커 ‘게이밍 파트너스 인터내셔널’과 제휴, 신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프로그래시브 게이밍은 2010년까지 약 5000개의 RFID시스템 게임테이블을 공급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한편, 텍사스주 달라스 인근은 RFID 시험 장소로 유명하다. 현재 맥도널드(McDonald)와 마스터카드(Master Card)가 RFID를 댈러스에서 시험중이다.

RFID기술로 만들어진 패이패스(Paypass)로 시험을 하고 있는데 이 카드는 지갑을 꺼낼 필요 없이 안테나를 통해 패이패스를 인식해 바로 결제를 할 수 있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이 시도가 긍정적으로 판명된다면 올해 내 전국적으로 보급될 예정이다. 노키아는 이러한 패이패스 기술을 핸드폰 안에 부착할 예정이다. 마스터 카드측은 “RFID기술은 데빗카드나 신용카드보다 더 빠르게 결제가 이루어지며 소비자들도 이를 만족해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의약 소매체인 업체인 CVS도 텍사스에서 이미 같은 기술을 시험해 왔으며 빠르면 올해 중 전국적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한편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사(Texas Instruments Inc.)는 RFID가 바코드와 동일하게 정보를 전송하지만 정보 도난 및 복제를 방지해 주는 역할도 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보안 문제가 한층 업그레드 된 것으로 오늘날 신용 카드의 흑색 마크네틱은 정보 유출이 어렵지 않다고 RFID센터 CEO인 리차드 재프(Richard Jaffe)는 덧붙였다.

댈러스 근처 그랩바인 도서관은 모든 책마다 바코드 대신 RFID칩을 내장했다. 도서관 디렉터인 제니스 로버슨에 따르면 RFID태그를 사용하는 것은 바코드를 사용하는 것 보다 정확하며, 인건비도 절감할 수 있어서 여러 모로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댈러에 있는 스센프로(ScenPro Inc.)라는 의료 기술전문회사에서도 잠시동안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exas Instruments Inc.)의 기술을 이용하여 의료 정보가 포함되어 있는 RFID목걸이를 이라크에서 부상병과 시민, 그리고 포로 관리를 위해 사용했다고 밝혔다.


<영국>

향후 수년간 유통업계에 혁신적인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기대되는 RFID 기술이 영국 주요 상위 유통업체에 의해 본격 도입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올해가 영국 RFID 도입에 있어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테스코는 영국에 있는 1300개의 슈퍼마켓과 35개의 보급 센터에 사용될 RFID 리더 4000개와 안테나 1만6000개를 올해 가을까지 도입해 설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테스코는 작년까지 시범 도입 기간을 걸쳐 올해 3/4분기 말부터 1단계 도입을 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테스코 측은 총 6개 소비자 제품에 대한 공급업체를 대상으로 조만간 공급자에서 시작, 유통센타를 거쳐 최종 매장에 이르는 전체 유통 경로에 대해 RFID 기술을 시범 적용키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테스코는 RFID 시스템을 전세계 유통망으로 확대할 계획으로, RFID 시스템 도입을 위해 두 개의 슈퍼마켓에서 개별 아이템의 유통 경로를 추적하는 시스템을 시험한 바 있지만 실제 도입하는 시스템은 개별 아이템보다 큰 단위인 상자와 화물 파렛트를 추적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외에도 최근 막스 스펜스 등 영국의 또 다른 소매 유통체인 역시 시범기간을 성공적으로 운영한 후 RFID 사용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영국 소매유통시장에서 RFID의 성공적인 보급을 위해서는 기술 표준 및 기술 도입에 부가되는 소매 유통 관련 인프라의 구축 및 공급업체에 대한 설득 작업 등 해결해야할 사항이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


<네덜란드>

올해부터 세계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를 비롯, 독일의 메트로, 영국의 테스코 등이 RFID를 전격적으로 도입함에 따라 그동안 관망세를 유지하던 네덜란드 기업들이 RFID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지난 1월말 가전 글로벌기업인 필립스를 중심으로 유통기업인 로지카CMG 및 델프트대학 기술연구소 등 6개 기업 및 연구단체가 네덜란드 RFID 도입을 위한 세미나를 개최하고 단계별 액션플랜을 준비키로 했다. 필립스사는 반도체분야에 있어 올해 중점추진사업에 있어 RFID를 ‘Star Project'로 명명하고 본격적인 RFID 사업 진입을 위해 매진키로 했다. 이를 위해 필립스사는 RFID의 글러벌 표준이 될 수 있는 RFID 칩/솔루션개발에 중점 투자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네덜란드가 자랑하는 세계적인 식품유통기업인 로얄아홀드사는 지난해 실시한 RFID 테스트가 성공적으로 완료되었으며 수 년안에 아홀드 매장에 납품되는 전품목에 대해 RFID 태그를 부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장기적으로 RFID산업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여겨지기 때문에 네덜란드 학계 및 업계는 RFID의 본격적 진입을 위해 민간주도의 RFID 재단을 구성하여 발빠르게 상황에 대처하고 있다.

네덜란드의 경우 세계 최고의 물류인프라가 구축되어 RFID의 급속한 발전을 이룰 수 있는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으나, 상대적으로 미국, 영국 등 여타 경쟁국들에 비해 RFID의 개발 및 관련 사업들의 추진이 늦어졌다.

따라서 지난해 에라스무스대학을 중심으로 필립스, KPN, 라보뱅크 등 학계 및 업계들은 네덜란드의 RFID 기술 및 제품 개발 촉진을 위해 ‘RFID Foundation'을 설립하여 본격적인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다양한 공급망관리 정보를 입력해서 활용할 수 있고 사기 및 오류를 방지할 수 있는 RFID에 대해 HP 등 소비자 가전제품기업들을 포함한 하이테크 기업들도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HP는 최근 RFID 센터를 개소하였고 IBM은 향후 5년간 2억5000만달러를 투자해서 RFID기술 상용화를 준비할 방침이다.


<스페인>

스페인 주요 유통체인인 백화점 엘 꼬르떼 잉글레스 백화점(El Corte Ingles), 슈퍼마켓 까프라보(Caprabo)이 내년부터 RFID 시스템 도입을 밝혔다. 우선 도입 초기에는 시범적으로 물류창고부터 시작, 최종적으로 매장까지 폭을 넓힐 예정이다.

스페인 물류시스템위원회(Aecoc)는 스페인 국내 유통업체 중 선두에 있는 두 업체들을 시발점으로 스페인 국내 RFID 라벨 부착이 본격화 될 것으로 예상했다.

스페인은 물품도난사고 비율이 높아 대형업체들이 RFID 시스템 사용을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스페인은 영국, 핀란드에 이어 판매물품 도난 사고가 높아 한 해 도난액이 약 18억 유로로 추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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