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1-20 10:30
동북아 물류중심지화 전략, 중국과 ‘경쟁과 협력구도’로 방향키 잡아야
‘해·공 복합운송 활성화’ 통해 부가가치 물류활동 가능성 확대
우리나라 동북아 물류중심지화 전략은 중국과의 전면 경쟁에서 벗어나 특화된 부문에서의 경쟁과 협력의 구도로 조정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교통개발연구원 원동욱 책임연구원은 글로벌 물류기업의 경우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동북아 물류시장에 대응해 동북아 경제권을 연계하는 글로벌 네트워크의 구축을 꾀하고 있으며 지역물류센터의 위치선정에 있어 시장규모 및 성장 잠재력, 노동 안정성과 숙련된 노동력, 지리적 위치 및 수송 네트워크의 연계성, 시장 접근성 등 다양한 요인을 고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이들은 시장규모 및 성장잠재력을 고려해 중국에 동북아 지역의 허브를 세우는 것을 선호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교역에 대한 제한 또는 열악한 수송환경 등으로 인해 싱가포르를 아시아지역 본부 또는 물류센터의 최적지로 판단하고 있다. 앞으로 중국의 물류환경이 개선됨으로써 주변지역이나 국가의 허브가 중국으로 옮겨올 것이라는 것은 충분히 예상될 수 있다.
중국 물류환경 개선에 주목
이러한 상황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선 우리나라의 동북아 물류중심지화 전략이 중국과의 전면 경쟁에서 벗어나 특화된 부문에서의 경쟁과 협력의 구도로 조정돼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목표시장의 경우에 있어서도 중국 전역이 아닌 환황해권지역으로 집중돼야 하며 경쟁력을 갖춘 제조업과 연계한 부가가치 물류에 전략의 핵심을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동북아 물류중심지화의 목표 재설정에 있어 해·공(Sea & Air) 복합운송의 활성화는 항만과 공항간의 연계성을 제고시키고 아울러 한중간 공급사슬망에 의한 부가가치 물류활동의 가능성을 확대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지적했다. 또 이를 통해 한중간 교통협력의 새로운 영역을 확보함으로써 기존의 경쟁적 관계를 완화하고 대 중국 게이트웨이로서 우리나라의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 500대 글로벌 기업의 중국 진출이 본격화됨에 따라 이들 기업의 거점 물류센터도 중국 연해지역 및 주변국가로 이동하고 있다. 글로벌 물류기업 역시 급속한 성장을 보이는 동북아 물류시장에 대응해 동북아 경제권을 연계하는 글로벌 네트워크의 구축에 막대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고 중국과의 직접적인 운송체계를 구축함으로써 중국시장에 대한 경쟁력 강화를 도모하고 있다.
최근들어 중국경제의 지속적인 성장과 고부가가치 항공화물의 확대 추세에 따라 아시아·태평양지역의 항공운송 시장규모가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2005년 이 지역의 항공시장 규모는 1,610억달러로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5%에 달하고 오는 2010년에는 2,440억달러로 세계시장의 42%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앞으로도 이러한 확대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작년 7월 중국은 미국과의 새로운 항공협정을 통해 기존 54회 운항하던 중·미간 노선을 2010년까지 249회 운항으로 확대키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중국은 주요 국제공항의 시설확충과 네트워크 확대를 통해 늘어나는 항공 물동량의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있으며 항공기의 증편 뿐아니라 외국 항공사와의 전략적 제휴 등을 통해 항공운송의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 더욱이 오는 2008년부터 보잉사에 의해 추진되고 있는 장거리 운항 항공기 7E7 드림라이너의 운항이 예상돼, 다빈도 포인트 투 포인트(Point to Point) 운송으로 기존의 허브 앤 스포크(Hub & Spoke) 체제에 변화가 이루어질 전망이다. 이에따라 중국 주요도시에서 북미 및 유럽도시로의 직항체계가 확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중국-북미 및 유럽도시 직항체제 확산
이러한 변화는 동북아 허브공항으로서의 인천공항의 위상은 물론 해·공 복합운송의 발전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는 요소임에 분명하다는 전망이다.
해운환경의 변화를 살펴보면 글로벌 제조업체의 지속적인 중국이전과 중국 내수시장 개방의 확대에 따라 중국의 수출입 해상물동량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로 지난 2003년에 이어 2004년에도 중국의 상하이항과 센젠항은 컨테이너 실적에서 세계 3, 4위 자리를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중국 해운시장의 부상으로 중국은 피더선이 기항하던 시장에서 대륙간 기간항로의 모선이 직접 기항하는 세계 최대의 해운시장으로 발전하고 있다.
오는 2010년 22.7억톤, 2020년 37.1억톤으로 예측되는 중국 연해항만의 물동량 급증추세에 대비해 중국은 장강 삼각주, 환발해만, 화남 및 동남 연해, 서남 연해 등 4대 경제권역의 항만에 대한 종합적인 발전계획을 수립했고 향후 항만의 기본적 기계화, 전문화 운송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항만의 물류기능과 능력을 제고시킬 계획이다.
한편 해상화물에 있어서도 화물의 고가화가 확대됨에 따라 비용보다 시간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는 경향이 확산되면서 초고속 화물선의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일본의 경우 TSL(Techno Super Liner)이 이미 상용화 단계로서 동북아 초고속선 물류체제의 구축을 시도하고 있으며 이러한 TSL의 등장은 해상운송의 개념을 육로운송과 동일한 수준으로 변화시킴으로써 운송시간을 대폭 단축시키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변화는 중국과 일본과의 해상 네트워크의 강화를 가져옴으로써 중국발 항공화물의 일본 유출을 가져올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대응 여부에 따라 중국 주요 항만과 우리나라 서해지역 항만과의 연계성을 강화할 뿐아니라 해·공 복합운송의 측면에서 시간 경쟁력의 획기적 개선을 통해 중국 동북부 항만의 항공물동량을 인천공항으로 대폭 흡수할 수 있게 하는 중요한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해·공 복합운송을 결정짓는 근본적 요소로는 중국내 항공수출화물의 증가라는 수요상황과 중국내 항공노선 및 스페이스의 공급상황이라는 지적이다.
또 우리나라 인천공항의 네트워크 및 항공 스페이스 공급력, 시간 및 가격 경쟁력 등도 고려돼야 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해·공 복합운송에 대한 전망은 동북아 물류환경의 변화에 따른 긍정적 요소와 부정적 요소들이 서로 연동돼 불확실성을 보여주고 있는데, 중단기적으로는 수요의 측면이 중요한 변수가 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공급의 측면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내 수출 항공화물은 최근 중국내 산업구조의 고도화에 따라 IT, 전자부품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생산이 대폭 늘어나면서 매년 일정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수출화물 운송에서 항공이 차지하는 비율도 차츰 늘어나고 있다. 또 미국의 섬유쿼터제가 폐지됨에 따라 중국내에서 생산되는 섬유제품의 대미 수출량이 급속히 증가할 전망이며 이러한 운송수요를 중국내 항공 스페이스가 메워주지 못할 것으로 보여 해·공 복합운송의 물동량이 급속히 늘어날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중국 해·공 복합운송 물동량 급증할 듯
중국의 제10차 5개년 계획에 따른 공항 및 항만의 대규모 확장계획과 최근 중·미간 항공협정의 체결을 통한 양국 노선의 확충으로 중국발 해·공 복합운송 물동량은 장기적으로는 현상유지 및 감소추세를 보일 것으로 판단된다.
물론 항공화물의 증가추세에 대응하는 중국내 공급 인프라의 확충과 네트워크의 확대란 것이 단기간에 이루어질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일정한 체계가 구축되는 2010년까지는 해·공 복합운송은 점진적인 증가 추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또 해·공 복합운송의 주요 물동량이 칭다오, 위해, 대련 등 중국 동북부 지역과 밀접한 관계가 있고 이들 지역은 대체로 항공 인프라나 국제 네트워크 기반이 상하이나 베이징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상태로서 우리나라의 해·공 복합운송을 위한 효율적 연계 시스템과 적극적 홍보 및 마케팅을 통해 꾸준한 물동량의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중국내 공항 인프라 및 노선의 공급 부족, 특히 국제노선의 네트워크 및 편수 등의 부족으로 중국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의 경우 생산원료의 적시 공급과 제품의 적시 수출에 상당한 문제점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타지역이나 국가의 공항을 이용해 화물을 수송하는 것이 불가피한데, 이러한 현상은 중국 항공화물의 외부 유출이라는 문제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입장에선 물류의 적체문제를 해결하고 외자기업에 대한 유인력을 강화함으로써 경제의 활성화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례로 쑤조우의 사례를 들 수 있다는 것. 쑤조우는 중국 3대 경제권의 하나인 장강 삼각주의 IT 제조업 기지로서 1만여개에 달하는 외자기업이 위치하고 있는데, 이 지역은 고부가가치 제품의 생산이 늘어나면서 항공화물 운송에 대한 수요 또한 급증하고 있다. 인근의 상하이 푸동 공항의 경우 화물적체로 인한 병목현상이 나타나면서 쑤조우 정부는 수출 항공화물 쑤조우-홍콩 직통열차를 통해 육로수송을 거쳐 홍콩 공항으로 옮기는 대안을 실행하고 있다.
쑤조우 공장에서 상하이 푸동 공항까지는 불가 2.5시간이 걸리지만 화물의 공항에서의 대기시간이 평균 2~3일이 소요되며 이에 따른 창고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따라서 40시간이 소요되는 쑤조우-홍콩간 육상운송을 통해 홍콩 공항을 이용하는 것이 시간적으로나 비용적으로 모두 경쟁력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화주의 입장에서 볼 때 인천을 경유하는 해·공 복합운송 또한 하나의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주된 해·공 복합운송화물의 발원지인 산동성 연해지역의 경우를 보면 우리나라의 인천과 지리적으로 근접해 있으며 한국기업의 진출이 가장 활발한 지역으로 최근들어 방직 및 전기전자제품의 수출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이들 지역은 공항 인프라 및 국제 네트워크의 상당한 제한으로 인해 수출 항공화물의 경우 베이징 수도공항을 이용하게 된다.
실례로 칭다오와 베이징간의 육상운송시간은 7시간에 불과하지만 중국내 육상운송체계의 낙후성으로 인해 그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며 아울러 베이징 수도공항이 갖는 항공 스페이스의 제약 및 네트워크의 한계로 인해 화물 적체현상이 종종 발생한다는 것.
이에 이 지역의 화물이 인천공항을 경유하는 해·공 복합운송을 선택할 경우 14시간의 해상운송시간에도 불구하고 인천공항이 갖는 화물 스페이스 및 네트워크의 우위로 인해 베이징 수도 공항에 비해 오히려 시간 및 가격면에서 모두 경쟁력을 갖는다는 분석이다.
한중간 해·공 복합운송 협력 상호 윈-윈 전략
이같이 해·공 복합운송은 우리나라 동북아 물류거점 구축을 위한 주요한 수단임과 동시에 중국내 수출 항공화물의 증가추세에 따른 중국내 물류적체현상을 완화하고 중국내 기업들의 물류 솔루션을 강화하는 유력한 방안이라는 분석이다. 물론 중국내 공항 인프라 및 네트워크의 확충과 육상운송시스템의 강화에 따라 점차 해·공 복합운송의 경쟁력이 상실될 가능성이 존재하지만 최소한 공항 인프라 및 네트워크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중국 동북부지역은 해·공 복합운송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일관수송시스템이 완벽히 구축될 경우 여전히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해·공 복합운송을 위한 한중간의 협력은 양국 모두에게 윈-윈이 될 수 있는 전략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해·공 복합운송의 활성화를 위한 한중간 교통협력의 내용을 보면 우선 복합운송과 관련 한국 물류기업의 중국내 면허자격의 확대 및 완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중국에서는 복합운송과 관련해 일관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단일 면허가 외국기업에게는 주어지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A급 포워더 면허사업자는 육상운송과 보세창고업 그리고 세관업무에 걸쳐 일관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지만 이는 중국기업의 종합적 물류서비스 제공에 커다란 장애요인이 되고 있다.
또 중국은 국내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외국기업에 대한 차별적인 가격규제와 국내 트럭운송업 같은 특정분야에 대한 진입 제한을 시행하고 있다. 해·공 복합운송이 우선 중국 현지공장에서 항만으로 원활한 육상운송의 과정이 필요한 점을 감안한다면 복합운송을 위한 면허자격의 완화와 확대개방이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함께 해·공 복합운송의 활성화를 위해선 양국의 환황해권 주요 항만내 교차 물류단지의 조성이 요구되며 이를 위한 법적, 제도적 조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교차 물류단지란 해·공 복합운송을 포함해 한중 양국간에 교역되는 수출입 화물의 효율적이고 계획적인 보관, 분류, 혼재 등을 처리하기 위해 상대국 항만에 각기 설치하는 물류시설을 말한다.
교차 물류단지 조성 시급
특히 해·공 복합운송의 경우 시간 및 비용의 절감이 핵심적인 경쟁요소임을 감안할 때 교차물류단지의 조성은 시기에 따른 우리나라 인천공항의 항공 스페이스 공급상황을 사전에 고려해 계획적인 일관수송시스템을 구축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해·공 복합운송을 활성화하기 위해선 한중 양국 항만간의 루트 개선 및 정기 컨테이너선의 운항 확대, 그리고 해상운송의 신속성을 위한 TSL의 공동 구축사업을 전개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물론 현재 한중 양국간에는 다양한 해상 루트가 구축돼 있으나 환황해권 경제권역의 확대에 따른 물동량 증가에 대비해 중국 동북부 연해지역과 한국 서해안간의 운항 확대 등 효율적인 루트개발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환황해권의 원활하고 효율적인 수송체계의 구축을 위해 중국내 연안운송에 대한 개방과 함께 해상운송의 신속성을 위한 TSL의 도입을 공동으로 연구,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해·공 복합운송은 우리나라 동북아 물류거점 구축을 위한 주요한 수단임과 동시에 중국내 수출 항공화물의 증가추세에 따른 중국내 물류적체현상을 완화하고 중국내 기업들의 물류 솔루션을 강화하는 유력한 방안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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